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온난화 핵심지표 북극 빙하…“실제로는 녹지 않고 있다”

케이티 스펜스
2024년 02월 20일 오후 1:38 업데이트: 2024년 02월 20일 오후 4:07

유엔, CO₂와 북극 빙하량 상관관계 근거로 기후정책
“모델링 정확도에 문제점” 일부 과학자들 회의적 시선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최근 발표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북극곰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게 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CO₂) 및 기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기후모델을 반영한 시뮬레이션 결과 2050년 9월이면 북극에 빙하가 하나도 없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IPCC의 보고서는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했을 때 (2050년) 9월에는 북극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리고 이러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온실가스 배출이 북극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3년에도 IPCC는 이와 비슷한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다만, 당시 보고서에서는 북극에서 빙하가 사라지는 시점을 지금보다 20년 앞선 2033년쯤으로 예상했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선임연구원 론 쿽(Ron Kwok)은 지난 2013년 7월 당시 “모든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향후 20년 이내에 북극에 빙하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는 그리 머지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덴마크의 ‘노르딕 제품 지속가능성 및 환경 화학 독성 연구소(NIPSECT)’ 책임연구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앨런 아스트룹 옌센(Allan Astrup Jensen)이 발간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9월부터 2023년 9월까지 북극의 빙하 감소량은 ‘제로(0)’에 가까웠다.

옌센의 보고서는 “1978년 인공위성으로 북극 빙하 면적을 측정한 이후 빙하 면적은 매년 변화했다”며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빙하 면적이 상당히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그 이전 기간인 1978년부터 1996년까지는 감소 추세가 미미했으며 또한 그 이후인 2007년부터 2023년까지 17년 동안은 감소 추세가 실질적으로 0에 가까웠다”고 기술했다.

“그리하여 북극해 여름철 빙하가 10~20년 내에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뒷받침할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옌센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IPCC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반대로 빙하 면적이 확대돼 1996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관들은) 대류권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빙하 면적 감소의 원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공학자이자 조선(造船)기사인 프랭크 가이젤(Frank Geisel)은 1980년대에 미 해안경비대와 함께 북극과 남극의 빙하 두께를 여러 차례 측정한 바 있다.

그는 극지방 빙하의 두께를 측정한 이후 이산화탄소가 빙하의 양을 감소시키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결함을 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젤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런 문제에 대해 단순히 ‘이렇게 하면 저런 일이 일어날 거야’라고 인과관계를 함부로 결론 내릴 순 없다. 그러한 인과관계는 틀릴 가능성을 항상 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11월 3일 중국 내몽골의 한 무허가 철강 공장 근처에서 폐석탄이 하역되고 있다. IPCC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2050년까지 북극에 얼음이 없는 여름이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 Kevin Frayer/Getty Images

이산화탄소와 빙하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가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여름철 해빙기가 끝나는 9월 북극 빙하 면적의 연간 최저치를 기록한다. 이러한 측정 방식은 특정 시간에 북극해를 덮고 있는 빙하의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지난 1979년 9월, NOAA는 북극 빙하의 연간 최소 면적이 272만 평방마일(약 704만km²)이라고 보고했다. 환경단체인 국제 자연보호협회(The Nature Conservancy)는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37.1ppm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약 20년이 지난 1996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62.58ppm으로 상승한 반면 북극 빙하의 연간 최소 면적은 약 759만km²로 증가했다.

1996년 이후 해빙의 범위는 2007년까지 감소했고, 2006년과 2007년 사이에 가장 큰 감소가 발생했는데, 2006년 약 585만km²에서 2007년 약 427만km²로 감소했다. 이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83.37ppm이었다.

2007년에 이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미 지구물리학협회(AGU)는 북극이 ‘중대한 변화를 겪기 직전’에 있다고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간했고, 이 당시 떠다니는 빙하 위에서 굶주린 북극곰들의 사진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서식지 감소 등을 이유로 북극곰은 2008년 5월 15일(현지 시각) 미국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2008년과 2009년 사이 북극의 빙하 면적은 증가했고, 또다시 2012년 북극 빙하 면적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결론적으로 2007년부터 2023년까지 북극 빙하 감소량은 0에 수렴했다.

