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 여전히 험로…‘개혁’ 당명 두고도 옥신각신

황효정
2024년 01월 29일 오후 7:17 업데이트: 2024년 01월 29일 오후 7:28

애초 5곳에 달하던 제3지대 세력이 가칭 ‘개혁미래당’, ‘개혁신당’, ‘새로운선택’ 3곳으로 좁혀지면서 제3지대 세력이 통합하는 ‘빅텐트’ 성사 여부가 다시금 주목되고 있다. “‘빅텐트’로 가기 전 ‘중(中)텐트’까지는 쳤다”는 진단과 “오히려 ‘빅텐트’ 성사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서로 팽팽하다.

29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합당 이후 통합당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하되, 4·10 총선 후에는 한국의희망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당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진보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실현하기 위해 합당한다”는 합의문을 공개하며 당 대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원내대표는 유일한 현역 의원인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합당 형식은 ‘당 대 당 통합’의 신설 합당 형식이다.

당명 변경과 관련, 전날인 28일 이준석 대표는 “개혁신당이 출범해 개혁을 화두로 삼아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가 합쳐져서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는 것은 의도가 명백히 보인다”며 “옆에 신장개업한 중국집 이름 조금 알려져 간다고 그대로 차용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난한 바 있다.

같은 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더불어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이 가칭 ‘개혁미래당’을 공동 창당하기로 하면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쓴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공동 창당에 합의하고 내달 4일 개혁미래당이라는 가칭으로 창당대회를 연다고 선언했다. 개혁미래당 가칭과 관련해서는 “정치개혁, 사회개혁, 민생개혁 등 개혁을 선도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합당을 공식 선언하고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맡기로 한 양항자 의원과 함께 29일 국회에서 정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애초 5곳이었던 ‘빅텐트’ 참여 제3지대 세력은 이로써 가칭 개혁미래당과 개혁신당 그리고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까지 3자 간으로 좁혀지게 됐다. 이 가운데 개혁미래당과 개혁신당 간의 양자 협의가 특히 주목된다.

일단 가칭 개혁미래당 측은 제3지대 빅텐트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선 상태다.

개혁미래당에 동참한 미래대연합의 박원석 공동대표는 “가급적 각 당이 공천 프로세스에 들어가기 전에 통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발언했다.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인 이준석 대표의 입장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개혁미래당이라는 가칭이 개혁신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이름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 탈당파들이 먼저 한 지붕 아래에서 단일 대오를 걷기로 하면서 오히려 제3지대 빅텐트 성사가 더 힘들어지지 않겠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 개혁신당 추진 세력은 개혁미래당의 공동 창당 소식에 다소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준석 대표는 “빅텐트 논의 과정에서 아쉬웠던 것은, 양향자 대표와 제가 과학기술을 논의하고 미래비전을 얘기할 때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는 너무 정치의 측면에서만 이걸(빅텐트를) 바라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미래’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온 만큼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더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개혁미래당 당명을 둘러싼 논쟁과 관련, 이낙연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명은 임시로 개혁미래당으로 정했을 뿐 국민 공모를 통해 정식 당명을 확정하겠다”고 해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