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에서 ‘고민거리’ 된 中 시장…투자은행들, 아시아 부문 축소

정향매
2024년 02월 11일 오전 10:30 업데이트: 2024년 02월 11일 오전 10:30

중국 시장 전망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아시아에서 일자리를 더 많이 감축할 것으로 예측됐다.

로이터는 9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투자은행 리자드(Lazard)는 지난달 내부적으로 베이징 사무실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리자드 베이징 사무소는 일부 직원을 해고하고 나머지는 홍콩 사무실로 이전할 예정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중국 내 사업 축소는 리자드에만 그치지 않는다. 소식통에 따르면 유럽 대형은행 로스차일드는 지난해 4분기 상하이 팀을 해체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올해 1월 아시아에서 은행 직원 20명 이상을 해고했다.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염병 확산 후 경기 회복은 예상보다 느리다. 내수 전망도 어둡다. 여기에 미중 갈등과 대만과의 군사적 긴장 등 지정학적 위기가 더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헤드헌팅업체 허드슨의 시드 시발(Sid Sibal) 중화권 담당 부사장 겸 홍콩 책임자는 “거래량이 2023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면 더 많은 일자리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금융기관은 평균 20%의 직원을 해고했다. 일부 금융기관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직원을 해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헤드헌터들은 로이터에 “홍콩에서만 투자 은행 직원 4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중국과의 거래가 주 업무였다”고 말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한 후 중국 업무에 집중하는 은행 직원을 증원했다. UBS 내부 사정에 정통한 두 소식통은 로이터에 “UBS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직원 정리해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 은행 지역 투자은행 책임자는 “서방 투자자는 당분간 중국과의 거래를 재평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의하면 2023년 전 세계 투자은행의 중국 고객 주식 수익은 2022년 대비 30% 감소한 40억 달러(5조3320억 원)로 인수합병 규모는 16% 감소한 6억2900억 달러(8385억 원)였다.

은행들은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인도에서 일본으로 이어지는 거래 통로에서 더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수수료 수익의 단기적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BOA의 법정 금융자문 회사인 세다(Seda) 엑스퍼츠의 크레이그 코벤(Craig Coben) 전무이사는 “중국 외 대부분의 다른 아시아 시장은 활동량이 적거나 불규칙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자본 시장 글로벌 책임자를 지낸 코벤 전무이사는 “일본은 선진 시장으로서 깊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중화권 수익이 일본을 몇 배나 앞지른다. 인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수수료 차액이 적어 중국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의 인도 투자은행 사업 책임자 라홀 사라프(Rahul Saraf)는 “인도 은행 업계의 수익은 (올해) 15~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잠재적 거래가 일어나는 밝은 전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사랴프는 “모든 은행이 인도에 자원을 추가할 것이지만 (모든 사업을) 중국에서 인도로, 한국에서 인도로 이동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