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국가는 중국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정치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특집] 중국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정치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①

최창근
2024년 01월 23일 오후 12:07 업데이트: 2024년 01월 26일 오전 9:16

공격적 현실주의에 기반하여 팽창주의 전략을 구사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몽(中國夢)’의 감춰진 이면은 ‘중화제국(中華帝國)’ 부활, 중화 패권주의하의 세계질서 재편이라 하겠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지배하는 중국공산당이 자신들의 이념과 질서하에 세계를 두고자 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를 위하여 새로운 전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무력과 비(非)무력, 군사와 민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종전의 ‘전쟁’ 개념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수단, 방법을 총동원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하이브리드전’을 전개하여 ‘개방성’을 특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약점을 공격하고, 나아가 체제 붕괴를 추구합니다. 이 속에서 국내외 중국 문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정치전에 대응하여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을 논의하였습니다.
에포크타임스는 에포크미디어코리아 중국전략연구소와 공동으로 1월 9일~11일 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세계지역학회,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국제자유네트워크 2024 국제회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의 정치전에 대응하는 방어적 자유민주주의’ 국제 세미나의 핵심 내용을 지상(紙上) 중계합니다.

자유민주국가는 중국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정치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1월 9~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국제자유네트워크 2024 국제회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의 정치전에 대응하는 방어적 자유민주주의’ 국제세미나는 개회선언과 축사,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이지용 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 교수(중국전략연구소 부소장)의 개회사에 이어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한반도선진화재단,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한국세계지역학회 대표의 축사가 이어졌다.

1월 9~11일 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세계지역학회,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국제자유네트워크 2024 국제회의: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의 정치전에 대응하는 방어적 자유민주주의’ 국제 세미나가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중국의 하이브리드 위협 대비한 사고 연합체 구성해야

박재완_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성균관대 이사장

국제자유네트워크 2024 국제회의 참석을 환영한다. 세계 유명, 학자, 외교관, 언론인들을 초청하게 되어 영광이다. 올해 국제회의의 의의(意義)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해 8월, 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세계지역학회 공동 주최로 ‘중국의 정치전과 자유민주주의의 위기’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에서 중국의 정치전(政治戰)을 주제로 개최한 본격적인 첫 국제회의였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국공산당의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국제회의는 반향이 있었다. 한국 민주주의에 실질적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공공 부문, 시민사회 모두 전체주의 체제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에 관심을 환기하게 됐다.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세계지역학회,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등 4개 기관·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확대했다.

‘새로운 유형의 위협’이라 정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이 전개하는 정치전의 실상을 다루는 첫 번째 국제회의이다. 지난해 회의가 결실을 맺어 세미나 개최뿐만 아니라 국제자유민주주의 네트워크로 발전하고 있다. 올해 국제회의에는 각국 저명 연사들이 참석한다. 이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소개하고자 한다. 2006년, ‘공동체자유주의(共同體自由主義)’를 이념으로 한반도 선진화와 통일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한 민간 싱크탱크이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도서, 보고서, 정책 제안집 발간 등으로 대한민국과 한반도가 직면한 현안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 오고 있다. 자유민주주의가 직면만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과제를 지속 발굴하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에서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에서 씁쓸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만해협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 모든 일은 ‘열린 민주주의의 적(敵)’에 의해서 발생한다. 우리는 중국의 엄중한 도전에도 직면했다. 중국은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전을 통하여 자유민주주의와 국제 질서 규범을 위협해 오고 있다. 전례 없는 도전이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닌 ‘사고의 연합체(coalition of think)’를 구성하려 한다. 오늘 국제회의는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박재완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등고시 합격 후 감사원, 재무부, 대통령비서실에 근무했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교수로 강의했다. 제17대 국회의원,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대통령 국정기획수석비서관, 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공직 퇴임 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을 거쳐 현재 성균관대 이사장이다.

 

전시·평시 가리지 않는 중국의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 체계 갖춰야

한석희_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오늘날 국제 정세는 가속화하는 미중 전략 경쟁과 더불어 자유민주주의 국가 진영과 전체주의 국가 진영이 대립하는 신냉전(新冷戰)이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이스라엘-하마스전쟁 등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고 있고 해결 실마리도 보이지 않고 있다.

