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분리불안 예방하는 전통 포대기 육아

분당 엄마
2021년 6월 25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29일

많은 엄마들은 아이가 목을 가누고 기기 시작할 때 진정한 ‘껌딱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빨래나 설거지, 식사 준비를 하려 해도 아이는 늘 엄마 곁에 있으려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아기띠나 포대기로 아이를 업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를 업어 키우면 ‘버릇이 나빠진다’ 라거나 ‘다리가 O자형이 된다’, ‘독립성이 없어진다’는 말 때문에 잘 업으려 하지 않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아이를 업어 키웠지만, 아이는 O자형 다리도 아니고, 애착 형성이 잘 되어 분리 불안을 느끼지 않았고, 스스로 어려움도 잘 헤쳐나갔습니다.

모유 수유를 할 때도 아이를 앞으로 돌려 젖을 먹이고, 먹다 잠이 들면 다시 등 뒤로 돌려 업은 뒤 집안일을 하곤 했습니다. 좀 편해지고 싶어서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기만 하면 아이는 업히고 싶어 울었습니다. 결국 유모차에 물건만 잔뜩 싣고 아이를 업고 다닌 적도 많았습니다.

한동안 배낭처럼 생긴 아기띠를 메고 다녔는데, 친정엄마가 한참을 보시더니 “아이의 다리를 포근하게 감싸지 못할 것 같다”며, 당장 시장에 가서 포대기를 사 오셨습니다. “포대기를 한번 써봐. 엄마는 조금 더 덥지만, 아기는 더 좋아할 거야. 아기한테는 이거만 한 게 없어.” 신기하게도 아이는 포대기로 업어주는 할머니 등에만 업히면 고개를 푹 파묻고 잠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밤에 자지 않고 울 때도, 친정엄마의 해결책은 역시 포대기였습니다. 엄마는 “옛말에 생후 6개월까지는 삼신할머니가 지켜준다고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시곤, 포대기로  아이를 업은 채 이불을 끌어안고 엎드려 자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아이도 좋고 엄마도 잘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요.

실제로  ‘포대기’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육아용품입니다. 외국인들의 ‘podaegi(포대기)’ 극찬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좀 없어 보이고 세련되지 못해 찬밥신세가 된 포대기가 찬사를 받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국의 한 육아 전문 온라인 쇼핑몰에서 54달러, 우리 돈으로 6~7만 원의 포대기가 팔리는데, 쇼핑몰 운영자는 포대기로 아이를 키우며 놀라운 경험을 한 뒤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면서 포대기 사랑이 대단합니다.

사실 ‘포대기’ 추억은 ‘어부바’와 함께 제 기억 속에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엄마 등에 업혀 살짝 몸을 기울여 엄마의 동작을 들여다보고, 엄마가 두레박으로 물을 퍼 올리느라 몸을 기울이면 저도 모르게 흔들흔들하다 잠이 들었습니다. 엄마의 등에 귀를 대고 나지막한 목소리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편안해졌고, 비 오고 바람 부는 날 엄마가 저를 업고 담요라도 덮어주면 작은 집이 생긴 것처럼 기뻤습니다. 엄마 머리카락과 살결을 만져보며 놀았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그저 포대기 안은 어린 저에게 작은 놀이터였습니다.

애착 형성의 시기인 생후 3개월부터 8개월까지,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분리불안이 생길까 봐 초조해합니다. 애착형성을 위해 좀 더 선진적인 육아용품을 찾곤 합니다. 어쩌면 덜 세련되고 투박해 보이는 포대기가 애착형성에 일등공신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이 업어준 아이일수록 영아산통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더군요. 아이를 키우고 나니 알게 됐습니다. 옛 어른들이 ‘아이를 몸에 붙여서 키운다’라고 했던 말이 모두 이유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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