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장쩌민, 왜 추석 앞두고 시진핑에 ‘축전’ 보냈나

왕요췬(王友群)
2021년 9월 30일
업데이트: 2021년 9월 30일

지난 22일 한 중문 매체가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서명이 있는 쪽지 한 장을 공개했다. 쪽지를 쓴 날짜는 9월 21일이다. 해외에 있는 이 매체는 장쩌민 계파의 영향 아래 있는 것으로 보이며, 쪽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늘은 중추절이다. 우선 명절을 축하한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명절 보내기 바란다. 과거를 본받아 다가올 미래를 열어가고(繼往開來) 용기를 갖고 정상에 올라야 하며(勇攀高峰),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위해 분투해야 한다.”

기사는 이 쪽지를 장쩌민이 직접 쓴 것으로 보았다.

“비록 진위는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필체로만 보면 확실히 장쩌민이 쓴 것이다. 어떤 누리꾼은 ‘글씨가 아주 또렷하고 사유도 분명한 것으로 볼 때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자세히 관찰하면 위조 가능성이 아주 커 보인다.

장쩌민 계파인 상하이방과 가까운 중화권 매체로 알려진 둬웨이망(多維網)에 공개된 장쩌민의 쪽지. 필적은 같지만 직접 썼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 화면 캡처

첫째, 쇠잔한 노인의 필적으로 보기 힘들다. 장쩌민이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나타난 시기는 2019년 10월 1일이다. 당시 천안문 성루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혼자 걷기도 힘들어 두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건강 상태가 분명 더 나빠졌을 것이다. 그가 글을 썼다면 반드시 손이 떨려 쪽지의 글처럼 매끄럽게 쓰진 못했을 것이다.

둘째, 장쩌민은 2005년 3월 중국 국가군사위원회 주석 자리에서 물러난 이래 이런 방식으로 ‘동지’들에게 명절 인사를 보낸 적이 없다. 그런데 올해 중추절에 갑자기 인터넷에 장쩌민이 서명한 쪽지가 나타났다. 그것도 글 쓴 장소도 없고, 관련 인물도 없고, 육성도 없고, 영상도 없고, 이를 보도한 중공 관영 매체도 없고, 이를 입증하는 중공 관리도 없이 말이다. 어떻게 그가 쓴 것이라고 믿을 수 있겠는가?

셋째, 장쩌민이 여유롭게 쪽지를 쓸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다고 보기 힘들다. 장쩌민은 유달리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지난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는 그가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건강 상태가 허락했다면 그는 분명 천안문 성루에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장쩌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장쩌민이 부축을 받아 톈안먼 성루에 오를 상황도 안 됨을 의미한다. 그는 아마 이미 병석에 누워 숨만 겨우 붙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어떻게 쪽지까지 쓸 수 있겠는가?

넷째, 장쩌민이 과거에 쓴 글에서 집자(集字)하거나 누군가 그의 글씨를 모방해서 작성했을 수 있다. 이런 예는 중국공산당 역사에서 더러 있었다.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은 한 번도 홍위병들에게 글을 써준 적이 없다. 하지만 마오쩌둥이 찬 완장에 새긴 ‘홍위병’이란 3글자는 분명 마오쩌둥의 필체였다. 이 세 글자는 마오가 여러 지역에서 쓴 글자를 모은 것이다. 더구나 컴퓨터로 쪽지 하나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과거를 본받아 다가올 미래를 열어가고(繼往開來), 용기를 갖고 정상에 올라야 한다(勇攀高峰)”는 말은 장쩌민파의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과거를 본받는다(繼往)는 것은 ‘조용히 큰돈을 버는’ 과거의 장쩌민 노선을 잇는다는 것이고, “미래를 연다(開來)”는 것은 권력, 돈, 색을 모두 취하는 ‘장쩌민파의 시대’를 연다는 뜻이다. “용감하게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것은 다시 권력의 최정상에 올라 최고 권력을 탈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쪽지는 마치 최근 지속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장쩌민파가 장쩌민의 이름을 빌려 장쩌민파 ‘동지’들을 고무하고 격려하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올해 들어 장쩌민·쩡칭훙을 위시한 반시진핑 세력과 시진핑 간의 투쟁이 대단히 치열해졌다.

