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침해” 中, 대만에 무기 판매한 美 방산업체 5곳 제재

AP 통신
2024년 01월 10일 오후 1:43 업데이트: 2024년 01월 10일 오후 1:43

중국이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를 비판하며 미국 방산업체 5곳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가 오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둔 시점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미국을 정조준한 중국의 ‘견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반(反)외국제재법’에 따라 BAE 시스템즈, 얼라이언트 테크시스템즈, 에어로바이런먼트, 비아샛, 데이터 링크 솔루션즈 등 미국 방산업체 5곳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해당 기업들의 중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며, 이들 기업이 중국의 개인 및 기관과 협력하거나 거래하는 것도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제재가 미국 방산업체 5곳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기업이 중국과 직접적으로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이번 제재가 실제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대만의 전술정보 시스템 유지를 위한 3억 달러 규모의 군사장비 판매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대만 군대의 현대화, 국방력 증강 등을 지원할 것”이라며 “대만의 작전대비태세를 강화함으로써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한 대처 능력을 향상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 직후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대만에 군사장비 판매를 승인한 것은 중국의 주권 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중국은 국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대만 무기 판매에 관여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더라도, 중국 통일의 역사적 과정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대만 관련 문제는 중국과 미국 간의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라며 “미국은 대만 무장에 대한 지원을 즉각 중단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대만을 ‘미중 관계의 주요 화약고’로 보고, 이번 대만 총통선거가 ‘미중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총통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중국은 노골적인 군사 압박을 이어가며 대만을 향해 연일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9일 대만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에서 이날 오전 6시 사이에 대만 주변에서 중국 군용기 10대와 군함 4척이 포착됐다.

올해 들어 대만 주변 공역 및 해역에서 포착된 중국 군용기와 군함은 각각 67대, 36척에 달한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