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 모녀, 지분 2조원 처분…여전히 女 주식부호 톱3

황효정
2024년 01월 16일 오후 2:0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6일 오후 7:16

삼성가(家) 세 모녀가 상속세 납부액 마련을 위해 지분 일부를 매각했으나, 매각 이후에도 여전히 여성 중 주식평가액 최상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이달 11일 삼성전자 보통주 총 2982만9183주를 시간 외 매매(블록딜) 형태로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홍라희 전 관장이 0.32%(1932만4106주), 이부진 사장이 0.04%(240만1223주), 이서현 이사장 0.14%(810만3854주)씩 각각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주당 7만2717원으로, 이들 세 모녀가 이번에 처분한 삼성전자 주식은 총 2조1691억 원 규모다.

이로써 삼성전자 지분율은 홍라희 전 관장 1.45%, 이부진 사장 0.78%, 이서현 이사장 0.70%로 각각 줄었다.

또 같은 날 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은 이부진 사장이 각 회사 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부진 사장이 처분한 3사 지분은 삼성물산 0.65%(120만5718주), 삼성SDS 1.95%(151만1584주), 삼성생명 1.16%(231만5552주)다.

이후 1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주식을 대량 보유한 국내 500대 기업 오너 일가 여성 417명을 추려 그중에서도 상위 50명의 주식 가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상위 1~3위는 삼성가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차례로 차지했다.

사진=리더스인덱스 제공

앞서 지분 2조1691억 원 상당을 매각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평가액이 증가, 순위 변동이 없었다. 이들 세 사람의 지분 합산 평가액은 총 18조7967억 원이다.

1위를 유지한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한 뒤에도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지분 가치가 작년 대비 1.1% 증가한 7조39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부진 사장도 마찬가지로 이달 12일 기준 보유 주식 가치(6조334억원)가 작년보다 2.5% 증가함으로써 2위 자리를 지켰다.

3위인 이서현 이사장의 보유 지분 전체 가치는 작년 대비 4.2% 증가한 5조3669억 원으로 상승했다.

이번 세 모녀의 지분 매각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유족들이 내야 하는 상속세 납부액 마련을 위해서다.

삼성 일가가 내야 하는 상속세는 12조 원에 달한다. 이에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 지난 2021년부터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금융권에서 주식 담보대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을 매각함으로써 상속세 재원 마련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나, 이들은 국가기관에 기증하며 사회에 환원하는 선택지를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