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 주도 독재 정권이 승승장구하는 이유

데이비드 크레이그
2023년 12월 30일 오후 4:20 업데이트: 2023년 12월 30일 오후 8:07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냉전 시대가 끝나자 서방 세계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우월감에 도취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스탠포드대 교수는 1992년에 출간한 저서『역사의 종말과 마지막 인간(The End of History and the Last Man)』에서 “인류의 이데올로기 전쟁은 이제 끝났고 세계 모든 나라의 정부는 서구식 자유민주주의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공산주의 독재 정권은 인류 사회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고 많은 사람들은 이에 공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정반대의 세계를 보고 있다. 지난 12월 26일 영국 경제경영연구소(CEBR: Centre for Economics and Business Research)는 세계 경제 장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2038년에는 중국이 세계 GDP 순위에서 미국을 추월하여 1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전 세계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이 현재 104조 달러 규모에서 2038년 219조 달러 규모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며, 성장의 상당 부분은 신흥공업국들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인도는 2035년이면 세계에서 3번째로 10조 달러 규모의 경제 대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30여 년 전에 종말을 예고했던 공산주의 독재 정권은 그동안 승승장구하여 세계 경제 1위를 넘보게 됐고, 인도와 신흥공업국들도 약진하고 있다. 반면에 영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연합 국가들은 경제 불황과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유럽 최고의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도래할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하고 있다.

이처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이유는 중국이 벌이고 있는 ‘초한전’과 서방 국가의 경제적 자해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경제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 전 세계 자원과 무역로를 장악하는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해왔다. 자원이 풍부하거나 지리적으로 전략적인 국가, 그리고 많은 경우 심하게 부패한 독재국가에 거액을 빌려주고, 그 돈의 상당 부분은 현지 정치인, 관료, 그리고 기업인들에 의해 빼돌려지게 된다. 그러다 이자를 못 내면 중국 공산당이 조종하는 중국 기업들이 광산, 항구, 비행장, 농경지 등의 자산을 인수한다. 이는 곧 ‘부패 식민지화’로 독재 정권 동맹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은 상하이 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sation)를 만들어 주변 국가와 군사적·경제적 동맹을 강화해왔다. SCO는 테러와의 전쟁, 국경 안보 증진, 정치적 유대 강화, 경제 협력 확대 등을 위해 2001년 결성됐으며, 처음에는 카자흐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이 참여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2017년에 공식적으로 SCO 회원이 되었으며, 이란은 현재 정회원 자격을 얻는 과정에 있다. 석탄과 광물이 풍부한 몽골은 ‘옵저버’ 자격에 있으며 지금도 많은 나라가 가입을 희망하며 줄을 서 있다. ‘대화 파트너’로 참여하여 회원국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 중에는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요 석유와 가스 생산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SCO는 중국의 군사적 야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SCO는 2007년 다른 회원국에서 군사 훈련을 할 수 있는 법적 권리와 책임을 명시한 협정도 체결했다. 이 협정은 중국군이 해외에서 장거리 동원, 대테러 임무, 안정 유지 작전, 재래식 전쟁 등의 공중 및 지상 전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SCO 국가 지도자들은 독재 정치를 하기 때문에 4~5년 선거주기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 계획은 서방 국가를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정복하고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반면에 서방 국가들은 지난 몇십 년 동안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킨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됐다. 그래서 서방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은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서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 노력은 값싸고 안정적인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비싸고 신뢰할 수 없는 ‘재생에너지’에 국가 경제를 더욱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 결과 서방 국가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됐으며 제조업과 일자리는 값싼 에너지를 가진 국가로 이동했다. 지금 대부분 유럽 국가의 에너지 가격은 중국이나 인도보다 네 배가량 비싸고, 미국도 두 배가량 비싸다. 서방 국가들이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자 생산국들은 새로운 고객을 찾아 나섰다. 그래서 화석연료 생산국들은 서방 국가와는 멀어지고 SCO를 통해 중국과 더 가까운 관계를 갖게 됐다. 산유국이나 석탄 수출국이 SCO 가입을 원하는 이유는 중국이 최대 소비국이기 때문이다. 이미 SCO는 세계 인구의 42%와 세계 GDP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세계 공산화를 위해 경제적·군사적 초강대국을 향한 ‘초한전’을 벌이고 있지만, 서방 국가들의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물질적 풍요로움에 대한 죄책감으로 기꺼이 경제적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 더구나 내부에는 무서운 적이 도사리고 있다. 존재하지도 않는 기후 위기를 외치면서 탄소 중립만이 지구를 구한다며 경제적 자해행위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기후 선동가들이 바로 그들이다.

지구의 기후 역사와 자연계 물질순환에 정통한 호주 멜버른대학교 이안 플라이머(Ian Plimer) 교수는 2021년 출간한 저서『녹색 좌파들의 경제적 자해(Green Murder)』에서 “기후 선동가는 중국의 창녀다”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자연현상이고 대기 이산화탄소 증가는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삶에 놀라운 축복인데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고 기후 역사를 조작하여 대재앙을 선동하고 탄소 중립을 요구하는 자들은 중국 공산주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기후 선동가가 왜 중국 공산주의 세계화를 가져오는지 이론적 근거를 알기 원하면 “기후 종말론: 인류사 최대 사기극을 폭로한다(2023년 2월, 박석순·데이비드 크레이그 공저)”를 참고하길 바란다.

 

번역 및 원고 정리는 박석순 교수가 기여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