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제법은 중국 공산당에 ‘솜방망이 제재’를 가하는가

청샤오눙
2019년 12월 17일 업데이트: 2019년 12월 17일

지난 2년 간 국제사회는 미중 무역 분쟁에 임하는 중국 공산당의 불성실한 태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국은 국제법과 국제적 관행을 공공연하게 무시하고 적극적으로 위반하며 미국과 경제적·무역적 대립을 초래하고, 국제사회의 촉각을 곤두서게 했다. 현행 국제질서 아래에서 중국 공산당은 국제적 규범과 규제를 무시하고 있다. 국제적 민주주의 체계 아래 마련된 각종 규제와 법치주의는 중국 공산당의 행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협상을 통해 도출된 결론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10월 11일 1단계 무역합의를 발표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년간 중국이 다수의 협상에서 보여준 행동은 국제사회로 하여금 중국 공산당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신뢰란 쌓기는 어렵지만 무너뜨리기는 쉬운 법이다. 중국 공산당이 미중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변덕스럽고 신뢰하기 힘든 모습은 모든 국가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2년 간 지속된 미중 협상은 크게 네 가지 시기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올해 5월 중순까지의 양국간 순조로운 협상의 시기였다. 기본적으로 양국은 모든 협상 사안에 있어 합의점에 도달했었다. 후일 미국은 양국이 합의문 작성을 마친 뒤 조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였다고 밝혔을 정도다.

그러나 이 시기는 곧 깨어졌다. 중국 공산당이 WTO 규제와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국제적 관례를 계속 어기고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침해 행위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곧 새로운 협상에 들어갔다.

두번째 시기는 2019년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다. 이 시기에는 중국이 ‘협상 테이블 뒤집기’ 전략을 시도했다. 중국 측이 사실상 합의가 이미 끝난 협약에 갑자기 조인을 거부하면서 무역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세번째 시기에서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압박을 가했다. 이는 미국 농가에 타격을 입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을 하락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마지막 시기는 9월 말부터 10월초까지다. 이 때 중국은 갑작스러운 유턴으로 미국 농산물 수입량을 2017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함으로써 협상 교착 돌파를 시도했다. 이로써 양국은 경제, 무역 이슈들에 있어 1단계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중국이 변덕을 부리는 사이, 미국은 계속 타협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단 한 가지, 협상 초 중국의 비협조적 태도에 관세부과로 맞선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즉, 중국이 갑작스럽게 방향을 전환한 것은 미국이 밀고 당기기 식으로 나섰기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뜻이다. 중국이 공격적 태도에서 정반대로 돌변한 것은 다음의 두 가지 계산에 의한 행동일 수 있다.

첫째로 지속적인 경제 하향세에 대한 즉각적 완화 장치가 필요했던 중국에게 있어, 대미 수출 지속은 필수불가결한 사안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둘째로,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고 판단한 중국 공산당이 미 대선 이전에 농산물 수입량 증대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

미중 무역 협상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는 사실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대하는 기존의 태도와 완전히 일치한다. 즉, 협상의 신의성실 원칙이나 명문화된 국제법 및 국제규범 준수 노력을 무시한 채 자국의 이익만을 기본 전제로 삼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의미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말을 번복하게 되더라도 전혀 괘념치 않았다는 점 또한 마찬가지다.

중국 공산당이 WTO의 ‘불량 멤버’로 취급되는 이유

중국의 WTO 가입도 벌서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불거진 이슈 대부분은 중국이 WTO 가입 조건으로 동의했던 경제혁신 약속을 위반하면서 보였던 행동 양식과 같은 양상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 중 한 사람인 케빈 하셋은 BBC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이 WTO의 ‘불량 멤버’로 행동해왔다고 말했다. 하셋은 또한 WTO가 지구촌의 현대화에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일임한 것은 사실이나 미국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은 타국과 무역갈등을 겪으면 WTO에 제소한 뒤 대게 승리하지만, 각 사안에서 이미 발생해버린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는 5~6년 정도가 소요된다. 게다가 처벌이 미미하기 때문에 일부 국가는 처벌을 감수하고 규제를 어기는 쪽을 택하고 만다. 하셋은 “우리는 WTO 가입국이 지금의 중국처럼 행동하는 경우를 예상하지 못했었다. WTO에게 있어서도 이토록 통제를 따르지 않는 가입국은 새로운 사례였다”고 전했다.

