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하고 있는 미국

조슈아 필립(Joshua Philipp)
2023년 11월 9일 오후 6:52 업데이트: 2023년 11월 9일 오후 9:34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이하 현지 시간) 방영된 영문 에포크TV 탐사보도 프로그램 ‘크로스로드’는 이 같은 주제로 집중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프로그램 진행자 조슈아 필립은 “(미 정부가) 60만 명 이상의 미국 시민권자들을 이스라엘과 레바논에서 대피시키고 있으며 전함과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추가로 중동에 배치하고 있다”는 최근 동향을 전했다.

미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란이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등지의 미군 기지들에 대해 로켓과 드론 공격이 있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러한 공격 중 일부는 이란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같은 달 23일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정부와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가 테러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소식을 전해 듣고 나서 상황실로 급히 달려가느라 기자 회견을 일찍 끝마친 적이 있다”면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역 내 이익에 대한 어떤 위협도 무대응으로 일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중동에 추가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와 함께 패트리어트 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대대 단위로 추가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시스템은 화학, 생물학 무기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로이트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동 전역에 걸친 이란과 그 대리인들의 확전 위협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깊은 대화를 나눈 결과 중동 지역에서 국방부의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일련의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규모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중동에 추가 병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이미 지역에서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기존 2000명에 추가되는 것이다.

앞서 2년 전인 지난 2021년, 당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과의 긴장이 완화되고 있다며 중동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철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필립은 “해당 방어 시스템의 대부분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등 이란으로부터 거듭된 공격을 받은 이후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옮겨지고 있었던 것들”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무기 시스템 철수 결정을 비판했다.

당시 테드 크루즈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 “이란의 중동 정복을 돕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가리켜 필립은 “이제 이란의 중동 정복을 막겠다며 시스템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몇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스라엘 편에 서서 그들을 방어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중동 지역의 평화유지군 역할도 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로 전쟁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 노력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인도적 역할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민간인의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공격을 지연시켜 민간인들을 전장에서 이탈시키는 것도 포함된다.

이란은 완전히 다른 문제를 대표한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UN 석상에서 “위원회에 모인 여러분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이란은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을 수년에 걸쳐 지원해 왔다. 이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고 습관처럼 위협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몇 주 동안 이란의 대리인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 병력을 거듭해서 공격했다”면서 “이전에도 여러 채널을 통해 이란 당국자들에게 계속해서 말했지만, 미국은 이란과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확전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블링컨 장관은 “하지만 이란 혹은 그 대리인들이 어디서든 미군을 공격한다면 실수”라고 보복을 암시하면서 “우리는 미군을 보호할 것이며 신속하고 결정적으로 우리의 안보를 확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로스로드’에 따르면, 하마스를 비롯해 최근 미군을 공격한 단체들을 비롯, 이란은 이번 분쟁에 관여한 모든 테러 단체 배후에 있다.

필립은 “소규모 공격이 이미 진행된 가운데 여기서 드는 중요한 의문은 미국의 반격이 개시되는 기준점이 어디가 될 것이냐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중동 지역에 병력을 증강하고 이란을 직접 비난하는 것이 한계처럼 보이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이날 방송을 끝맺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