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도 韓 총선 주목…“尹 대통령 레임덕 빠질 것”

황효정
2024년 04월 11일 오후 6:06 업데이트: 2024년 04월 12일 오후 2:10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헌정 사상 최초로 5년 임기 내내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를 경험하는 대통령이 된 가운데, 외신들이 한국의 총선 결과에 주목하며 윤 대통령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일제히 내놨다.

11일(이하 현지 시간) 로이터·블룸버그·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한국의 22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을 전하며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권력누수)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입을 모아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큰 패배’라고 표현,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에 입지가 약화되고 투자자에 친화적인 정책을 포함한 그의 의제는 더욱 큰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FP통신은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지 못했고, 국민의힘의 국회 장악력 부족으로 보수적 입법 의제가 틀어졌다”면서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레임덕으로 예상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총선 결과는 윤 대통령 정책에 대한 거부였다”면서 “윤 대통령은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dead duck)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로이터통신 보도 화면 캡처

영국 공영 BBC는 “(이번 선거가) 임기를 3년 남긴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었다”며 “이번 패배로 윤 대통령의 권위는 심각하게 약화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또한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2년간 미국,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외교정책에선 두각을 나타냈지만 기업 친화 조치 등 국내 의제에선 점점 위태로워 보인다”며 “이제 레임덕에 빠질 위협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공영 NHK는 “윤 대통령이 야당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고 어려운 정권 운영을 강요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외신은 오는 2027년 치러질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외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의 반감으로 인해 한국의 보수 세력이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