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중화요리에 담긴 깊은 내포…왜 사라졌나?

Gao Tianyun
2019년 5월 6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중국요리(흔히 ‘중화요리’라 불린다)는 다채롭기 그지없다. ‘중국요리 5품(색, 향, 맛, 의미, 형태)’의 특색이 남에서 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식탁 위에 성대하게 펼쳐졌다. 유명한 ‘동파육(東坡肉)’ ‘사자두(獅子頭)’ ‘궁바우지딩(宮保雞丁)’ ‘만한전석(滿漢全席)’ ‘봉황정상(龍鳳呈祥)’ 외에도 홍루몽에 나오는 ‘우유복령상(牛乳茯苓霜)’ 등 산해진미 배후에는 모두 깊이 연구할 것이 있고 스토리가 있다.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는 말이 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중국의 음식문화는 넓고 깊다. 식자재 선택에서 가공, 요리, 조리기구는 물론 보건양생과 식사예절에 이르기까지, 더 나아가 식사 분위기와 미적 정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에서 풍부하고 독특한 내용이 있다. 여기에는 오래된 지혜와 깜짝 놀랄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바로 이렇게 깊이 있는 내포 때문에 중국은 각지의 일반 요리와 궁정의 대연회를 범상치 않게 만들었고 직간접적으로 아시아 및 세계 음식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중국 전통 음식문화의 이론과 철학

1. 천인합일(天人合一)

천인합일 사상이 중국 전통 음식문화에 배어 있다. 음식을 만들고 먹음에 계절을 거스르지 않고 기후에 순응해 계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멀리했다.

주나라 시대에는 궁중에 식의(食醫)가 있어 음식의 맛은 물론 온도와 분량 등을 관장했는데 지금으로 치면 영양사에 해당한다. <주례·천관(天官)·식의(食醫)>에서는 “무릇 밥은 봄기운처럼 따뜻하게, 국은 여름 기운처럼 따끈하게, 장(醬)은 가을 기운처럼 서늘하게, 음료는 겨울 기운처럼 차갑게 한다. 무릇 조미(調味)는 봄에는 신맛을, 여름에는 쓴맛을, 가을에는 매운맛을, 겨울에는 짠맛을 돋우는데, 맛의 조화는 단맛으로 맞춘다”고 했다. 즉 음식을 요리할 때 사계절의 기후를 보며 오미(五味)도 절기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2. 의식동원(醫食同源)

“약으로 보(補)하는 것은 음식으로 보하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음식과 약은 하나로, 사실 그 근원 역시 천인합일이다. 곡물과 채소와 과일이 생장하는 것은 본래 대자연의 조화로서 사람을 위해 쓰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국 전통 의학과 농업은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황제내경>에서는 “오곡(다섯 가지 곡식)으로 기르고, 오과(5가지 과일)로 도우며, 오축(5가지 가축)으로 더하고, 오채(5가지 채소)로 채워 기(氣)와 영양을 함께 섭취함으로써 정기를 보한다”고 했다. 이 이치를 두고 청나라 때 명의 서대춘(徐大椿)은 <용약여용병론(用药如用兵论>에서 “성인이 백성의 생명을 유지할 방도를 온전히 보호했다”고 평했다.

한편 당나라의 명의 손사막이 지은 <천금요방(千金要方)>의 제1권은 ‘식치(食治)’다. 즉 음식으로 치료하는 분야를 따로 다뤘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는 약재 이외에도 300여 가지 일상 음식의 치료 효과를 기록했고 아울러 다양한 약선(藥膳) 처방을 제시했다.

3. 중화의 미(中和之美)

‘중화의 미(中和之美)’란 중국 전통문화에서 추구하는 미적 표준이다. 즉, 적절하고 평온하고 균형 잡히고 조화로우며, 진하지도 않고 옅지도 않으며, 강(剛)하지도 않고 유(柔)하지도 않은, 딱 알맞은 경지를 말한다. 요리를 잘하는 것 역시 각종 식재료와 조미료를 균형을 맞춰 조리하는 데 있으며 최종적으로 좋은 맛은 다양한 요소를 적절히 배합한 결과다.

