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지수 장중 한때 2800선 붕괴, 중국 투자자들 ‘곡성’

정향매
2024년 01월 19일 오후 6:35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8:36

증시 전문가 “괴롭다…운동이라도 하라” 조언 논란까지

18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SSE)가 하락으로 출발했다. 오전 10시 23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SSE), 심천성분지수(SZSE),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GEM)는 거래 시작 약 1시간 만에 각각 1.29%, 1.09%, 0.70% 하락했다.

특히 상하이종합지수는 11시 7분 2765.7로 떨어져 전달 대비 2% 폭락했다. 하락 폭은 2.4%포인트로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가 하락 주식의 종목 수는 4800개 이상에 달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에야 소폭 회복세를 보이면서 2845.78로 장을 마감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상하이증시 2800선 붕괴’ 관련 키워드가 중국 소셜미디어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무섭다” “2600선에서 멈출까?” “수십 년간 2863선 이하로 떨어진 적 없지 않았는가?” “악몽 같다. 2900선을 사수하려고 고군분투한 게 어제 일인데 벌써 2800선 붕괴라니” “수년간 노력 끝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등의 투자자의 곡성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가운데 “주식 하락 때문에 괴로워서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운동으로 달리기를 해보라”라는 중국 전문가의 ‘조언’이 조회수 850만 회를 기록하며 논란이 됐다.

해당 전문가는 우샤오치우(吳曉求) 중국인민대학 금융연구원 원장이다. 중국자본시장연구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우 원장은 최근 ‘2024 중국자본시장 포럼’에서 “중국 자본시장이 저조하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지금의 문제는 지수 3000선을 지키는 게 아니라 3000선으로 회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곧 해가 뜨면 하늘이 밝아질 것이다. 긍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도저히 괴로움을 견딜 수 없으면 달리기 운동을 권한다. 힘들수록 건강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에게 고맙다며 “10킬로미터 뛰고 왔다”는 재치 있는 답글을 남겼다. 또 어떤 네티즌은 “이게 무슨 조언인가”라며 “운동을 하는 것보다 돈을 벌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되물었다.

반면 류웨이밍(劉維明) 전 중국 중신은행 본사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경제 지표를 분칠하는 대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연일 바닥 치고 있는 건 이른바 ‘외국 세력’이 중국을 겨냥해 금융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경기를 되살릴 거라는 약속도 필요 없다”며 “애써 상승세로 회복하는 게 아니라 바닥까지 하락하도록 내버려둘 필요가 있다”고 썼다.

이어 “원점에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가지고 경제 체제에 안고 있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인내심을 가지고 외부 환경이 호전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며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선순환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다수 중국 관영 언론은 다음 날 10대 데이터를 제시하며 이른바 ‘2023년 경제 성과’를 선전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중국 증시의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전국적인 인터넷 언론 검열 속에서 진실을 반영하는 건 증시뿐”이라면서도 “머지않아 증시 데이터도 차단될까?”라는 질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