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홍콩 시위대에 마음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

리무양
2019년 11월 21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23일

뉴스분석

시진핑 주석이 홍콩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을 ‘확고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15일 수많은 화이트칼라가 페더 스트리트(Pedder Street, 畢打街) 일대에서 마스크를 쓰고 “홍콩인은 복수한다”고 외쳐댔다. 심지어 길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얼굴에 방독면과 머리에 헬멧을 착용하고 대기했다. 한편에서는 도로를 막고 쓰레기통을 뒤집어엎는 검은 옷 시위대들에게 사람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물자를 날라주고 있었다.

연속 며칠 동안 센트럴, 코즈웨이베이, 타이구 일대에서는 직장인들이 ‘점심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CNN은 오늘 논평에서 “이는 새로운 광경”이라며 정부가 지금껏 오해하거나 의도적으로 간과(willfully ignored)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평론은 경찰의 폭력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데도 시위는 진정 기미가 없으며 대다수 시민의 분노는 시위대가 아니라 정부를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66일간의 항의 시위에서 홍콩인의 인명 피해는 막심했다. 특히 지난 12일의 중문대학 공방전은 89년의 톈안먼 사태를 방불케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전 세계는 중국 공산당과 홍콩 정부의 흉악하고 잔인하고 난폭한 폭력성과 홍콩인의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려는 불굴의 정신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국제사회는 홍콩 항쟁이 톈안먼 사태와 차이가 있고 결과 또한 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콩 젊은층, 공산당을 알아…타협 절대 않을 것

홍콩이 톈안먼 사태 당시 베이징과 첫 번째 다른 점은 홍콩인들이 중국 공산당을 똑똑히 알고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 톈안먼 광장의 대학생들은 공산당이 총을 쏘리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 또한 공산당 정부를 자기의 정부로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정부를 향해 자유 민주를 실현할 것을 호소했다. 공산당이 계엄령을 실시한 이후에도 공산당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홍콩은 그렇지 않다. 자유는 그들의 본래의 생활방식이었다. 자유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는 대학생과 홍콩 시민들은 그것을 잃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톈안먼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차이충궈(蔡崇國) 씨는 미국의 소리에 “민주주의의 기반이 튼튼한 홍콩은 비록 홍콩 전체 범위의 선거는 없지만 학생회, 상공회, 향우회 등등 모든 단체가 자유선거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잃는다면 죽는 것이 낫다”고 하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

15일 오전 6시, 시위대는 톨로 고속도로의 남북향 차선 1개씩을 열어 선의를 충분히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홍콩 정부에 24일의 구(區)의회 선거를 취소하거나 연기하지 말고, 체포된 시위자를 석방하고, 독립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24간 내에 약속하라고 요구하면서 “승낙하지 않으면 다시 도로를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저녁, 홍콩 정부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8시가 다 되자 중문대 학생들은 다시 도로를 봉쇄했다. 9시가 넘자 시위대는 중문대를 잇는 다리에서 자가용 한 대를 불살랐다. 차량은 폭발했다. 이후 검은 옷을 입은 시위자 수십 명이 잇따라 중문대 캠퍼스를 떠났다.

12일 홍콩 경찰이 중문대를 공격할 때, 수많은 시민이 물자를 가지고 밤새 중문대를 지원하는 바람에 도로가 막혔다. 그러자 사람들은 줄서서 물자를 손에서 손으로 넘겨가며 중문대에 보냈다. 캠퍼스에는 일용품과 식품이 산더미같이 쌓였다.

CNN은 화이트칼라들이 시위에 동조하는 것으로 보아 홍콩 시민의 분노는 시위대가 아니라 홍콩 정부를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발달…사람들, 공산당에 속지 않는다

홍콩 민주화 항쟁이 톈안먼 사태와 두 번째로 다른 것은 인터넷이 발달해 공산당이 세상을 기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통신이 발달하지 못한 그 당시 대학생들은 ’광장심리’로 그들의 활동은 광장에 제한돼 있었다.

반면 홍콩은 정보가 발달하고 언론이 자유로운 사회다. 특히 1인 미디어 시대이기에 각종 소식과 영상이 실시간으로 유통돼 각종 디테일한 정보가 매우 자세하게 노출되고 있다.

14일에는 무차별 공격 사건이 세 차례나 있었다. 모든 장면이 촬영돼 전파됨으로써 중국 공산당이 ‘군중과 군중의 투쟁을 선동’하는 수작이 낱낱이 드러났다. 플랫 캡을 쓰고 각종 몽둥이를 든 20~30대 사람들이 인근 시민들을 습격했다. 어떤 이는 담장에 몰려 주먹과 발, 흉기로 공격당했다. 악당들은 공격 후 도망치는 와중에도 목격자들을 위협했다.

또 다른 영상에는 한 무리 장정이 뛰어가다가 검은 옷의 한 남성이 길가로 서 있는 한 여성에게 주먹을 날렸다. 여자는 바로 쓰러졌다. 또 한 영상에는 손에 흉기를 든 흰옷 입은 자가 검은 옷을 입은 소녀 한 명을 잡아끌면서 현장을 벗어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다행히 소녀는 나중에 탈출했다.

이런 실시간 소식은 가상과 가짜 뉴스를 이용해 대중을 현혹하고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중국 공산당의 의도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작용을 하는 동시에 공산당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골칫거리다.

