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공천 목표” 與, 공천 골머리…후보들 사이선 경쟁 격화

황효정
2024년 02월 27일 오후 5:47 업데이트: 2024년 03월 9일 오전 11:32

4·10 총선을 불과 4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이 마땅한 후보를 정하지 못한 지역구들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천 티켓을 따내기 위한 일부 경선 후보자 간의 경쟁은 격화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이 목표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총 63개 지역구가 ‘보류 지역’으로 남아 있다. 서울 노원을 등 당세가 약한 ‘험지’로 여겨지는 지역구 10여 곳에는 공천 신청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텃밭’ 중에서도 공천이 보류된 곳이 있다. 공천 잡음으로 인해서다. 대구·경북(TK)에서 대구 동구갑과 북구갑, 달서갑, 경북 구미을 등이 보류 지역이다. 이에 공천관리위원회는 TK 등 일부 지역구에서는 ‘국민 추천제’를 통해 참신한 인물을 후보로 전략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적의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남겨둔 지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영등포갑의 경우 예비후보 4명이 공천을 신청했으나 공관위가 결정을 미루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영입, 전략 공천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영등포갑은 김 부의장이 3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아울러 이달곤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남 창원진해 등 무주공산(無主空山) 지역구에 대해서는 전략 공천 여부를 고심 중이다.

이와 관련, 이날 장동혁 사무총장은 “선거구 조정이나 경계 조정(지역)의 경우 경선을 발표했더라도 아직 치르지 않았고,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면 그 이후에 경선을 치를 것”이라며 선거구 획정 작업이 진행 중인 지역구에 대해서는 획정안이 최종 확정된 후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입장을 낸 선관위 획정안대로 간다면 당장 선거구 자체가 달라지는 곳도 있고 경계 자체가 동일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지역구도 있다”며 “불가피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9일에 (선거구 획정 등) 모든 게 다 결정되지 않겠느냐. 그로부터 늦지 않은 시간에 (공천을) 결론 내고 마무리 지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 등 위원들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 여론조사 결과 집계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 속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구들에서는 경선 후보자들 간 상대 후보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주장과 이에 대해 네거티브 공격이자 허위사실 유포라는 반박을 반복적으로 주고받고 있는 양상이다. 경북 김천의 김오진 예비후보와 송언석 현역 의원, 서울 양천갑의 조수진 의원과 구자룡 후보 등이다.

같은 맥락에서 유일하게 ‘5자 경선’으로 치러지는 대구 동구을에서도 강대식 의원, 조명희 의원 등 현역 의원 간 경쟁이 치열하다.

또 같은 날 한동훈 위원장은 당내에서 친윤 공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자신의 불출마를 언급하며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했고, 김무성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원모 후보 같은 경우 강남서 빼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며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이 목표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오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첫날 이후 공천 과정을 보면 어떤 계파라든가, 어디 출신이라든가, 어떤 호오에 관한 방향성이 보이나. 난 안 보인다. 그런 방향성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어떤 특정한 집단을 쳐내는 식의, 피를 보는 공천을 이재명 대표가 하고 있다. 그걸 바라시나. 그게 정상적 정치인가. 감동적 공천이라는 것은 조용하고 승복하는 공천”이라고 말했다.

여야 간 선거구 획정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협상해 오던 안이 있는데, (민주당이) 어느 순간 만세 부르고 선관위 안으로 가자고 무책임하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