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로 촉발된 유가 불안에 정부 “유류세 인하 두 달 더 연장”

황효정
2024년 04월 15일 오후 2:06 업데이트: 2024년 04월 15일 오후 2:06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공습한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을 실시하면서 국제 석유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한국 시간으로 15일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이날 기준 아직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인도분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5.32달러로 거래됐다. 지난 12일 종가에 비해 34센트 하락한 액수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90.18달러로 12일 종가(90.45달러)와 비교해 소폭 하락한 금액으로 거래됐다.

그러나 이튿날 열릴 장을 앞두고 긴장감은 여전하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으로 악화한 소위 ‘중동 사태’와 관련, 전문가들은 거래가 재개되면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은 전 세계 석유의 20%가 거쳐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에도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컨설팅업체 FGE의 중동 담당 책임자인 이만 나세리는 이스라엘의 추가 보복 또는 이란의 페르시아만 수송 방해에 대한 우려로 배럴당 2~5달러의 ‘위험 프리미엄’이 추가될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이번 중동 위기의 고조로 인해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우리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진행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대응 방향에 관해 발언을 마치고 있다.|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민생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재의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유류 가격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당초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L)당 615원으로 인하율 25%다. 정부는 경유와 LPG 부탄에 대해서는 37% 인하율을 2개월 더 유지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대외 불확실성에 민생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튼튼한 울타리’가 되겠다”며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는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하고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서는 에너지·공급망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며 “정부는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범정부 비상 대응 체계를 갖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은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다. 이에 이란은 이달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수백기의 자폭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