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창춘’ 작가, 中 당국 금서목록에…오히려 관심 급증

왕요췬(王友群)
2022년 09월 4일 오후 3:31 업데이트: 2022년 09월 4일 오후 3:31

논평

최근 만화가 궈징슝(郭競雄)의 도서와 작품이 중국 교육당국으로부터 금서(禁書)로 지정됐다. 이 소식이 국내외에 전해지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의 유명세를 잘 알고 있지만 평소에 만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금서 조치를 내리자 ‘궈징슝이 누구야?’ ‘금서가 된 이유가 뭐지?’ ‘중국 공산당 심기를 건드렸나?’ 등의 의문을 가지고 오히려 관심을 쏟게 됐다.

중국 공산당이 궈징슝의 책을 금서로 지정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창춘(長春·Eternal Spring)>이라는 영화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영화감독 제이슨 로프터스(Jason Loftus)가 연출하고 캐나다의 제작사 로프티 스카이(Lofty Sky)가 출품한 이 영화는 만화가 궈징슝이 미술감독을 맡아 6년에 걸쳐 제작한 중국어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다.

호평 일색의 관람평

캐나다 다큐멘터리 <창춘>이 뉴욕 휴먼라이츠워치 영화제에서 개봉했다. | 스핑/에포크타임스

미국 뉴저지 관객 카렌 라슨(Karen Larson)은 영화를 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영화 제작 수준, 특히 궈징슝의 손에서 창작된 애니메이션 삽화를 높이 평가했다.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점수 별 5개를 주고 싶다. 가능하다면 10개를 주고 싶지만.”

뉴욕 작가 스티브 맥스(Steve Mackes)는 <창춘>의 예술 기법을 연신 칭찬했다.

“나는 다슝이 위대한 예술가, 위대한 애니메이션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정말 감동적이다.”

감독 겸 작가 체리 고르게크(Cheri Gaulke)는 영화의 메시지에 주목했다.

“(보기 전에는) 영화에 대해 전혀 몰랐고, 그냥 한번 보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내가 정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영화였다. 예술성이 뛰어나고 또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영화 제작자이자 편집자인 에두아르도 아이레스 소아레스(Eduardo Ayres Soares)는 애니메이션 기법과 수준 높은 완성도에 찬사를 보냈다.

“애니메이션은 완벽하다. 3D와 2D의 결합이 아주 좋다.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편집, 아름다운 음악, 이런 것들이 확실히 서사(敘事)를 강화한다. 이 영화는 기술적으로 제작하기 어렵지만 효과는 아주 좋다.”

<창춘>, 오스카상 후보에 올라

캐나다 최대 영화 투자사 텔레필름 캐나다(Telefilm Canada)가 <창춘>이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 Lofty Sky 제공

8월 24일, 캐나다 최대 영화 투자사 텔레필름 캐나다(Telefilm Canada)가 <창춘>이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창춘>은 캐나다 최초로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 오른 중국어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가 됐다.

이에 앞서 <창춘>은 그리스·네덜란드·캐나다·미국·호주 등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3월, 그리스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Thessaloniki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첫선을 보인 <창춘>은 ‘관중상(최고상)’과 ‘인류 가치상’을 받았다.

4월, 영화 100여 편이 출품된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영화제 ‘무비즈 댓 매터(Movies That Matter)’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특별언급상(Special Mention)을 수상했다.

5월, 북미 최대 규모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핫닥스(Hot Docs)에서 63개국 출품작 225편 가운데 ‘관중상’ 1위를 차지했다. 관중상은 최고의 다큐멘터리를 위해 제정한 상으로, 캐나다 현지 관람객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6월, 미국 뉴저지 ‘등대국제영화제(Lighthouse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상’과 ‘관중상’을 받았다.

7월, 남반구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 중 하나인 멜버른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수프림 어워드(Supreme Award)’를 수상했다.

궈징슝은 어떤 인물인가?

‘장춘’ 스틸컷. TV채널 삽입 방송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중국 공산당은 창춘에서 대규모 검거작전을 전개했다. 궈징슝(다슝)도 박해를 겪었다. | 영상캡처/에포크타임스

궈징슝은 창춘(長春)에서 태어나 장춘에서 유소년·청년 시절을 보냈다.

궈징슝은 지린(吉林)예술대학을 졸업했고, 중국을 떠나기 전 기자·편집인, 그리고 중국미술학원.화동사범대·상하이대·지린예술대학 교수, 지난(濟南)예술창작연구소 초빙연구원 등을 지냈다.

1999년 말, 궈징슝은 카툰창작연맹 ‘기(旗)’를 조직해 만화 도서 100권을 창작했다.

그는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2000년 전국만화대회에서 금상, 2003년 중일(中日)청년만화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어 2006년에는 중국인 최초로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전에서 최고상인 특별상을 받았다. 그는 이 상을 받은 후 유럽 최대 만화출판회사인 태양출판사와 계약(계약 금액 100만 달러)을 맺었다. 또 2010년 미국 아이콘(ICON) 페스티벌에서 ‘독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만화가’, ‘스페셜 아트 게스트’ 두 부문 대상을 받았다.

