중동전쟁 기로 섰나…美 백악관, ‘확전’ 가능성 경고 발표

잭 필립스
2023년 10월 30일 오후 5:22 업데이트: 2023년 10월 30일 오후 7:53

미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29(현지 시간) 현지 언론 CBS의 인터뷰에 응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미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지역으로 확대될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중동) 지역에서 미군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분쟁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경계하고 있다”며 중동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 27일 미군은 시리아 내 이란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시설 2곳을 공습했다. 이는 그보다 앞서 이란 지원 무장세력이 시리아와 이라크 내 미군 인력을 잇달아 공격한 데 맞선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미 국방부는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전쟁이 (주변)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역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위험은 현실이기 때문에 높은 경계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CNN에 출연, “이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이번 하마스 기습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추측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일축, “(이란은) 하마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이어 “하마스는 우리의 지령을 받지 않는다. 그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거리를 뒀다.

미군 인력이 이란 지원 무장세력으로부터 수차례 공격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미국은 미국의 이익에 상충되는 경우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이란을 연관시킨다. 이는 완전히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가자지구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Dan Kitwood/Getty Image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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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주변 중동 국가들에까지 번질 위험성은 날로 커지는 추세다.

위에 언급된 시리아와 이라크 외에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내 표적 여러 곳을 향해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하고 로켓포 등으로 공격을 가했다. 이에 이스라엘도 반격해 레바논 무장대원들의 거점 여러 곳을 타격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도 개입, 이달 19일에는 이스라엘 인근 홍해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이 예멘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하며 교전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겨냥한 지상작전을 본격화하고 전면 지상전 태세를 갖췄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지상 활동과 작전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군의 안전을 보장하고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중, 해상, 지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다시 대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지난 3주간 많은 이스라엘 카운터 파트와 군사적 목표, 그간 이스라엘이 취한 조치,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도 등에 대해 대화했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에 어려운 질문을 했으며 이는 우리가 만약 테러리스트 위협을 제거하려는 작전을 모색한다면 우리 스스로 물어봤을 어려운 질문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 작전의 전략·전술적 측면에서 목표와 대응 수단을 맞추는 것 등에 대한 문제를 물밑에서 압박했다. 우리는 (이스라엘과)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있는 그대로의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