북극곰은 북극 해빙 면적이 크게 감소한 후 2008년 5월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 Ekaterina Anisimova/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지난 2023년 NOAA 소속 카프닉 연구원이 ‘올해가 174년 중 가장 따뜻한 해’라고 발표했던 것에 반해, 2023년 9월 북극 빙하의 연간 최소 면적은 약 438만km²로 2007년에 비해 약 10만 4천km² 증가했다. 2023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1.55ppm을 기록했다.

옌센은 몇 년 전부터 사람들에게 보기 쉬운 시각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의 데이터를 차트와 다이어그램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내가 처음 만든 다이어그램을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에 보냈지만 아무런 반응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2007년 이후 북극 빙하 면적 변화량이 0에 수렴한다는 사실에 과학자들과 내 친구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놀랐고, 더구나 IPCC의 공식 자료를 활용했음에도 정작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는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다.”

옌센은 “그들은 북극 빙하 면적 감소에 관한 언론의 경고성 기사와 IPCC에 대한 엄청난 존경심으로 세뇌돼 있다”고 질책했다.

가이젤 역시 일부 과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매우 거시적인 상황에 대해 매우 작고 거의 미시적인 분석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우리는 수십 년에 걸쳐 변화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올해 당장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양 엔지니어이자 해군 건축가인 프랭크 가이젤이 베링해의 해빙을 조사하고 있다. | 제공=프랭크 가이젤

“극지방 기상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극지방에는 매우 강한 고기압 대기층이 존재하고 있다. 이 고기압 대기층은 북극 바로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기층은 10년 혹은 12년 주기로 위치가 바뀌어 날씨 패턴이 바뀐다.”

가이젤은 “이러한 현상은 지금의 기술로는 완전히 파악하기 힘든 매우 거대하고 장기적인 변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가이젤은 북극의 고기압 대기층이 연구하기 어려운 이유는 기상학자들이 허리케인을 연구하기 힘든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기상학자들은 위성 이미지를 통해 허리케인을 면밀히 연구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당장 허리케인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예상하지 못한다.

“우리는 모든 허리케인에 대한 위성 이미지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우 정교한 모델링도 존재하고, 이런 모델링은 100m 단위로 허리케인을 분석한다”고 가이젤은 설명했다.

“그러나 허리케인이 육지로 상륙하기 시작하면 (모델링 조정이) 100m 단위에서 100마일(약 160km) 단위로 급격히 하락한다. 허리케인이 플로리다 해안에 상륙하면 플로리다 주지사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대피명령을 내리는 것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측정이 아무리 정확해도 그것이 정확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고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2019년 9월 1일 허리케인 도리안이 대서양에서 플로리다 해안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 NOAA via Getty Images

데이터에 남는 의문점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는 빙하의 면적을 파악하기 위해 위성을 통해 극지방 빙하를 측정하고 얼음 농도가 15% 이상인 곳을 빙하로 기록한다. 그런 다음 NOAA는 9월 측정치를 이용해 시간에 따른 극지방 빙하 변화량을 계산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오차가 상당하다.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는 “빙하가 여름에 녹았다가 가을에 다시 얼기 시작하는 동안 빙하 면적이 100만 평방마일(약 259만km²)가량 과소평가될 수 있고, 빙하가 녹기 시작하는 한겨울과 늦겨울 사이의 오차는 더 낮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설명에 따르면 해빙 면적 데이터는 오차 범위가 더 작은 3월에 비해 9월에 측정했을 때 최대 100만 평방마일까지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오차가 더 작은 3월의 측정치를 이용해 1979년부터 2023년까지 빙하 면적 감소량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감소율은 9월 측정치 기준(약 3만 평방마일) 대비 절반 수준인 1만 5천 평방마일(약 3만 9천km²)의 감소율을 보인다.

옌센은 기후모델 또한 입력된 데이터처럼 그렇게 완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IPCC와 앨 고어 전 미 부통령에게 노벨상이 수여된 2007년 이전 시기의 북극 빙하 면적의 급격한 감소는 영원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에는 그런 예측이 타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한 빙하 면적의 급격한 감소가 분명히 멈췄을 때 그러한 예측은 바뀌었어야 했다”고 옌센은 지적했다.

