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탈출 가속화에…中 공산당, 여권발급 요건 강화

신 닝
2024년 03월 22일 오후 1:10 업데이트: 2024년 03월 22일 오후 1:10

당국, 이동의 자유 아닌 통제 위해 여권 제도 악용

중국공산당이 자국민에 대한 여권 발급 요건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 탈출 현상’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공산당의 통제 조치로 보고 있다.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이 중국의 여러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인터뷰한 결과, 중국 당국이 여권 발급 요건을 강화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장쑤성 롄윈강시의 한 주민은 “지역 당국이 주민의 대량 이탈을 우려해 여권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말했다.

허난성 신양시에 거주하는 장용(가명)은 “여권을 신청한 지 20일이 넘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며 “다른 이들도 여권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아는 한,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 여권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수많은 중국인이 외국으로 떠남에 따라 당국이 이를 통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여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기관의 직원은 에포크타임스에 “여권 발급 절차가 복잡하고 엄격해졌다. 이전에는 몇 가지 서류만 제출하면 여권을 만들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법조계 출신으로, 현재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 전문 평론가 라이젠핑은 “중국공산당이 여권 발급 요건을 강화하거나 발급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중국 땅을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국민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권위주의적 시도”라며 “그 감옥에 갇힌 중국인들은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2년 3월 21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 국제공항의 중국동방항공 체크인 카운터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중국인 불법 이민자 급증

최근 들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는 중국인 수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중국인은 지난 1월에만 5717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에도 7581명이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탈출하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데는 공산당의 가혹한 통제와 탄압, 경기 침체로 인한 생계 위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내려진 봉쇄 조치가 중국 탈출 현상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시성에 거주하던 남성 첸 샤오제는 2022년 4월 중국을 탈출해 이탈리아, 세르비아, 튀르키예 등을 거쳐 1년여 만에 미국에 도착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그 이동 경로에 요식업, 숙박업과 같은 독특한 ‘산업 체인’까지 생겨났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