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는 11일 대만 대선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국민투표

샤오밍
2020년 1월 6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7일

이번 대만 대선은 2016년 미국 대선과 그 성격이 유사하다. 2016년 미국 대선은 타성에 젖어있던 미국에 유익한 브레이크가 됐다. 이후 미국은 국가 발전을 위한 다방면의 방향 전환이 가능해졌다.

2020년 대만 대선(총통선거)은 표면적으로는 민진당과 국민당 사이의 선택이지만, 그 이면을 보자면 중국 공산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띠고 있다. 국제 정세의 측면에서 보자면 미중 대립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의 손을 잡을 것인가 아니면 미국의 손을 잡을 것인가의 선택이다.

이번 대만 대선은 2020년 1월 11일 치러지며 중화민국 15대 총통과 부총통, 제10대 입법위원(국회의원 격)을 뽑는다. 직접선거제로서는 7번째로 시행되는 대선이다.

정치적으로 이번 대선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것이 2018년 11월의 지방선거다. 탈(脫)중국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총통과 여당인 민진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이 선거에서 민진당은 친(親) 중국 공산당 성향의 국민당에 참패했다. 이번 대선은 그간 달라진 민심의 향방을 확인해보는 기회다.

대만의 지방선거는 4년마다 직할시‧현(縣)시 시장 및 시의원을 비롯해 9개 유형의 공직자를 한 번에 뽑는 선거다. 당시 선거에서 선출된 공직자 수는 1만여 명이었다. 그 규모 때문에 이 선거는 지방 정치의 ‘새판짜기’로도 불린다. 선거 결과는 국민당의 대승, 민진당의 참패였다. 직할시 및 현시(縣市) 결과만 보면 시장은 국민당 15명, 민진당 6명이었고 의석수는 국민당 394석, 민진당 238석이었다.

2018년 11월 지방선거 이후 차이잉원은 민진당 당수직을 사임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도는 10% 안팎으로 역대 최저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차이잉원의 지지율은 46.3%에 달했고 한궈위는 14%로 주저앉았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진당이 국민당을 10% 정도 앞섰다.

대선이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이잉원과 민진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1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한 일이다.

이런 대반전의 1등 공신은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공산당이다. 2019년 1월 2일, 시진핑 총서기는 ‘대만 동포들에게 고하는 글’ 발간 4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만을 중국과 통일하고 일국양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만에서 우려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차이잉원 총통은 다음 날 일국양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반박했다. 차이잉원의 발표 직후 하락하던 지지율이 반등했다. 아직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발생하기 전이었다.

시진핑의 발언이 몰고 온 파장은 얼마나 컸던 걸까. 대만 중앙연구원 사회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만인들은 ‘주권과 경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2018년에는 주권 30%, 경제 50%라고 답했지만, 2019년 5월에는 주권 60% 경제 30%라고 답변 비율이 역전됐다.

이처럼 상승하고 있던 대만인들의 주권의식은 홍콩 시위 발생 후 더욱 뚜렷해졌다. 홍콩 사태를 본 대만에서는 ‘일국양제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차이잉원의 지지도 역시 더욱 상승했다.

대만 정계에 떠도는 “중국 공산당이 위협하면 할수록 차이잉원을 돕는다”는 말이 사실로 증명된 셈이다. 이번 대만 대선은 대만인들에게 중국 공산당과 가까워질 것이냐 멀어질 것이냐의 선택이다.

대만은 미-중 간 빅게임의 중요 카드

차이잉원 지지율 급등의 원인은 또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표되는 미국과 중국 공산당 사이의 대결이다. 전 세계는 두 세력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가혹하지만 현실이다.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놓인 대만은 더욱더 그러하다.

그간 미국과 대만 사이의 관계는 몇 차례 부침을 겪었다. 가장 잘 알려진 사건은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었다. 미국은 중-소 사이에 균열을 만들어 구소련을 약화시키기 위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 공산당과 수교했다.

이후 대만은 유엔에서 쫓겨나듯 탈퇴했다. 당시 대만은 대국 간의 게임의 희생양이 됐다. 미국에 배신당한 것이다.