춘추시대 사상가 안자(晏子)는 고깃국을 끓이는 것으로 조화를 해석했다. “조화(和)는 국을 끓이는 것과 같다. 불, 물, 식초, 젓갈, 소금, 매실로 어육(魚肉)을 조리하는데, 장작으로 불을 지펴 끓인다. 재부(宰夫·궁중의 요리사)가 부족한 것은 채우고 지나친 것은 덜어내 조화를 맞추면 군자가 이를 먹고 마음이 화평해진다.” 《좌전·소공20년》에 수록된 내용이다.

청나라 손온(孫温)이 그린 ‘홍루몽’ 18회 삽화 ‘대관원(大觀園) 귀비의 연회’ | 퍼블릭 도메인

4. 음식과 치국(治國)

노자는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治大国,若烹小鲜)”고 했다. 이렇듯 ‘치국(治國)의 도(道)’를 요리하는 것에 비유한 고대 선현들의 견해는 가히 독창적이다.

《상서(尙書)·열명하(說命下)》에서 “국을 맛있게 끓이려면 소금과 매실을 잘 써라(若作和羮,尔惟盐梅)”고 했다. 이는 소금과 식초만 잘 써도 국을 맛있게 끓일 수 있다는 말인데, 치국의 도에 비유한 말이다. 후대의 사람들이 노자의 ‘작은 생선’ 논리에는 견해를 달리할 수 있지만, 재료를 적절히 사용하고 불을 잘 조절하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모두 동의한다. 소금은 짠맛을 띠고 매실은 신맛을 띠는데, 이 두 가지는 마치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현명한 인재와 같다. 임금이 현명한 자를 등용하면 나라가 안정되고 백성은 편안해진다.

안자는 군신관계 또한 국을 끓이는 것과 같다고 여겼다. “신하는 임금이 옳다고 해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일이 바르게 되고, 임금이 아니라고 해도 옳은 것은 옳다고 해야 일이 잘못되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정사가 평화롭고 예에 어긋나지 않게 되고 백성은 다투는 마음이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역시 잘 끓인 국은 오미가 갖추어져 평온하다. 삼가 신명께 올리니 다툼이 없게 된다”고 했다.

5. 공자의 ‘식도(食道)’

중국 전통문화에서는 음식의 질서, 다시 말해 식도(食道·음식의 도)를 말한다. 이에 관해 공자는 일찍이 적지 않은 언급을 했다. 어떤 전문가의 통계에 따르면 《논어》에 음식이나 먹는 것과 관련된 글자가 71차례나 나온다.

《논어(論語)》<향당(鄕黨)>편에 나오는 공자 말씀이다. “잘 찧은 쌀로 지은 밥을 싫어하지 않고 가늘게 썬 회를 싫어하지 않는다. 밥이 쉬어서 냄새가 나거나 생선과 고기가 상하면 먹지 않는다. 때깔이 나빠도 먹지 않고, 악취 나는 것도 먹지 않는다. 잘못 조리한 음식을 먹지 않고,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반듯하게 썰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고, 간이 맞지 않아도 먹지 않는다. 고기가 많아도 밥보다 많이 먹지 않고, 술은 양을 한정하지 않되 취하도록 먹지 않는다. 파는 술이나 저잣거리의 육포는 먹지 않는다. 생강은 물리치지 않되 많이 먹지는 않는다. 나라에서 제(祭)를 올리고 보내온 고기는 밤을 넘기지 않고, 집에서 제사 지낸 고기는 사흘을 넘기지 않는데 사흘이 지나면 먹지 않는다.

