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정상회의’에 美·中 엇갈린 반응…尹 “더 나은 민주주의 위해 협력”

황효정
2024년 03월 19일 오전 9:32 업데이트: 2024년 03월 19일 오후 12:06

우리나라 서울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양국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회의 참석차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8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는 브리핑을 열고 한국에서 개최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참석이 대변하듯 미국 정부가 중요한 의미를 두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이 참석해 연설할 정도로 (미국 정부가) 큰 의미를 두고 있는 행사”라며 “무엇보다 개최국인 한국에 감사한다. 한미뿐 아니라 다른 모든 참가국들에게도 이는 공동의 가치”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중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이 참가하는 사안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며 회의 개최국인 한국에 제동을 걸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한국이 대만 당국을 소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린 대변인은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 불가능한 일부분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면서 “중국은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무대를 만들어주는 일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원칙적으로 중국은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민주 문제를 도구화·무기화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이런 방식은 그 자체로 민주 정신에 어긋난다”고 발언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도 전날 게재한 논평 ‘민주와 무관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이 이번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 행동은 미국의 ‘졸(卒)’ 역할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개회식에 입장하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개막해 오는 20일까지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앞서 지난 2021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됐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해당 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 중인 블링컨 장관을 접견하고 “한미동맹은 ‘가치 동맹’으로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기에 더욱 강력하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라는 이번 정상회의 주제에 걸맞게 더 나은 민주주의를 미래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의 이번 회의 개최를 특별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한미동맹이 글로벌 동맹으로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나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각별한 안부 인사도 윤 대통령에게 전했다.

또한 미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윤 대통령 접견 자리에서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및 그 너머의 평화·번영·안보에 있어 린치핀(linchpin·바퀴의 고정핀으로 ‘핵심적 역할’을 의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나아가 한보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은 대북 억제, 지속적인 한미일 3국 협력, 경제·기술 분야 파트너십 등 중요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서로 뜻을 확인했다고 미 국무부는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