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1월 대선에 무조건 개입할 것” 美 중공특위 경고

에바 푸(Eva Fu)
2024년 02월 7일 오후 5:23 업데이트: 2024년 02월 7일 오후 5:23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하원의원이 “중국공산당이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지난 5일(현지 시간) 글로벌 뉴스 플랫폼 ‘세마포’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은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외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쓰는 수많은 기술 중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0세 미만 미국인의 약 32%가 틱톡을 통해 정기적으로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이 보고서를 인용하며 “중국이 틱톡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해 미국 대선과 관련한 허위 정보 등을 퍼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우리는 소셜미디어 콘텐츠가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특히 중국 문제와 관련이 있는 콘텐츠의 경우 조작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여러 차례 밝혀진 바 있다. 그들(중국)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의 선거 개입은 지난달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은 대만 인근에 군용기, 군함, 정찰풍선 등을 보내며 전방위적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를 두고 미국은 “대만의 민주적 절차에 개입해선 안 된다. 중국이 추가적인 군사 도발을 감행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대만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중국공산당의 선거 개입을 모니터링하는 데 있어 모범이 되는 나라”라며 “그들은 중국발 가짜 뉴스를 능숙하게 식별하고 차단했다. 미국은 이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 Drew Angerer/Getty Images

중국의 사이버 공작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열린 중공특위 청문회에서 “중국이 유사시 미국의 핵심 인프라를 마비시킬 수 있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중국)은 정치, 군사 관련 목표물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핵심 인프라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혀 미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기밀 해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2020년 미국의 정책과 여론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포괄적인 지침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 지침에 따라 2022년 미국 중간선거에 광범위한 개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셜미디어 가짜 계정, 인플루언서, 홍보 업체 등을 동원해 미국 여론을 조작함으로써 친중(親中)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도록 했다”고 알렸다.

이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가짜 SNS 계정을 개설한 뒤 낙태, 총기 규제와 같은 민감하고 논쟁적인 사회 문제를 부각했다”며 “이는 미국 내 분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최근 중국공산당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