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살리자” 中 금리 전격 인하…전문가 “효과는 글쎄”

알렉스 우
2024년 02월 26일 오후 5:10 업데이트: 2024년 02월 26일 오후 5:10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5년 만기를 연 4.2%에서 3.95%로 인하했다. 대출 수요를 자극해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LPR 5년 만기를 0.25%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LPR 5년 만기를 조정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며, 이것이 4%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도시부동산연구소의 셰이펑 소장은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전례 없는 조치가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중국 경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이와 관련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는 “이른바 ‘전문가’로 불리는 자들은 그저 중국공산당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뿐이다. 이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그들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적혀 있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중국 당국은 사람들이 집을 살 때까지 계속 대출 금리를 인하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담겼다.

진짜 전문가들의 의견

대만 중화경제연구소의 왕궈천 연구원은 지난 22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중국 증시 폭락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당국은 금리 인하를 계기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주식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부동산 시장을 살려 증시 폭락에 대처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년 2월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 있는 한 증권사에서 한 여성이 주가를 표시하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 Chinatopix via AP/연합뉴스

중국의 유명한 기업가인 차오더왕은 “중국 본토의 젊은이들이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지 않길 바란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향후 더 큰 위기를 맞을 경우 완전히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 누리꾼은 지난 21일 소셜미디어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예금 금리도 낮아질 것”이라며 “결국 서민들은 더욱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궈천 연구원은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대출 금리가 인하됐다고 해서 투자자 신뢰도가 회복될 리 없다. 막대한 부동산 부채를 해결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당국의 계획대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