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K-컬처 세계화 적기…‘한류문명’ 이룰수도” 이대영 교수

김태영
2023년 06월 11일 오전 12:16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5

6월 8일 오전 이대영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가 한반도선진화재단과 박수영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한 제431회 공동체자유주의 웹 세미나에서 ‘K-컬처 세계화를 위한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대영 교수는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 상임대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제2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집행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 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 다수의 작품을 직접 연출하거나 집필로 참여하는 등 현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문화·공연계에서 실무 능력을 겸비한 전문가로 통한다.

이대영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 이대영 교수 제공

우리나라는 드라마 ‘겨울연가’ ‘대장금’, 영화 ‘기생충’ ‘오징어게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을 통해 한국 문화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대영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현재 우리는 한류 시대를 지나 ‘K-컬처’로 정의된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한 단계 더 진화한 ‘한류 문명’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K-컬처가 복식, 음식, 정서, 언어, 전통 등을 일컫는다면 한류 문명은 도시, 역사, 철학, 과학, 교육, 법, 정치, 의료, 시스템 등의 의미를 포괄하는 용어로 쓰인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급속한 성장으로 고유의 전통적 관습과 충돌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문화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의 문화정책은 이러한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문화 정책의 시원(始原)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어 고유의 정책을 창안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까지 서구 문명이 우리 생활에 젖어 들었다면 이제는 반대로 한류 문명이 외국 문화와의 소통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문명으로 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원형적(原型的) 사유와 문사철(文史哲)의 정신문화 등이 깃든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모방자가 아닌 창안자로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류 문화 확산을 위해 각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나라 고유 전통에 기반한 문화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그는 “한류 문명의 발화는 인문·철학·역사·문화·예술·서지(書誌) 등을 연구할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부터 시작된다”며 “한민족의 전통과 현재, 미래를 잇는 문화 교량을 설립하고 향토 사학자를 의무 고용해 향토사 연구 대중화를 도모해야 한다. 또 전국 각지에 산재하는 풀뿌리 문화를 조사·채집하고, 이를 해외 한인 연구로까지 확대하는 문화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시원에 맞는 정책이 마련되면 시대에 맞춰 얼마든지 변형된 정책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또한 ‘시민들을 문화 애호층을 만드는 일’을 문화정책만큼이나 중요한 한류 문화 확산의 전제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한류 문명의 발화는 문화강국으로서의 국제적 명성과 활발한 콘텐츠 교류에서 시작된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문예부흥 운동이 전제돼야만 가능하고, 또 이러한 문예부흥은 예술가들의 상상과 표현을 이해할 수 있는 시민들의 교양과 문화 수준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과 마주한 대한민국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방안에 대해 이 교수는 “선진국보다 먼저 ‘문화 센서스(Census·전수조사)’를 시행해 문화지표조사 및 다양한 통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의 진입로에서 지구촌을 유혹할 새로운 문명의 여명이 밝아오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한류 문명을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적기(適期)”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