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中 소상공인, 작년 중국 빵집 12만곳 이상 폐업

정향매
2024년 01월 9일 오전 10:40 업데이트: 2024년 01월 9일 오전 11:49

경기 침체에 소비 위축…저가 빵집 신규 개점 급증

지난해 중국에서 베이커리 점포 12만 개 이상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위안(약 400원)짜리 저렴이 빵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요식업 관련 매체 훙찬왕(紅餐網)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중국에서는 베이커리 점포 12만2000곳이 개업했지만, 같은 기간 12만100곳이 영업 종료했다. 10개월간 베이커리 점포 개수가 고작 1% 증가한 것이다. 

훙찬왕이 인용한 2023년 중국 음식 배달앱 ‘메이퇀(美團)’ 관련 보고서에 나타난 코로나19 팬데믹 후 제과 업계 발전 추이에 따르면, 2019년 메이퇀 TOP 100 베이커리 업체 중 39곳이 2023년에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업체 32곳은 매장 수를 줄였다. 폐업하거나 매장을 줄인 업체 중에는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가 대거 포함돼 있었다. 다수 소셜미디어(SNS) 인기 매점도 더 이상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훙찬왕은 중국 기업 정보 검색 플랫폼 치차차(企查查)를 인용해 “지난해 한 해 동안 베이커리 업계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식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치차차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베이커리 업계 융자 횟수는 12회에 그쳤다. 2022년에는 22회였다. 공시된 2023년 융자 규모는 2022년 규모의 3분의 1 미만이었다. 

메이퇀 통계에 따르면 중국 베이커리 점포의 평균 생존 기간은 32개월이다. 2년 내 폐업 확률이 57.7%이고 4년 이상 생존 확률은 23.8%에 불과하다. 

기존 베이커리 점포는 다수 몰락하고 있지만 ‘2위안 빵집’이 업계 신흥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훙찬왕에 의하면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전역에는 2위안 빵집 창업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0월에만 산둥성 지난(濟南)·칭다오(青島), 랴오닝성 다롄(大連), 광시성 난닝(南寧), 윈난성 쿤밍(昆明), 장쑤성 난징(南京)·쉬저우(徐州), 안후이성 허페이(合肥), 푸젠성 닝더(寧德) 등의 도시에 2위안 빵집이 다수 개업했다. 수도 베이징, 남부 대도시 광저우 등 1선 도시에서도 2위안 빵집 브랜드 체인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제과 업계 몰락의 이유로 훙찬왕은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 체인점 위치에 따라 부동산 임대료가 높고, 인테리어 및 기타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상품 가격도 비싸다는 점을 짚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면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소비가 대세라는 게 훙찬왕의 설명이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당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빵 가격은 얼마인가?”라는 설문 조사에 네티즌 34만40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10위안(약 1800원) 이하” “10~20위안(약 1800~3600원)”을 답한 네티즌이 90% 이상이었다. 

2023년에는 “월급 1만 위안(184만원)으로는 빵을 사 먹을 여유가 없다” “빵 한 조각이 한 끼 식대보다 비싸다” 등 빵 가격 인상 관련 주제가 인기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한 네티즌은 “베이커리 제품이 비싼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밀가루는 발효해도 밀가루일 뿐, 영양소가 증가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먹지 않겠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요식업, 소매업 경쟁이 심각하다.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에 감당할 수 없다. 신규 개업한 빵집은 빵 한 조각이 8~10위안(약 1400~1800원)인데, 몇 조각만 사면 40~50위안(약 7300~9200원)이다. 이런 가격으로 장사가 되겠느냐?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불필요한 소비는 줄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