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차은우’ 공방…한동훈 “아첨꾼” 안귀령 “예능을 다큐로”

황효정
2024년 02월 27일 오후 3:58 업데이트: 2024년 03월 9일 오전 11:32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대표가 연예인 차은우보다 잘 생겼다고 하는, 비위 좋은 아첨꾼만 살아남는 정글이 돼버렸다”고 민주당을 겨냥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이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였다”고 맞섰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안 부대변인은 “아무리 국민의힘이 상황이 급해도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거나, 야당을 험담하는 것은 한 위원장이 하실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날 한 비대위원장은 서울 도봉갑에서 민주당 현역인 인재근 의원이 불출마하고 그 자리에 연고가 없는 안 부대변인이 전략 공천된 것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코를 대신 파주거나, 대표가 차은우보다 잘 생겼다고 하는, 비위 좋은 아첨꾼만 살아남는 정글이 돼버린 것이 이 대표의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안 부대변인은 앞서 지난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외모 이상형 월드컵’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연예인 차은우 중 한 명을 선택하라는 질문에 “이재명”이라고 답해 화제를 모았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향은 존중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만약 국민의힘 후보 중 제가 차은우보다 (외모가) 낫다고 하는 분이 있다면 절대 공천받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아주 높은 확률로 굉장한 거짓말쟁이거나 굉장한 아첨꾼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김재섭 전 당협위원장이 당에서 가장 먼저 도봉갑에 공천을 받은 1호 공천이라는 사실을 짚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김재섭 후보에게 더 분전할 것을 촉구한다”며 “저런 아첨꾼들(안 상근부대변인 등)이 국회에 들어가서 나라를 망치게 해서야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의 공천은) 세계사적으로 가장 투명한 공천이라고 생각한다. 이름 석 자 쳐보면 그 사람이 공천될지 아닐지 누구나 알 수 있지 않느냐. 1당이 그러는 건 나라 망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친명(친이재명)계가 대거 단수 공천을 받는 상황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운데)가 방송언론 국가인재 영입을 발표하며 이정헌 전 JTBC 기자(왼쪽)와 안귀령 전 YTN 앵커를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대해 안 부대변인은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였다”며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말싸움에 골몰하기보다 국민의 민생을 위해 조금 더 신경 써 달라”고 맞받아쳤다. 도봉갑 전략 공천에 대해서는 “특별한 연고는 없다. 도봉갑은 제 일터라고 생각한다. 관련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이번 공방에 대해 박범계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은 이튿날인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비대위원장이 안 부대변인을 띄워줬다며 “안귀령 후보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앵커 출신인) 안 부대변인이 시청률이 높은 방송에 출연해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지만, 범국민적 인지도까지는 갖지 않았는데 한 비대위원장이 그래 줌으로써 뜨는 거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 사이 오간 공방 덕분에 안 부대변인의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