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공예의 진수를 누리다…소목과 장석의 정교한 만남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기획특별전

김태영
2023년 07월 1일 오전 10:41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2

서울시 은평구 은평역사한옥박물관 3 기획전시실에서소목(小木)’장석(裝錫)’ 분야 국가무형문화재 선생의 작품을 오는 7 9일까지 전시한다.

정교한 만남, 소목과 장석 주제로 이번 기획 특별전은 국가무형문화재 조화신 소목장 전승교육사와 박문열 두석장 보유자 작품을 소개하며 우리나라 목가구의 아름다움과 전통 공예의 진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기획전에는 작품뿐만 아니라 조화신, 박문열 선생이 직접 사용한 각 30점 이상의 도구도 함께 전시돼 관람객들이 전통 기술 보존을 위해 오랜 시간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장인들의 정신을 느껴볼 있게 했다. 조화신 소목장의 경상, 문갑, 책갑 등과 박문열 두석장의 반닫이 장석, 백동 경대, 자물쇠 등의 작품, 그리고 선생의 합작품인 머릿장과 빗접 등의 작품이 비치됐다.

6월 29일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 전시된 국가무형문화재 조화신 소목장 전승교육사의 작품 ‘책갑’ | 에포크타임스

건축을 주로 하는 대목(大木) 대칭되는 용어인 소목은 나무를 다뤄 가구나 집기, 창호 등과 같이 건물에 부착되는 시설물 제작을 의미한다. 목가구에서 나무 본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내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이러한 기술을 보유한 장인을소목장이라고 한다. 조화신 소목장은 1979년 고(故) 강대규(1936~1998) 소목장 보유자의 공방에 입문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990년 국가무형문화재 소목장 전승교육사로 지정됐다. 느티나무, 오동나무, 단풍나무, 참죽나무 등 목재 성질에 따라 부재의 끝을 이어 길게 하거나(이음 기법), 직교 또는 경사각으로 접합(맞춤, 짜임)해서 구조를 짜는 전통 기법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

장석(두석)은 전통 목가구, 고건축물 등의 구조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부착하는 금속제 장식을 뜻한다. 본래 장석은 가구가 틀어지는 것을 막는 기능적인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하지만 시간에 흐름에 따라 실용적 목적 외에 장식적인 기능이 더해지면서 목가구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는 요소가 됐다. 장석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두석장(豆錫匠)이라고 부르며, 국내 두석장 보유자는 단 2명으로 알려졌다. 그중 한 사람인 박문열 두석장은 18살 때부터 장석 제작을 시작해 지난 2000년 국가무형문화재 두석장 보유자로 지정됐다. 황동, , 백동을 재료로 조이질(선이나 원형 무늬를 새김), 투각(구멍을 뚫어 무늬 표현), 타출(두드려 양감을 표현) 등의 전통 기법을 사용해 작품을 제작한다.

6월 29일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 전시된 국가무형문화재 박문열 두석장 보유자의 작품 ‘반닫이 장석’ | 에포크타임스

소목장과 두석장은 목가구 제작 과정에서 실과 바늘 같은 관계다. 자연 상태의 나무로 만든 가구(소목) 화려한 금속제 장식(장석) 더해져 하나의 예술품이 탄생할 수 있는 것. 소목과 장석의 정교한 만남은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목가구에 다채로움과 아름다움을 더해준다.부터 우리 선조들은 소목과 장석을 적절히 활용한 가구를 곁에 둠으로써 실용성과 심미성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전통문화 유산은 우리 조상의 예지와 숨결이 깃든 소중한 민족 자산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김민정 학예연구사는전시 준비를 하면서 조화신 소목장에게 나무를 만지는 행위만으로도 치유 효과가 크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마음에 와닿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많은 사람은 나무를 만지고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고 힐링되는 기분을 느낄 있다고 한다”면서 “기계로 찍어내는 것보다 직접 손으로 작업하는 전통공예 기법이 사람의 내면을 울리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말했다.

6월 29일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김민정 학예연구사가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

관람객들의 반응을 묻는 말에 김 학예연구사는많은 분이 이번 전시를 보고 오늘날까지 전통 공예를 지켜오신 선생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을 많이 표현했다. 이러한 전통들이 후대에도 계속 계승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해주신 분도 있다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소중함을 알릴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2014 10 개관 이래 은평의 역사와 한옥의 문화를 주제로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은평한옥마을 위치한 이 박물관은 삼각산금암미술관, 셋이서문학관, 너나들이센터, 은평한옥마을 어울림터 다양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역사 소장품 수집과 다양한 교육·체험 활동도 제공한다. 조화신 소목장은 전통 목가구를 제작하는 소목 교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6월 29일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자원봉사자의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