장쩌민은 전 중공 독재자이고 쩡칭훙은 전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국가 부주석이다. 장쩌민과 쩡칭훙을 수반으로 하는 장쩌민 이익집단은 중공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이다. 2013년 이래 시진핑은 반부패 캠페인을 벌여 중공 당정군(黨政軍)의 최고위층에서 가장 심각한 부패분자들을 제거했는데, 모두 장쩌민파였다.

중공은 내년에 최고위층 지도부를 교체하는 20차 당대회를 개최한다. 시진핑은 ‘3연임’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고, 장쩌민과 쩡칭훙 세력은 시진핑을 끌어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시진핑과 장쩌민·쩡칭훙의 격투는 중공 고위층 내부 투쟁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시진핑은 1월 5일 라이샤오민(賴小民) 전 화룽자산관리공사 회장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고 29일 사형 집행을 하면서부터 이 격투는 ‘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라이샤오민은 장쩌민파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시진핑은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1~9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선 경제 분야에서는 앤트그룹과 알리바바, 디디추싱, 밍톈그룹, 화신그룹, 화룽그룹, 헝다그룹 등에 초강경 제재를 단행했다. 매체들이 파헤친 내막을 보면 이들 대기업은 모두 장쩌민과 쩡칭훙 등 권력 가문과 관련돼 있다.

정법(政法) 부문에서는 정법 계통 대숙청과 저우융캉 잔재를 숙청하는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중앙 정법위 서기를 역임한 뤄간, 저우융캉, 멍젠주, 궈성쿤(郭聲琨)은 모두 장쩌민과 쩡칭후의 심복이다.

부패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은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 CCTV방송화면

군사 부문에서는 중앙경위국, 베이징 위수구(衛戍區), 무장경찰, 각 병종, 5대 전구 등에 소속된 고급 장성들을 교체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군대에서는 줄곧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쉬차이허우와 궈보슝의 잔재를 숙청해왔다. 이는 실제로 군 내부에 잔존하는 장쩌민파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함이다.

시진핑은 공산당 역사상의 사건들을 자주 언급한다. ‘군대를 거느리고 자신을 내세우며 별도의 중앙을 세운’ 장궈타오(張國燾)와 ‘중앙 영도를 존중하지도 복종하지도 않은’ 왕밍(王明)을 거듭 언급하고, 린뱌오(林彪)의 ‘무장 쿠데타’를 언급하고, ‘상강혈전(湘江血戰)’을 되짚는다. 지금 중공 고위층에서 장궈타오, 왕밍, 린뱌오 등과 함께 거론할 수 있는 인물은 장쩌민·쩡칭훙뿐이다.

반부패 방면에서 시진핑은 30년을 거슬러 올라가 조사하고, ‘철모자왕(鐵帽子王·특권을 인정받은 청나라 세습 귀족)’은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중공 고위층에서 철모자왕으로 불릴 수 있는 인물은 장쩌민·쩡칭훙밖에 없다.

문화 부문에서는 문화·예술 및 연예계에 대한 대대적인 정돈에 나섰다. 쩡칭훙의 동생인 쩡칭화이(曾慶淮)는 홍콩 및 중국 문화예술계의 핵심 인물로, 자오웨이 등 수많은 연예인이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제2의 정풍운동’으로 불릴 정도로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이런 숙청은 혼란스럽고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사실상 장쩌민과 쩡칭훙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 매체에서 갑자기 장쩌민의 고향인 장쑤성 공안청 뤄원진(羅文進)형사수사국 전 국장  등이 국가 주요 지도자를 모욕하고 반역을 기도했다는 소식이 터져나왔다. 이 때문에 정법 시스템에서 시진핑을 암살하고 정권을 탈취하려고 쿠데타를 모의한다는 추측이 나왔다.