두 가지 전쟁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다양한 심리전 기법을 포함한 비(非)군사적 수단, 첨단 기술이 동원된 하이브리드 위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전쟁에서 하이브리드 위협은 전쟁 초반부터 아군의 사기를 높이고 적군의 전의(戰意)를 상실하게 하는 주요 전술 수단이 됐다.

하이브리드 위협은 전시(戰時)에만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 평시(平時)에도 자국 정보기관을 동원하여 상대 주권 국가의 국익(國益)을 침해하고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전체주의 독재국가 진영의 하이브리드 위협은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하여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른바 ‘가짜뉴스’를 유포하여 여론을 조작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려 한다. 민주주의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초한전(超限戰)’을 전개하여 미중 전략 경쟁에서 승리를 거두고자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주권, 정치적 투명성을 훼손하며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전(政治戰)’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의 초한전 대상이다. 한국을 겨냥한 중국의 정치전은 이미 여러 차례 적발됐다.

2024년 올해 한국, 미국, 대만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중요한 선거가 예정돼 있다. 한국 4대 주요 연구기관이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의 정치전에 대응하는 방어적 자유민주주의를 주제로 6개 국가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한 것은 시의 적절하고 의미가 깊다. 국제회의를 통해 중국의 정치전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경각심이 제고되고 한국을 비롯한 올해 선거가 예정된 주요 국가에서 중국의 개입을 어떻게 실효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기대된다.

한석희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와 동(同)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터프츠대 플렛쳐국제법·외교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특임연구원, 중국 베이징대 정부관리학원 강의교수를 거쳐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5~2017년 주(駐)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로 일했으며 현재 국가정보원 유관 연구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이다.

 

중국의 영향력 공작, 자유민주세계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김현욱_ 한국세계지역학회 회장, 국립외교원 교수

중국 정치전과 하이브리드 위협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되게 돼서 기쁘다. 적절한 시기에 열리는 회의다.

올해는 전 세계에서 절반 정도의 인구가 선거를 경험하는 해이다. 대만에서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고 4월 한국 총선, 연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다. 중국의 정치전과 영향력 투사, 공작을 경계해야 할 시기이다.

오늘날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여름부터 미국이 우세를 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 아니 시진핑 국가 주석은 점점 독재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작을 심화·확산한다.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와 ‘매력 공세(charm offensive)’ 수단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이 속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제5세대 전쟁(5th Generation Warfare)’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지정학적 이유로 인하여 중국과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한국 내에는 ‘주변 강대국 중국과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중국과 관계에서 한국이 더 이상 피해를 봐서는 안 되고 상호 존중에 기반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주지할 점은 어떠한 견해와 의견을 중시하든 중국의 정치전과 영향력 공작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권 국가 한국에 중국의 영향력 공작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정치전을 전 세계 다수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미국 고위 인사와 해당 문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설마’라는 표현이 처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간첩’, ‘스파이’ 등에 대해서 다수 국민들은 지난 냉전 시대의 일로 치부하고 있다. 중국의 하이브리드 전술은 인터넷에서만 떠드는 루머가 아니다. 실존한다. 학술 회의에서 전문가들이 각국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정치전을 증언해 주리라 믿는다.

오늘날 한국에는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영향력 공작에 대응하기 위한 법안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 중식당의 간첩 사건 의혹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 한국 22개 대학에는 공자학원(孔子學院)이 존재한다. 모 대학에는 차하얼연구소(察哈爾硏究所)도 있다. 해당 기관이 어떠한 영향력 공작을 수행 중인지 조사할 방법이 없다. 외국인 간첩 활동을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한국에는 시급하다.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서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중국의 영향력 공작의 위협 실태를 자각하고 대응 수단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를 희망한다.

김현욱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미국 브라운대에서 정치학 석사·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국립외교원 교수(미주연구부장)로 재직 중이다.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해군사관학교 명예연구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한국방송공사(KBS) 객원해설위원을 역임했으며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한국국제교류재단 비상근 이사, 합동참모본부 정책자문위원, 한국세계지역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