어째서 중국 공산당은 WTO 가입 시에 조건으로 내세웠던 경제 개혁 약속을 그렇게 오랫동안 어겨온 것일까? 실상 중국은 WTO 가입의 이점을 취하고 싶었을 뿐, 기존의 중앙집권적 시스템으로 누리던 자신들만의 이점을 경제 개혁으로 잃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주룽지 전 중국 총리는 WTO와 국제사회에 사기행각을 벌인 한 셈이다. 실제로 경제개혁 약속에 관한 중국 내부의 우려가 커지자 주룽지는 한 내부 회동에서 “WTO 가입 시 내걸었던 조건들은 향후 언제든 무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20년 동안 중국 공산당은 실제로 그러한 태도로 일관하며 국제법에 반항했다. 본래 WTO의 규제들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맺은 신사협정으로, 대부분 국가가 이를 준수한다. 처음 규제를 만들 때만 해도 WTO는 강력한 처벌을 명문화하지 않았다. 공산당은 WTO의 이러한 ‘솜방망이 규제’의 약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후 충분한 힘이 생겼다고 느낀 중국 공산당은 경제 개혁 약속을 이행하는 대신, “국제 통치 체계 개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며 나섰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기존처럼 WTO 규제를 자기 입맛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국제법마저 자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도록 개정하려 들었다는 이야기다. 중국이 말한 이른바 ‘주도적 참여’란 이런 악의를 감추는 감언이설에 불과했던 것이다.

지적 재산권 침해 이슈 해결의 어려움

30여 년 전 중국은 문학·예술적 저작물의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1886년 9월), 표장의 국제등록에 관한 마드리드협정(1891년 4월), 특허협력조약(1970년 6월), 세계저작권협약(1971년7월), 음반의 무단복제로부터 음반제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협약(1971년 10월), 상표등록조약(1973 6월), 산업재산권 보호에 관한 파리협약(1883년 3월), 집적회로에 대한 지식재산권 조약(1989년 5월) 등, 여러 지적재산권 협약에 동의했다.

중국 공산당이 관련 국제규범을 준수하기만 했더라면 오늘날과 같이 지적재산권 위반 국제 기소가 횡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지적재산권 국제협약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태도는 WTO를 대하는 태도와 동일하거나 더 심하다. 중국은 국제 지적재산권 협약을 짓밟고, 무시하고 있다.

미국 지적재산권 절도 대책위원회(Commission on the Theft of American Intellectual Property)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표절, 불법복제, 기업비밀 탈취 등 지적재산권 범죄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연간 2250억~6000억 달러에 이른다. 그 중에서도 기업비밀 탈취로 발생하는 피해액만 1800억~5400억 달러에 해당한다.

중국 기업들의 지적 재산권 위반 유형은 ‘강압’과 ‘절도’ 등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강압’이란 이른바 중국의 ‘시장 대 기술 교환’(market for technology) 정책을 의미한다. 중국의 ‘시장 대 기술 교환‘정책은 WTO 가입 이전 중국 중앙정부가 해외 기업들에게 중국 시장 진출의 대가로 기술의 일부의 이전을 요구하던 정책을 의미한다.

1984년 3월 22일 중국 국무원은 국가경제위원회의 보고서를 승인하며 “해외제품 수입과 기술 도입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중국 시장의 일부를 내어주고 해외 선진기술을 도입할 것. 이는 중국 기술 발전을 위한 중요 정책”이라고 말했다.

1998년 4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대외 개방 강화, 해외 자본 운용 확대를 제안하면서 그 안에 ‘시장 대 기술 교환’ 정책 관련 세부 사항 두 가지를 포함시켰다.

WTO는 해외 자본을 압박해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했기 때문에 중국의 ‘시장 대 기술 교환’ 정책은 보다 교묘하게 시행됐고 지방 정부는 해외 자본에게 지속적으로 기술이전을 요구했다.

2015년 국제적으로 중국 관련 조사가 98건 이루어졌고 이 중 첨단 기술과 집약적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전기 기계 산업 및 조명 산업에 관한 사안이 전체 80%를 차지했다.

재중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C)는 394쪽 분량의 연간 보고서에서 중국 내 유럽 기업의 20%가 중국 측 파트너 기업에 강제로 기술을 이전해줘야 했다고 밝혔다. 지난 2년 동안 한국 매체들 역시 광저우 시 정부가 LG 디스플레이 측에 대형 OLED 모니터 기술을 대가로 광저우 시내 공장 설립 허가를 제안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중국의 기술 절도는 대부분 해외 수출이 금지되어 있는 신기술이나 군사기술이 그 목표다. 중국의 산업 스파이 범죄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이뤄진다. 기술직 직원 매수를 통한 기술 유출, 서양 국가에서 수출이 금지된 첨단기술 장비의 밀수입, 국가 정보부를 동원한 미국 정부 및 기업 데이터베이스 해킹 및 기술지식 유출 등이 그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음성적인 방법으로 서양 국가들의 첨단 기술을 훔치려는 것은 기술을 직접 자국 내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더 큰 목적이 있다. 훔친 기술을 이용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도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중국은 해외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부당한 방식으로 취득한 뒤, 그 기술을 이용한 모방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다시 국제 시장에 내놓는다. 이는 중국의 국가 발전 정책의 일부가 됐으며, 많은 중국 기업들이 이 방식으로 성공을 거뒀다. 서양 국가들에 큰 경제적 손실을 입힌 원인이기도 하다.

