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관계, 높은 수준?… 의문 제기하는 외신들 ‘글쎄’

Li Muyang
2018년 9월 15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3일

중·러 접경 지역에는 블라디보스토크라는 지방이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블라디보스토크’라고 부르지만, 중국인들은 ‘해삼위(海參崴)’라고 부른다. 중국인이라면 이 지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왠지 모르게 아려올 것이다. 이곳은 본래 중국 고유의 영토였으나, 이후 러시아에 점령당했기 때문이다. 1999년, 러시아 출신 옛 연인 클라와와의 스캔들을 은폐하기 위한 교환 조건으로 장쩌민이 순순히 블라디보스토크를 러시아에게 넘겨주었다.

9월 11일, 코드명 ‘보스토크-2018’(Vostok-18)이라는 러시아 군사훈련이 이곳에서 서막을 열었다. 중국 측 또한 3200명을 파견했다. 러시아는 이번에 처음으로 구소련 소속이 아닌 국가를 군사훈련에 초청했다.

같은 날, 시진핑도 이곳에 도착해 동방경제포럼에 참가하고 푸틴과 올해 세 번째 회담을 가졌다. 중공은 시진핑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이 양국 관계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며 허풍을 떨었다. 중·러 관계는 정말 ‘높은 수준’일까? 중공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져가는 지금, ‘프랑스국제방송’은 이에 의문을 제기한다. 몇 가지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들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 응우옌푸쫑이 지난 8일 러시아 방문을 끝낸 직후, 러시아가 베트남에 10억 달러 상당의 첨단무기를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첨단 전투무기 훈련에 집중된 군사훈련 계획을 세웠다는 소식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중공은 현재 베트남과 남중국해에서 적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프랑스국제방송’은 러시아가 베트남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에 대해 중국에 ‘뒤통수를 치는’ 행위라고 분석합한다. 이것뿐만 아니라, 최근 러시아는 베트남에 신형 미사일함, 잠수함, 호위함, 전투기, 대함 미사일과 탱크 등 일련의 선진 무기를 제공했다. 그 와중에 베이징은 보고도 못 본 체하고 있는 것이다.

응우옌푸쫑이 푸틴과 회담을 한 후, 크렘린궁 공보처는 양국이 베트남 대륙붕 석유 천연가스 탐사 채굴지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구역은 남중국해의 05-2 블록과 05-3 블록에 있으며, 현재 채굴 중인 남해 구단선 이내의 06-1 등의 블록도 포함한다.

Carlos Barria/AFP

이곳은 모두 중국이 확정한 수역 이내에 위치해 있다. 러시아와 베트남이 채굴을 개시하자 중공 외교부는 5월 17일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대변인이 ‘중국의 주권 권리와 관할권을 확실히 존중할 것’을 희망한다고 발표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러시아를 향해 중국해역 내에서 천연오일가스 탐사·개발 활동을 하지 말도록 경고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중공의 말을 듣지 않고 계속 채굴을 진행 중이다. 5월 말, 왕치산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푸틴이든 러시아 석유회사 총재 세친이든 회담을 진행하며 이 문제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베트남에 무기를 대규모로 수출하고, 베트남이 러시아에 남중국해에서 천연오일가스 채굴을 도와주는 데 대해 중공의 반응은 매우 미지근하다. ‘미국의 소리’는 중공이 다른 국가들을 대할 때의 태도와 판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어떤 네티즌은 ‘황색 러시아는 중공의 친아버지로, 아들이 아버지에게 감히 화를 낼 수 없다’고 조롱한다. 아시다시피 중공은 현재 미국의 무역제재를 받고 있으며, EU나 일본과의 협력이 실패해 러시아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중공은 러시아와 손을 잡는 것이 ‘임시방편’이며 러시아가 이익을 점하도록 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울분을 참으며 ‘중·러 우호’의 가면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수년간 서방국가의 경제제재를 받았으며, 특히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 후 러시아와 나토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했다. ‘베이징의 봄(北京之春)’ 명예 편집장 후핑(胡平)에 따르면 중·러 양국은 모두 미국의 제재를 받아 국제적으로 고립 상태에 처해있기 때문에 양국 모두 국제사회에서 파트너를 찾고자 한다. 동병상련인 동시에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는 임시 협력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들 모두 속으로는 다른 뜻을 품고 있으며, 겉과 속이 다르다. 모두 상대측을 가장 큰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대놓고 냉전 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 또한 러시아의 의도가 매우 분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피히테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공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공 부대를 초청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9월 11일, 시진핑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에 참여해 푸틴과 올해 세 번째 회담을 가졌다. 사진은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 위키피디아

하지만 러시아 군사 분석가 페간하우어는 ‘미국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보스토크-2018’ 군사훈련의 프레임하에서 이번 중·러 연합훈련,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진행되는 러시아의 다른 군사훈련이 겨냥하고 있는 주 대상은 중공이며, 일본과 미국은 그 다음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의 분쟁 및 미국에 대한 대항이 과열되는 시점에서 중공은 러시아의 동맹이 아니며, 베이징이 러시아를 위해 싸울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전략국제연구센터(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학자 크리스토퍼 존슨(Christopher Johnson)은 일찍이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이전의 러시아 ‘보스토크’ 훈련의 목표는 모두 대중국 모의 침입 작전으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페간하우어는 러시아군은 심지어 줄곧 중공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해왔으며 중국과 인접한 몇몇 지역에 이미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대구경 중포를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국제방송’은 이것이 중공의 이스칸데르 전술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 분석했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되도록 분쟁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려 하고 있으나, 양국이 구소련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정치 영향력을 쟁취하기 위해 경쟁하는 등, 아직도 특정 영역의 긴장 상태는 감출 수 없다. 아시다시피 투르크메니스탄은 과거 천연가스를 거의 전량 러시아에 팔았고 러시아는 여기에 이익을 붙여 다른 국가들에 되팔았다. 하지만 지금 투르크메니스탄의 천연가스 주 수출국은 중국이다. 중공 관영매체는 최근 계속해서 중·러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중국 매체는 정부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비판하는 내용을 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다르다. 각종 매체가 중공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국제방송은 중·러 관계가 지도자 측면에서는 화목하게 보일지라도 사회 측면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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