작년 4월부터 지금까지 시진핑은 ‘정법5호(政法五虎·정법 계통의 다섯 마리 호랑이)’를 조사 처분했다. 바로 쑨리쥔(孫力軍) 전 공안부 부부장, 덩후이린(鄧恢林) 전 충칭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 궁다오안(龔道安) 전 상하이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 류신윈(劉新雲) 전 산시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 왕리커(王立科) 전 장쑤성 상무위원 겸 정법위서기 등이다. 시진핑은 “(이들이) 파당을 만들길 좋아한다”고 했다. 그들은 모두 전 중공 정치국 위원이자 중앙 정법위 서기 멍젠주가 발탁하고 중용한 부하들이다. 멍은 또 장쩌민과 쩡칭훙이 발탁하고 중용한 인물이다.

뤄원진은 국장급 관리에 불과해 쿠데타를 일으키기에는 급이 너무 낮다. 부부장급에 불과한 ‘정법5호’도 마찬가지다. 장쩌민, 쩡칭훙, 멍젠주에 ‘정법5호’를 더하고 여기에 뤄원진을 더한다면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9월 중순 누군가가 모반을 꾀했다는 소식이 대륙 매체를 통해 터져 나오면서 ‘암살’, ‘쿠데타’, ‘물갈이’ 등의 소식이 난무했다. 시진핑과 장쩌민 세력 간의 혈투, 그 최후의 결투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 형국이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 날조된 장쩌민의 쪽지가 나타난 것이다.

이 쪽지는 장쩌민 파벌의 큰 악수(惡手)로, 어쩌면 새로운 숙청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이 주장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

장쩌민파 인사들이 장쩌민의 메모를 위조해 자기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사기를 북돋우고 권력의 최정상에 오르려 한다면 시진핑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는 시진핑의 강력한 반격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2012년 3월 15일, 장쩌민파의 중요 인물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공 정치국 위원 겸 충칭시 서기가 체포된 사건은 장쩌민파 세력이 쇠락하는 전환점이 됐다.

2017년, 시진핑은 중공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저우융캉 전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 서기를 포함한 한 무리 당정군 고관을 체포했다. 이것은 장쩌민파가 큰 타격을 입은 첫 번째 단계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4년간, 시진핑은 쑨리쥔 공안부 부부장 등 장쩌민파 고위 관리들을 체포했다. 이것은 장쩌민파가 큰 타격을 입은 두번째 단계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가 2014년 10월 25일 자신의 무기징역 선고를 들으며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 AP/신화통신/연합

중공 20차 당대회를 앞둔 2021년은 아주 중요한 해다. 장쩌민파로서는 시진핑을 끌어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비록 장쩌민파의 세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시진핑이 대내외적으로 직면한 거대한 위기를 이용해 최후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장쩌민파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모두가 심각한 부패분자이고 모두가 재물과 여색을 탐하는 무리라는 것이다. 잇달아 타격을 입은 후에도 아직도 사악한 기운이 남아 있고, 바른 기운은 전혀 없다. 이는 그들이 지금까지 시진핑 끌어내리려고 온갖 수단을 써왔음에도 시종 뜻대로 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다.

대륙 매체에서 누군가가 모반을 꾀한다는 소식을 폭로한 당일인 지난 14일, 중앙 정법기관에 대한 감독 1팀, 2팀, 3팀이 각각 중앙정법위, 공안부, 최고법원, 최고검찰원, 안전부, 사법부 등 중앙정법기관의 6개 기관에 파견됐다.

11월 15일은 시진핑이 중앙과 지방 정법기관에 대한 대숙청을 마감하는 시한이다. 11월 중순 전에 시진핑이 장쩌민파와 정법 분야에서 투쟁한 첫 단계 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예상컨대 이번 투쟁에서 장쩌민파 큰 호랑이가 낙마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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