결국 40년이 지나서야 미국은 스스로 호랑이를 키워 끝내 우환거리를 만들었음을 깨달았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기대했던 자유민주 체제로 전환하기는커녕 오히려 가장 위협적인 괴물이 돼버렸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더는 그대로 놔둘 수 없게 됐다.

이 시점에서 대만의 전략적 위상이 크게 부각됐다. 대만이 지닌 군사적, 경제적, 이념적 가치를 미국과 중국 공산당 양측 모두가 큰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미국은 분명히 대만이 자기편에 서 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만은 이로써 다시 미-중 게임의 중요 카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카드라는 것은,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언제든 희생당하고 버림받고 배신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점에 대해 대만과 미국은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아는 바로는 양국 모두 이 현실적인 문제를 매우 잘 알고 있다.

대만인들은 대만이 줄곧 대국 간 게임의 카드였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되 냉정하게 활용해 유리한 정치적, 경제적 지위를 얻으려 하고 있다. 미국 또한 이를 인정하고 있다. 미국의 친(親)대만 정치인들은 현 상황을 대만이 도약할 역사적 기회로 보고 있다.

또한 나는 미국이 과거 40년에 걸쳐 중요한 경험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바로 가치관의 일치가 가장 기본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있을 대만과의 교류에서 이런 깨달음이 반영될 것이다.

대만은 미래 중국의 모델, 중국 공산당은 남태평양 섬나라를 노린다

대만은 미래의 중국을 위해 남겨진, 자유 민주주의를 싹틔울 씨앗이자 모델이고 희망이다. 중국인이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이 있고 또 번창할 수 있다는 증명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이 붕괴하게 되면 14억 인구에게는 심리적, 정신적 위안이 필요하다. 대만은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이다.

미국은 공산당 이후의 중국이 자유 세계의 일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는 전 세계를 위해서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지도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이번 대만 대선이 공산당이 무너진 후를 대비해 묻어둔 자유의 씨앗을 잘 보존하는 기회임을 잘 알 것이다.

필자는 지난 12월 9일 워싱턴의 글로벌대만연구소(Global Taiwan Institute, GTI)에서 열린 ‘대만, 중국 그리고 남태평양에서 미국의 이익’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과 대만의 전문가와 학자들, 대만 외교관, 데이비드 스틸웰 美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이 참가했다.

이날 스틸웰 차관보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대만과 태평양 섬나라 간 제1차 대화’에 미 국무부를 대표하는 관리를 참가시켰다고 밝혔다. (남)태평양 섬나라들은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섬 등이다. 이들 섬나라는 중국에서 지정한 군사전략상의 대미 방어선인 제1열도선에 속한다.

중국 공산당은 2017년 ‘일대일로’(一帶一路, 21세기 해양, 육로 실크로드) 사업에 남태평양의 빈곤한 섬나라들을 포함시키고 해당 국가에 도로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해당 국가 지도자들에게 중국과 대만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남태평양의 키리바시와 솔로몬제도가 대만과 단교한 것이 이 때문이다.

이들 국가의 지도자들은 “우리도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지하지만 미국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중국만이 우리를 도와주러 왔다. 그러니 우리가 그들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에서 열리는 ‘대만과 태평양 섬나라 간 대화’에 미 국무부 대표가 참석했다는 것은 하나의 정치적 제스처로 읽힌다. 대만을 통해 남태평양 섬나라와 관계를 함께 발전시키고 경제 원조 등을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다.

또한 펜스 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남태평양 섬나라들의 지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지역에서 중국 공산당의 지정학적 야심, 군사적 위협이 높지 않았을 때, 미국의 태도는 이렇게 분명하지 않았다.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확실히 변했다. 필자는 얼마 전 미 태평양 함대의 전 정보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다. 이 관계자는 자기들이 매일 오전 5시에 모여 회의하고 6시 30분에 또 회의한다고 했다. 그들은 중국 문제를 자주 다루는 정도가 아니라 분 단위, 초 단위로 다룬다고 했다.

요약해보자. 미국-대만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미-중 관계에 의해 결정돼 왔다. 대만은 그동안 대국 게임 속의 카드였다. 하지만 닉슨 대통령 시대부터 40년 동안 미국은 교훈을 얻었다. 국익보다는 이념과 가치관에 바탕을 둔 관계가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비슷한 가치관 없이는 단기간의 이익이 일치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함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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