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글로벌 IT 경기 둔화와 수조 원이 넘는 사업 적자 등 반도체 한파에도 직원 고용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D램이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이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 사실상 불황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보고 있다.
31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6조5670억 원으로 전년보다 84.8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 아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2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4% 감소했다. 이 기간 실적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영업손실 2조1800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메모리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적자 폭 자체는 전 분기 대비 대폭 준 것으로 파악됐다.
메모리는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요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첨단공정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 HBM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도 동기 대비 3.5배 규모로 성장했다.
D램의 경우에도 작년 1분기 적자 이후 4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D램 사업이 1조 원 규모의 흑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기세를 바탕으로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IT 수요의 회복과 메모리 판가 상승세 등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당장 올해 1분기부터 작년 동기 대비 750.61% 증가한 5조4456억 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날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 역시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는 생성형 AI용 HBM 등 수요에 적극 대응해 메모리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는 한편 향후에도 성능을 최적화한 제품을 개발, 양산함으로써 AI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 탑재 제품 시장 선점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작년 실적 악화에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준비에 주력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R&D 투자는 7조5500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의 4배가 넘는 액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466곳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22년 6600명, 2023년 2988명 등 총 9588명 늘어나면서 기업들 중 가입자 증가 폭 또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는 “삼성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한 만큼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