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리버티 국제영화제 열린다…“자유의 가치 되새기는 기회 됐으면”

김덕영 감독이 만든 한국 최초 시민영화제
이윤정
2022년 11월 3일 오후 2:12 업데이트: 2022년 11월 12일 오후 8:12

40개국 130여 편 출품
11월 18일 개막·시상식
17~19일 온라인 행사

11월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제2회 리버티 국제영화제가 개막된다.

자유(Liberty)·인권(Human Rights)을 주제로 한 리버티 국제영화제는 시민들의 성금으로 운영되는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 참여형’ 국제영화제다. 국내 대부분 영화제가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지원받는 반면 리버티 국제영화제는 평범한 시민들이 1만 원, 2만 원씩 낸 소액 성금으로 시작됐다.

리버티 영화제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로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김덕영 감독이 오랜 염원과 준비 끝에 지난해 출범시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감독은 6·25 전쟁 후 북한에서 동유럽으로 보내진 1만 명의 전쟁고아들의 비극적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연출해 미국 ‘뉴욕국제영화제’와 프랑스 ‘니스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다. 로마국제무비어워즈(Rome International Movie Awards)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 작품상, 동유럽국제영화제 은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 16개국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김일성의 아이들’은 현재 ‘두 개의 고향’이라는 제목의 극영화로 제작하기 위한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상태다.

김 감독은 “작년과 동일하게 제2회 리버티 국제영화제 역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 성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영화를 사랑하고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영화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비록 적은 예산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두 번째 영화제를 갖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 세계 40여 국가에서 자유와 인권을 소재로 한 훌륭한 작품들이 130여 편이나 출품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출품작에 대해 김 감독은 “영화 산업이 발달한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를 비롯해 아프리카·남미·중동, 아시아권에서는 인도·일본·중국·대만에서 의미 있는 주제를 지닌 작품들이 많이 참가했다”며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인도 카스트 제도의 불합리성을 고발한 영화 ▲자유를 상실한 홍콩의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 ▲필리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사치와 부정으로 얼룩진 삶을 살았던 영부인 이멜다의 삶에 관한 다큐멘터리 ▲중국 내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자유를 향한 도전과 열망을 그린 작품 ▲신장 위구르 지역을 오랜 시간 관찰해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를 다룬 영화 ▲코로나 시대 파편화돼가는 군중의 시선을 다룬 영화 ▲인도 캘커타 빈민가에서 꿈을 좇는 아이들의 잔잔한 삶을 그린 작품

사가 토마스 감독이 연출한 <누브부의 새로운 선택(NENU CARE OF NUVVU)>. 인도 카스트 제도의 불합리성을 고발한 작품이다. | 김덕영 감독 제공
자유를 상실한 홍콩의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 <환적 항구(Entrepot)>. 홍콩 감독 호이 청이 연출했다. | 김덕영 감독 제공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를 어린 학생들의 시선으로 조망한 <자신보다 타인을(Others before self>. 말과 문자를 빼앗긴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미국인 다큐멘터리 감독 세스 맥클란이 오랜 시간 관찰한 영화. | 김덕영 감독 제공
유 야오 감독이 중국 내 거주하는 탈북민들의 자유를 향한 도전과 열망을 그린 작품 <공기의 벽(Wall of Air)> | 김덕영 감독 제공
이탈리아 감독 리아 벨트라미가 인도 캘커타 빈민가에서 꿈을 쫓는 아이들의 잔잔한 삶을 그린 작품 <환희의 노래(A Burst of Song)>. | 김덕영 감독 제공

김 감독은 ‘자유’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자유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사회, 정치적 개념”이라고 단언한 뒤 “최근 일부 몰지각한 친북 좌파들과 주체사상 신봉자들은 북한이나 중국식 인민민주주의를 주입하려는 음모들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첫 번째 작업이 바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교육 현장에서 ‘자유’를 지워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매우 위험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쉽게도 많은 국민들이 ‘자유’가 교과서에서 지워지고 있는 현실, 우리 정치에서 자유의 가치를 훼손시키려는 몰지각한 정치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 그 위험성을 모르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우려하며 “한국 사회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역사의식이 위기에 몰리는 이유는 바로 ‘자유’의 가치를 모르고 방관하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리버티 국제영화제가 ‘자유’의 가치를 전면에 내걸고 전 세계 자유의 영화들과 소통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안락함과 복지가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에는 언제부턴가 자유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우물 안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김덕영 감독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자유를 향한 눈물겨운 투쟁을 담은 영화는 우리들에게도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통해 자유의 소중함을 잊고 있는 많은 국민들이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 볼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2회 리버티 국제영화제는 오는 11월 17~19일 온라인(홈페이지·유튜브)으로 진행된다. 11월 18일 오후 4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연기상, 신인 감독상, 최우수 학생 작품상 등을 선정해 부문별로 시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