명나라 구영(仇英)의 야연도(夜宴圖)| 퍼블릭 도메인

고대의 식품 안전 관리

《예기(禮記)》에 따르면 주나라 때 이미 식품 교역에 관한 규정이 있었다. 즉 오곡이나 오과가 제대로 익지 않으면 시장에서 팔 수 없게 했다. 이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식품 안전 관련 기록이다.

한나라 때 《이년규정(二年律定)》에서 명확하게 유해식품에 대한 처리 방식을 규정했다. 만약 육류가 부패해 중독을 일으키면 신속하게 변질된 식품을 불태워야 하며, 이 규정을 어기면 당사자와 담당 관원이 처벌받았다.

당나라 때는 법규가 더 엄격해졌다. 《당률소의(唐律疏議)》에는 “육포가 독성이 있거나 병자가 손댔으면 남은 것을 신속히 불태우고, 이를 어기는 자는 장 90대를 친다. 고의로 먹이거나 판매해 병이 나면 징역 1년형에 처하고, 죽으면 교수형에 처한다. 피해자가 스스로 먹고 죽으면 과실살인법에 따른다”고 기록돼 있다.

송나라는 당나라 법규를 그대로 답습해 유독 식품을 판매한 자는 중벌에 처하는 동시에 각 상인조합(行会)의 지도자를 담보인으로 세워 식품안전을 감독하게 했다.

명나라 가정(嘉靖) 33년에는 “돼지고기나 양고기에 물을 넣어서 팔거나 쌀이나 보리 등에 흙모래를 섞어서 파는 자는 흙모래를 섞은 소금을 파는 자와 맞먹는 장 80대를 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청나라 때는 차(茶) 시장이 아주 번성했는데, 일부 짝퉁을 파는 상인이 있었다. 정부는 차를 판매하는 상인들에게 ‘영업허가증’과 ‘등록상표’를 배포해 경영권을 주었다. 정부는 또 전문 관리를 임명해 차의 수량과 품질을 조사하게 했고, 심지어 포장이나 상표가 규정에 어긋나는지 확인했다.

송나라 휘종(徽宗)이 그린 문회도(文會圖)의 일부. | 퍼블릭 도메인

오늘날 음식 맛이 변질된 이유

천 년이 지난 오늘날 ‘혀끝으로 만나는 중국(CCTV에서 제작한 중국음식 다큐멘터리)’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유독 식품이 범람하면서 누구도 불량식품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심지어 일부 식품은 외국에 수출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사람들은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하면 안색이 변한다. 예전에 있었던 질서와 원칙, 균형과 중화의 미(中和之美)는 이미 독(毒)쌀, 독밀가루, 독기름, 독고기, 독분유, 화학첨가물에 집어삼켜졌다.

그렇다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지난 수십 년간 중공은 무신론과 투쟁철학을 고취하며 하늘과 싸우고 땅과 싸우며 전통과 환경을 파괴해왔다. 토양, 물, 곡물, 그리고 먹이사슬의 관련 고리를 모두 오염시켰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악독해진 인심이 금전만능으로 치달아 도덕의 마지노선이 무너져도 안타까워하지 않고 홍수에 제방이 터진 듯 독극물 산업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지금 중국 대륙의 식품 안전 문제는 심각하다. 이미 전 국민이 독해(毒害)의 재앙 속에 빠졌다. 정경유착과 감독관의 부패 때문에 진상을 폭로한 사람이 박해를 당하고, 어지러운 현상들이 층층으로 압박해 사람이 질식될 지경이다.

이럴 때일수록 전통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유일한 타개책이다. 전통적인 도덕과 가치관이 마음과 몸을 바루고 세상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다. 현재 중국 사회의 식품 부패상은 마치 도덕이 타락한 후의 공포스러운 ‘제품’처럼 보인다. 사람이 하늘의 도(道)와 정도(正道)를 거스르는 것은 건강한 생명의 원천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같으니 임금, 신하, 백성 모두가 반드시 스스로를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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