이는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국제 협약을 정면으로 어기는 행위이지만 중국 공산당은 이 점을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지적재산권 보호 국제협약 역시 WTO 규제와 마찬가지로 ‘신사협정’이며 그만큼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공식 대외 선전 매체인 둬웨이 뉴스는 지난 9월 25일 사설에서 “모든 종류의 국제 협약은 위반될 수 있다…(중략)…왜냐하면 국가 내의 협약은 각국 정부에 의해 공증 및 감독되는 반면, 국가간 협약을 공증하고 감독할 주체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국제 정세에서 집행력을 결여한 국가연합(UN), UN국제사법재판소 및 기타 조직들은 패권 국가들의 도구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자기 자신들에게 해당되는 주장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진짜 의도를 드러내는 사설이기도 하다. 각국 국제법 위반 행위를 감독, 제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강제력을 갖춘 국제적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상, 중국 공산당은 시스템의 허점을 반드시 이용하리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훗날에는 UN을 비롯한 국제단체들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국제 패권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까지 내비치고 있다.

중국에 대항하는 국가는 왜 미국뿐인가?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중국 공산당의 침해 행위에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불만이 없지는 않지만 사업 기회를 잃을까 두려워 중국에 감히 대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선진국이 이렇게 행동했다면 중국 공산당은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작년부터 WTO와의 약속을 어기고 국제 지적재산권 협약을 노골적으로 위반해가며 막대한 경제, 기술적 이익을 챙기려는 중국 공산당의 야욕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이러한 역할을 자처한 첫 번째 이유는 물론 미국이 중국 공산당의 최대 피해자기 때문이다. 미국은 군사적 방법이 아닌 경제적 방법으로 대처에 나섰는데, 이는 중국 경제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미국의 대응은 중국 공산당에게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니케이 신문은 미국이 지적재산 등 무형의 자산으로부터 수익을 얻는 산업 구조를 구축했다고 논평했다. 실제로 현재 개별 미국 기업들의 자본 구조 측면을 보면, 기술적 노하우를 대변하는 ‘특허’와 브랜드 영향력을 대변하는 ‘상표’ 등 무형자산이 4조4000만 달러 규모의 가치를 형성하면서 공장이나 설비와 같은 유형 자산의 가치를 뛰어넘었다.

미국 기업들 전반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가치 총량은 전체의 26%로,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비중이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 기업들의 순이익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의 25%에서 현재 39%까지 급등했다. 일본은 6.4%, 중국은 더 작은 비중을 기록했었다.

이는 두 가지 사실을 의미한다. 첫째, 미국의 지적재산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중국 공산당은 이를 탐내고 있다. 둘째, 중국 공산당이 계속해서 미국의 지적재산을 훔친다면 이는 미국 재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훔쳐 가는 것이 된다. 이는 결국 양국 모두에게 ‘제로섬’의 결과를 안겨주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을 이용하지 못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훔쳐간 자산을 이용해 미국에 대항할 수 없도록 하는 대중 무역ㆍ경제 전략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역시 이번 미중 무역ㆍ경제 협상에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관행을 효과적으로 압박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 점을 인지한 중국은 ‘내정과 주권’이라는 핑계로 관련된 심도 있는 대화를 기피했다. 지적재산권 침해는 미중 협상의 핵심 안건 중 하나였다. 그러나 대부분 국가에서 지적재산권 분쟁은 사법부의 영역이기 때문에 행정부가 국가 간에 벌어진 개별 지적재산권 사례를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게 여겨지곤 한다.

미국의 경우 불법 복제품 및 위조품의 판매 및 기타 행위는 거래상법으로 다스려지지만, 지적재산권 절도는 형법으로 다스린다. 민법과 형법의 집행은 개별 사법부서에서만 다룰 수 있으며, 거꾸로 사법부 또한 지적재산권 침해에 관한 국제 협상에 관여할 수 없다.

미국은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있어 중국을 제재하는 것은 물론,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대화조차 나눌 수 없다. 따라서 주효한 제재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데, 현재로서는 관세 인상만이 가용한 방안이다.

미국은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할 수 없기 때문에 대중 무역 적자와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연결 지어 언급할 수밖에 없으며,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억제하기 위해 가혹한 관세 인상을 압박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10월에 중국이 보인 태도 변화는 그간 미국의 접근 방식이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중국의 지적재산권 위반을 멈추기 위해서는 양국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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