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에 담긴 진리…“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다”

안젤리카 레이스(Angelica Reis)
2024년 04월 6일 오후 10:09 업데이트: 2024년 04월 6일 오후 10:09

예로부터 전해오는 격언이나 잠언을 뜻하는 속담은 큰 가치를 지닌다. 속담은 수 세기, 때로는 수천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속담에 담긴 뜻이 전승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후대에 계속 전해왔다. 우리는 전통 가치를 지닌 속담을 성찰하고 강화하면서 전통 계승에 힘쓸 수 있다.

수 세기 동안 전해진 속담

‘제프리 초서의 초상’(1620년경 추정), 작자미상 | 퍼블릭 도메인

서양에서 전해지는 속담 중 하나인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All is not gold that glitters)’는 수 세기 동안 전해지며 중요한 가치를 전해왔다. 이 속담은 영시의 아버지라 불리는 중세 영국의 시인 제프리 초서(1343~1400)의 최고 걸작 ‘캔터베리 이야기’(1387)에도 등장한다.

“그러나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며, 그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진실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속담의 형태가 14세기에도 이미 확립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654~1616) 또한 ‘베니스의 상인’(1596)에서 거의 동일한 문구를 사용했다.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
그대는 이 말을 자주 들었으리라.
많은 이들이 나의 외양만을 보고 자신의 생명을 팔았지.
금칠한 무덤엔 구더기만 우글거리니.”

현대 작품에 구현된 가치

J.R.R. 톨킨의 사진 (1920) | 퍼블릭 도메인

오랜 기간 지혜를 전해온 이 속담은 몇 가지 통찰력을 더해 현대 문학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언어학자이자 소설가 J.R.R. 톨킨(1892~1973)의 작품 ‘반지의 제왕’에는 “황금이라고 해서 모두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 방황하는 자들이 모두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강한 것은 시들지 않는다. 깊이 내린 뿌리에는 서리가 닿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외양이 전부가 아니다

겉모습은 꾸미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타인 혹은 자신을 속일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이 가진 좋아 보이는 것이 사실은 나쁜 것이고, 내가 가진 것이 실제로는 더 좋은 것일 수도 있다.

‘판도라’(1896),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 퍼블릭 도메인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과 정신적 소모가 필요할 수 있다. 이는 현대 많은 이가 사용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소셜 미디어 속 사진과 영상에는 웃는 얼굴과 완벽해 보이는 삶이 가득하다. 표면적인 것을 통해 우리는 때로 스스로와 비교하며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삶에는 어려움이 있고 불행과 고통은 모든 이에게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우리는 온라인에서 보이는 화려한 겉모습이 실제 삶의 모습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직장을 선택할 때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 수입이 많은 직장은 황금 같은 기회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근무 환경, 사내 문화 및 장기적인 전망과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자기 발전과 미래에 진정 도움이 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 좋은 직책과 많은 급여는 표면적으로는 빛나는 기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안정적인 현실과 발전적인 미래와는 동떨어진 경우도 있다.

모든 금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황금 원석 | Canva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라는 말의 반대말인 “모든 금이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 또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가공되지 않은 금은 반짝거리지 않아 특별해 보이지 않기에 진짜 금을 발견하고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일상 속 빛나는 것을 당연시하며 그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가족 간의 유대감과 사랑 또한 황금 같은 가치를 지녔지만, 간혹 겉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 영롱한 빛을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또한 아직 발휘되지 않는 개인의 재능, 대대로 이어져 오는 전통의 가치 등 많은 중요한 것들이 은은하게 빛날 뿐이어서 우리는 눈치채지 못한 채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도 한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보물

‘머큐리가 예술의 ‘어머니’ 철학에게 왕관을 씌우다’(1747)의 세부, 폼페오 바토니 | 러시아 국립 에르미타시 박물관

우리 주변에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보물이 있을 수 있다. 보물은 우리 곁을 지켜주는 가족, 동료일 수 있고, 선조들이 전해준 전통과 예술일 수 있다. 인생의 여정에서 우리는 여러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때 당장 광채를 뿜으며 빛나는 것을 택하는 것이 아닌, 인생에서 지속될 가치를 선택해야 한다. 진정한 기쁨과 성취, 의미를 가져다주며 마음과 영혼을 채워주는 진짜 ‘금’을 찾아야 한다.

안젤리카 레이스는 자연, 자원봉사 활동, 가족, 신앙을 사랑한다. 그녀는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영어 교사이며, 숨겨진 보석을 발견해 독자들과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류시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기사화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