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SDR 편입’은 강심제인가 진통제인가

He qinglian
2015년 12월 28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3일

중국 위안화가 SDR(Special Drawing Rights‧가상의 국제준비통화)에 편입된 것은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규칙에 부합하기 때문이 아니다. IMF에 의해서든 미국에 의해서든 그것은 정치적인 고려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지난 4월, 로이터 통신은 데이비드 립톤 IMF 수석부총재가 한 언론에 “중국이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켜달라고 IMF에 요구했고, IMF는 위안화가 편입될 수 있도록 앞으로 기준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동의한 후에 확정됐으나, 중국 관영언론은 마치 미국에 대승을 거둔 것처럼 전과를 부풀리고 있다.

이 ‘전과’가 얼마나 건실한지 아래에서 분석해보겠다

중국몽 1: 위안화 SDR 편입으로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자가 위안화 보유 비중을 확대할 것이다

홍콩매체 봉황망(鳳凰網)은 ‘위안화 자산, 어떤 변화 생기나’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SDR 편입으로 예상되는 세 가지 변화를 제시했다. 하나는, 적어도 1조 달러의 외화보유액이 중국의 자산으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하나는, 향후 5년 이내에 외국회사가 중국에서 발행한 위안화 표시채권, 즉 판다채권이 5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중앙은행 외화보유액 관리기관과 기관투자자는 위안화 표시자산을 사재기할 것이란 전망이다.

봉황망만 이렇게 예상한 것이 아니다. 여러 언론에서 같은 소식을 전했는데 이를 종합하면, SDR에 편입됨으로써 안전한 화폐라는 지위를 얻게 되고, 그러면 국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위안화 사용이 늘어날 것이 분명해지고, 그러면 전 세계 기금배분의 구조가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즉 위안화가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으로 작용할 때의 비율이 대폭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베키 류 아시아 금리 프리미엄 전략가는 한 인터뷰에서 “SDR 편입 후 5년 동안 중국은 4조~7조 위안의 국제자산을 위안화 채권시장으로 배분하게끔 유도할 것이며, 내년에 유입될 해외자금은 5천억 위안에 달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IMF의 SDR은 일종의 ‘종이황금’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각국에 분배해 사용하도록 만든 일종의 국제통화기금 할당액으로서 실제로 유통이 가능한 화폐가 아니다. SDR의 용도는 ▲기존 보유자산이 부족할 경우, 지정된 화폐 인수국에서 해당 국가의 화폐로 바꿔 지불하는 수단 ▲IMF 회원국의 경상수지가 적자일 때 IMF 지정국에 SDR를 주고 사용 가능한 화폐를 받아 적자를 메우고 IMF에서 정한 대출금과 이자 지급 ▲IMF 내부 거래 등 세 가지다.

IMF가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킨 것은 개혁의 일부분으로 보인다. 국제무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위안화를 편입시켜 SDR의 구조를 더 합리적이게 하고 SDR의 대표성과 일반성을 강화함으로써 더 흡인력 있는 보유자산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판단이다. 그러나 SDR은 세계화폐시스템에서 비주류에 속한다. 따라서 위안화 편입으로 세계 자산배분의 구조가 바뀔 수 있을지는 각국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가 위안화 자산의 비중을 실제로 확대할 것인지, 그 여부에 달렸다.

중국몽 2: 위안화가 달러의 지위에 도전할 것이다

중국인의 영혼 속에는 ‘뛰어넘고자 하는 의식’이 있다. 영국을 뛰어넘고 미국을 따라잡자는 식이다. 이런 의식은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온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국제화로 나아가는 작은 한 걸음일 뿐이지만 중국의 많은 평론에서는 ‘위안화가 달러의 지위에 도전할 것’이라고 한다.

과거 중국에서는 달러가 위안화의 도전으로 국제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빼앗길까 우려하는 미국이 위안화의 SDR 편입을 저지해왔다는 여론이 계속 조성됐다.

그러나 위안화의 SDR 편입은 국제 결제통화로서의 명분을 얻었을 뿐이며 달러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 달러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국제 결제통화, 가치저장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주요 국가의 외화보유액이 달러라는 점 외에 국제무역거래 중 3분의 2는 달러로 결제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대부분의 도매거래는 달러로 거래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정책도 달러를 이용한다. 국제차관 및 채권시장에서의 거래 역시 대부분 달러 혹은 달러화 채권이다.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중국주식과 채권은 2천억 달러 정도지만 달러화 자산은 16조 위안 규모로 위안화의 80배다.

위안화가 정말로 달러와 경쟁할 수 있을까. 중국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일부 중국경제 분석가들은 위안화가 달러에 도전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다소 겸손한 입장이지만, 속뜻은 언젠가는 위안화가 달러를 도전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의미다. 그때가 15년 이후가 될 수도 있고 더 늦을 수도 있다. 올해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위안화는 세계무대에서 아직 작은 역할이지만, 달러도 20세기 초에는 그랬다”고 다소 비아냥대는 조로 평했다.

경제 예측의 범위가 100년을 넘어간다면 예측이 아니라 예언이다. 그러나 20년 내의 경제 예측은 가능할 수도 있다. 강한 화폐가 되려면 두 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나는 강한 국가경제력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신용이다. 이 점에서 중국은 20세기 미국과 같은 발전을 이뤄내기 힘들다. 우선 중국경제의 체질(기술력, 자원력)이 미국만 못하다. 미국과 같은 국가신용 보장제도 역시 부족하다. 게다가 중국경제는 현재 장기침체기에 진입했다. 국내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거액의 악성 부채가 다시 나타나고 유령은행이 잇따라 부도나는 등 금융이 위태롭고 실업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5~10년 안에 밑바닥을 탈출할지도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가 달러를 버리고 위안화를 선택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

앞으로 100년 이내에 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인가. 지난 100년간의 중국만 봐도 신해혁명부터 지금까지 세월의 격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기간에 정권이 몇 차례나 바뀌었고, 화폐는 중화민국 때 위안다토우(袁大頭))를 발행하고 국민정부의 지폐를 거쳐 위안화로 바뀌었다.

국제사회는 두 번의 세계대전과 한 번의 냉전이 발생했고, 제3의 물결과 아랍의 봄을 겪었으며, 국제통화 역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 파운드가 부차적인 화폐로 가치가 떨어졌고, 브레튼우즈 체제의 번영과 쇠락을 겪었다. IMF SDR 바스켓도 세 번 달라졌는데 이탈리아의 화폐 리라가 제일 처음 바스켓 구성통화의 하나였음을 지금 기억하는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애국자로서는, 위안화가 달러의 지위에 도전한다는 것은 ‘단지 중국이 실현하려는 공산주의의 미래일 뿐’이라고 보아야 하며 당분간은 민생이 목표여야 한다. 지폐의 시대에 들어선 이후 세계경제발전사는 한 가지 법칙만을 증명했다. 한 국가의 경제가 강해지면 화폐가 강해지는 것이고, 한 나라의 경제가 약하게 되면 화폐가 강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된 것을 두고 중국경제가 기사회생하는 강심제를 맞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실은 민심 수습용 진통제를 맞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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