중공군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세 번째 다른 것은 홍콩은 ‘경찰이 다스린다’는 점이다. 과거 톈안먼 사태 때는 중국 공산당은 무장군대를 대거 징발해 학생과 시민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하지만 홍콩은 경찰이 다스린다. 중국 공산당은 줄곧 두려워하고 있다. 사실 얼마 전 중국 공산당은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선전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켰다. 군이 홍콩을 관리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규탄하고, 특히 트럼프가 위협함으로써 중국 공산당은 감히 출병하지 못했다.

그러나 출병하지 못했다는 것이 출병을 원치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여러 징후를 보면, 중국 공산당은 홍콩에 공안(公安)을 대거 파견했음이 분명하다. 백발이 성성한 노부인과 고희의 노인, 그리고 임산부와 11살 아이가 체포되고 집 안에 있던 사람이 잡혀가는 등등의 일이 적지 않게 벌어졌고, 최근에 다수의 ‘강요에 의한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은 홍콩 경찰로 위장한 본토 공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의 제재, 이미 가동 중…중국 정권 제약

네 번째로 다른 것은 군이 투입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국제사회가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서 또 하나의 톈안먼 사태를 만들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다. 과거 톈안먼 사태가 발생한 후에야 중국 공산당에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수많은 학생이 희생됐고 사태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프리 응오(Jeffrey C. H. Ngo, 敖卓軒) 홍콩 데모시스토당 상무위원은 15일 프랑스 공영방송사 RFI에 “(미국) 상원에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다는 말은 오늘 정오까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14일,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이미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상정을 ‘핫라인(hotline)’ 절차를 가동했다”고 밝히면서 “빠르면 다음 주 월요일(18일)에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재 양당 상원의원 40명이 지지 서명을 완료했다. 루비오 의원은 만일 상원 전체를 통과하면 하원에서 이의 없이 통과된 버전과 통합해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법률이 완성된다고 밝혔다. 그는 만일 상하 양원의 버전이 잘 통합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방안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장제스(蔣介石) 선생의 증손자인 장완안(蒋萬安) 대만 입법위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와 민주를 수호하는’ 홍콩 학생과 젊은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에 홍콩 민중을 위해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할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캐임브리지, 옥스퍼드, 하버드, 컬럼비아 등 전 세계 38개 국가의 유명 대학에서 학자 약 2400명과 직원 등이 홍콩 경찰에 대학 캠퍼스를 공격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만일 이를 수용하지 않고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면 홍콩 대학교들과의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 밝혔다.

14일, 영국의 ‘가디언’은 영국은 앞으로 홍콩 항의 활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자를 제재하는 법을 시행한다고 전했다. 크리스 화이트하우스(Chris Whitehouse) 초당파 홍콩의회팀 비서관은 캐리 람 장관과 일부 홍콩 고위 경관은 “분명히 법적 제재 대상자”라고 밝혔다.

또 수많은 중국 본토 민중도 각종 방식으로 홍콩 시민에게 지지를 표했다. 13일, 한 네티즌이 ‘핀충(品葱)에서 발기한 ‘중문대학, 성시대학을 지지하는 본토(전 세계) 학교’ 인터넷 운동에는 현재 수백 명이 호응하고 있다. 북경대학, 사천대학, 절강대학, 하얼빈공대, 중남대학(中南大学) 등의 학생과 졸업생들은 자신의 학생증, 학적증명, 졸업증서 등을 올리면서 말을 남기는 방식으로 홍콩을 성원했다.

며칠 사이에 홍콩을 성원하는 각종 사진과 댓글이 440건이나 달렸다. 한 사천대 네티즌은 왼손으로 ‘중문대학 힘내라’라고 썼다.

한 복단(復旦)대학 졸업생은 이렇게 썼다. “자유는 죽지 않을 것이고, 중국 공산당은 반드시 망한다. 힘내자!”

많은 이들이 “홍콩 힘내라”, “홍콩을 지지한다”, “5대 요구 하나도 빠놓을 수 없다”,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썼다.

간단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본토 네티즌의 정성이 담겨 있어 감동적이다. 홍콩 네티즌은 원래는 홍콩인만이 홍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해안 건너편, 즉 우리가 이미 절망했던 땅에서 수많은 당신들이 묵묵히 응원하고 있었다”는 답글을 달았다. 첩첩이 쌓인 중국 학생들의 성원 메시지 하나하나를 홍콩인 전부가 전달받았다.

한 홍콩 중학생은 답글을 남겼다.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눈물이 그치질 않는다. 홍콩을 둘러싼 이 질식할 것 같은 국가에서 주위 사람들이 좀비처럼 애국할 때, 당신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사진을 보내고 이런 글을 써 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혈전을 치르는 홍콩인들에게 당신들이 마음을 담아 보내주는 훈풍은 그 무엇보다 대단하다.”

또 다른 중학생은 이렇게 썼다. “우리는 당신들이 거리로 나서지 못한다는 것을, 심지어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말고, 충동에 휩쓸리지도 말고 우리를 따라 모험하지도 말라. 홍콩의 지사(志士)들은 아직 여력이 있다. 그 유용한 몸을 남겨두어 미래에 우리 동족이 각성하는 날 분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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