1979년부터 2023년까지 이산화탄소 농도와 북극 해빙면적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 자료=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 그래픽=에포크타임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극 빙하 면적 감소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온난화 이론의 주요 근거였기 때문에 이를 부정하는 것은 기후 변화 자체를 의심하게 만들 것이기에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또한 대부분의 그래프가 해빙 범위 측정의 시작점을 1979년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1979년에는 해빙 범위에 대한 위성 이미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NASA는 더 오래된 위성 이미지를 사용해 1960년대까지의 북극 빙해의 대략적인 추정치를 산출한 바 있다.

옌센은 1960년대 위성 이미지가 오늘날 모델만큼의 정확도를 보이지는 않지만, NOAA의 지속적인 북극 빙하 감소 주장과는 맞지 않는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978년 이전 몇 년 동안은 1978년보다 북극 빙하의 면적이 더 작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로 1978년에서 1996년까지의 자료가 북극 빙하 면적 감소 최대치를 나타냈을 것이다. 만약 이산화탄소가 북극 빙하 면적 감소의 원인이 아니라면 이러한 최대치는 또 갱신될 것”이라고 말했다.

197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3월(하절기)와 9월(동절기)의 해빙으로 뒤덮인 면적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 자료=미국 국립해빙데이터센터; 그래픽=에포크타임스

1990년대 초 작성된 IPCC의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976년 이후 북반구의 해빙 면적은 기상학적으로 일정한 변화를 보였지만, 1972년부터 1975년 사이 빙하의 면적은 현저히 작았다. 1981년경 이후 남반구에서도 빙하의 범위는 일정량 변화를 보였다. 1973년부터 1980년대 사이 남반구의 빙하 면적은 1980년대의 일반적인 빙하 면적보다 현저히 크거나 작은 기간이 몇 년간 있었다.”

옌센은 남극의 경우 빙하 면적 변화가 주로 엘니뇨와 라니냐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북극의 경우도 대서양과 태평양 해류의 변화가 북극 빙하량 감소의 주요 원인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의 답변

옌센의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은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의 수석 과학자 월트 마이어는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담고 있지 않다”며 보고서에 사용된 시작 연도는 “기록적인 최저치”라고 반박했다.

32년간 북극 해빙 범위 변화를 나타낸 그래픽. 왼쪽은 1984년 9월, 오른쪽은 2016년 9월이다. | 미 항공우주국(NASA)

마이어는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2007년을 시작 시점으로 삼은 것은 추세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작 연도를 고른 것이며 (그 자체가) 과학적으로 유용한 변화 지표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1979년부터 일관되고 지속적인 위성 데이터가 기록된 이래 전반적인 북극 빙하의 면적 추세는 45년 동안 강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2023년까지 17년은 북극 빙하 면적 기록상 가장 낮은 기록을 보이는 17년이었다. 빙하 유형과 얼음 두께를 분석한 결과 북극에서 가장 오래되고 두꺼운 빙하가 거의 완전히 사라지면서 빙하 두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 해빙 환경은 1970년대와 1980년대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렇게 밝힌 마이어는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가 1979년 위성 이미지의 데이터만 포함시키는 이유에 대해 “그것이 가장 높은 품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최고(最古)의 기록이기 때문”이라며 “이전 데이터를 추가하면 더 많은 맥락을 제공할 수 있지만 1979년부터의 데이터를 사용한 결론과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2008년 8월 28일, 그린란드 서부 해안에서 보트가 녹아내리는 얼음을 헤치고 지나가고 있다.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가 보유한 45년간의 데이터는 북극 해빙 범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대부분의 감소는 1997~2007년 사이에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 Steen Ulrik Johannesse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이산화탄소가 해빙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면 왜 이산화탄소 대기 중 농도 증가에 상응하는 빙하 면적 범위 감소 추세를 보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마이어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온실가스 배출은 해빙과 일반적으로 기후와 관련해 ‘장기적인 척도’로서 영향을 미친다.”

이어 “기후에는 항상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오차가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엘니뇨나 라니냐와 같은 다른 요인도 있기 때문에 매년 지구 기온이 일정하게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온실가스는 매년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 약간의 ‘연료’로써 작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 빙하가 45년 만에 세 번째로 높은 월간 증가율을 기록하며 2023년 12월에만 약 1천2백만km²로 증가했다.

빙하 면적은 하루 평균 약 8만 7천283km²씩 증가했는데, “이는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약 6만 3천972km²보다 현저히 빠른 속도”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