그는 국제무대에 진출한 중국 만화가 중 군계일학과 같은 존재로, 미국·영국·프랑스·네덜란드·캐나다·한국·태국 등 많은 나라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궈징슝은 중국에서 어떤 작품을 출판했나?

그가 중국에서 출판한 작품은 다음과 같다.

<이솝우화(1996년)>, <만화 컴퓨터입문>(1997년), <세계 10대 고전 희비극>(1998년),
<속성 만화회화기법>(2000년), <희화요재>(2000년), <효화신협(笑畫神俠)>,
<속성 만화이야기 창작>(2001년), <만화 제자백가>, <수호지(水滸)>, <관장현형기(官場現形記, 15권)>, <20년간 목도한 기괴한 현상(12권)>, <노잔유기(老殘遊記)>, <36계(18권)>, <천룡팔부(天龍八部)>, <흑백 만화 표현기법> 등등.

궈징슝의 작품들. <제자백가> 등.

이 책들은 중국 공식 출판사에서 공개 출판한 것으로, 책마다 신문출판서(新聞出版署)가 승인한 일련번호(書號)가 있다. 내용은 대부분 중국 전통문화와 만화기법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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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춘>은 어떤 영화인가?

로프터스 감독은 “용기에 관한 이야기이고, 박해에 저항하는 이야기이며, 인권의 엄숙함을 다루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창춘>은 애니메이션과 실제 사람의 사진이나 영상을 결합하는 기법을 사용해 20년 전에 세계를 놀라게 했던 ‘케이블 TV 채널에 다큐 영상물을 삽입해 방영한 사건(이하 TV삽입방송)’을 재현한 작품이다.

2002년 3월 5일 오후 8시, 창춘 케이블TV 32개 채널에서 파룬궁의 진실을 알리는 다큐 영상 2개가 40~50분간 방영됐다. 다큐명은 ‘분신자살인가, 속임수인가’와 ‘파룬따파, 전 세계에 널리 전해지다’였고, 이날 30만 가구, 100만 명이 이 영상을 시청했다. 창춘 시민들은 처음으로 TV를 통해 파룬궁이 전 세계에 전해지는 상황과 2001년 1월 23일 발생한 ‘톈안먼 분신자살 조작극’의 진실을 알게 됐다.

이 사건 이후 중국 공산당은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대규모 검거작전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파룬궁 수련자 5000여 명이 체포되고 8명 이상이 사망하고 15명이 징역 4~20년을 선고받았다. TV삽입방송에 참여한 류청쥔(劉成軍), 허우밍카이(侯明凱), 류하이보(劉海波), 레이밍(雷明), 량전싱(梁振興) 등이 고문으로 숨졌다.

TV삽입방송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1999년 7월 20일 장쩌민 당국이 파룬궁 탄압을 시작한 이후, 중국 공산당은 파룬궁의 실상을 규명할 수 있는 모든 합법적인 통로를 차단했다. 중국 공산당은 모든 선전도구를 이용해 파룬궁에 대한 수많은 거짓말을 전 중국, 전 세계인들에게 퍼뜨렸다.

창춘의 일부 파룬궁 수련자들은 중국 공산당이 날조한 거짓말에 민중이 해(毒害)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해 진상을 알리기로 했고, 그 구체적인 행동으로 TV삽입방송이라는 특별한 방식을 썼다.

이들의 의거는 목숨을 걸지 않고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극도의 위험을 수반하는 일이었다. 결행 과정에서 보여준 그들의 지혜와 용기, 선량함은 감동적이었고, 사후(事後)에 그들이 치른 대가는 실로 엄청났다.

궈징슝은 창춘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창춘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20여 년 전 이 TV삽입방송에 참여한 용사들의 숭고한 정신과 값진 희생은 줄곧 그의 심장을 뛰게 했다.

그는 또 하나의 서원(誓願)을 세웠다. 창춘 TV삽입방송 사건의 진상을 자신의 붓으로 그려내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었다. 그는 특별한 애니메이션 기법을 창안하고 6년간 갈고 닦은 끝에 마침내 <장춘>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中 공산당의 금서 조치가 <장춘>을 홍보하는 꼴

<창춘>은 오는 9월부터 캐나다·미국·호주·네덜란드·영국 등지에서 순차적으로 개봉된다. 이미 토론토·밴쿠버·몬트리올은 9월 23일, 미국은 10월 14일로 개봉 일정이 잡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이 궈징슝의 도서를 금서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 인해 출판사들은 손해를 보고 독자들은 불편하겠지만 중국 공산당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왜 궈징슝의 도서를 못 보게 할까’ 하는 의문에서 발단하는 구독 욕구가 일파만파 나비효과를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금서 조치 덕분에 궈징슝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고, 그가 참여한 다큐가 해외에서 상영되면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고, 유럽·미주·호주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이 사실이 다큐 자체의 두려움에 더해 또 하나의 두려움이 될 것이다.

궈징슈은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미래의 역사가 이를 증명할 것이다. 창춘은 반드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될 것이다. … 창춘은 인류 역사에서 유명한  많은 도시처럼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예루살렘, 아우슈비츠처럼 인류 문명사에 그 흔적을 남길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궈징슝의 도서를 금서로 지정한 조치는 아이러니하게도 <창춘(長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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