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기만당한다…한국, 中 공산당 본질·전략 알아야”

편집부
2024년 03월 12일 오후 8:40 업데이트: 2024년 03월 12일 오후 8:40

‘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 발행 20주년 세미나
전문가들 “공산당 거짓 무너뜨리고 진실 밝힌 책”
화제의 다큐 영화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 축사도

중국 경제 전망에 적색등이 들어왔다. 지난날 연 10%대 전후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미국에 이은 이른바 ‘G2’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은 부동산이 진앙지가 된 경제 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다. 그사이 시진핑의 1인 독재 체제는 강화되고 있다. 이 속에서 오늘날 중국을 지배하는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조망하는 국제 세미나가 개최됐다.

에포크미디어 중국전략연구소가 주최하고 한반도선진화재단 후원으로 열린 세미나는 ‘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九評共産黨·9평)’ 출간 2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됐다.

‘9평’은 20년 전인 2004년 대기원시보(현 에포크타임스)가 게재한 9편의 연속 사설집으로 공산주의의 시원에서부터 중국 공산당의 본성에 이르기까지 9가지 주제로 논평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세미나에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자유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협하는 실존 위협인 중국 공산당의 실체, 대한민국의 올바른 선택을 주제로 토론했다.

중국 공산당 연구 권위자 밍쥐정(明居正) 국립대만대 정치학부 명예교수의 기조 발제, 재미 역사학자 신하오녠(辛灝年)의 영상 강연, 대만의 군 출신 공산당 연구자 위쭝지(余宗基) 전 대만 국방대 정치작전학원 원장(예비역 육군 소장)의 영상 강연, 이강호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의 발제가 이어졌다.

밍쥐정 교수 “중국은, 중국 공산당은 무엇인가?”

‘기서(奇書) 한 권의 영향력’을 주제 발표한 밍쥐정 교수는 출간 20년을 맞이한 ‘9평’의 파급 효과에 대해 말했다.

그는 2024년 3월 기준 4억2700만 명에 이르는 중국 공산당 3대 조직(중국공산당, 중국공산주의청년단, 소년선봉대) 탈퇴자 현황 설명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밍쥐정 교수는 “4억 명 이상 수치에 대해서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글로벌 중국공산당 탈당센터가 보유한 데이터는 엄정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실명 혹은 가명으로 된 ‘탈당서’도 존재한다”며 중국 공산당과 그 산하 조직 탈당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전체 인구의 약 7%를 점하는 중국 공산당원의 특성, 양성법,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설명하며 중국을 지배하는 중국 공산당의 실체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중국 공산당의 본질에 대해서 밍쥐정 교수는 마피아, 사교(邪敎)집단과 유사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은 잔인한 내부 투쟁, 권력에 대한 병적 집착, 투쟁 이론, 당원 교육, 일가족에 대한 보복, 법치 개념이 부존하는 중국 공산당의 특성 등은 범죄조직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또한 사교집단과 중국 공산당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무신론을 내세워 전통 종교를 억압하고 각종 종교 시설(교회당, 사찰, 사원) 강제 철거, 종교인 강제 환속, 종교 관련자 투옥·살해 등 광범위하게 개인의 종교나 신념을 억압한다”고 말했다.

밍쥐정 교수는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카를 마르크스 관련 저작을 예로 들어 “마르크스는 단순 무신론자가 아니었다. 교회를 부정하고 사탄을 숭배했다”며 마르크스 저작에 담긴 기독교(가톨릭교회) 부정, 사탄 숭배 의식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공산당은 기본적으로 인간 본성을 짓밟고 존엄성을 훼손하며 악마를 숭배하는 진정한 컬트(cult·사교)다”라고 공산당의 본질을 정의했다.

출간 후 20년의 생명력을 가지며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9평’의 가진 영향력의 원천에 대해서는 “중국 공산당의 본질을 적확하게 설명하고 인성을 일깨우는 책이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밍쥐정 교수는 “악은 정의를 이기지 못하고 진실이 가장 위대하다. 우리는 인간의 본성을 믿고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 전 세계가 중국 공산당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각성하기 시작했다. 반공주의는 세계적인 추세가 됐다”고 강조했다.

‘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 출간 20주년 기념 세미나가 12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 에포크타임스

역사학자 신하오녠 “중국인에게 역사를 바로 알려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중국 공산당에 세뇌된 한 중국인 방문학자에게 “마르크스의 자손이 되지 말고 중화의 자손이 돼라”며 참교육한 동영상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신하오녠 전 중국 난카이대 교수도 영상 강연으로 참여했다.

신하오녠 전 교수는 1979년 중국 본토에서 한 심포지엄에 참가해 직접 들었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연설을 예로 들어 ‘망각된 중국 공산당사(史)’를 알리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선전부장이던 후야오방은 ‘인민들이 우리 공산당의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들고 일어나 우리를 전복할 것입니다’라고 말한 일을 30~4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똑똑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후야오방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았던 역사적 사실은 중국 공산당의 자국민 학살이다. 신하오녠은 각종 문헌 조사를 통해 중국 공산당이 살해하거나 상해를 입힌 중국인 수는 약 8000만 명으로 집계했다.

구체적으로는 1948년부터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 공식 성립 전까지 반혁명 분자, 토비, 중화민국 정부 핵심 공무원 숙청 작업 과정에서 약 450만 명, 1950년대 반우파운동으로 117만 명, 대약진운동 때 4300만 명, 문화대혁명 과정에서 2000만 명이다.

신하오녠은 “이는 1989년 6·4 톈안먼 사건 희생자, 파룬궁 탄압 과정에서 발생한 희생자는 제외한 수치”라며 “중국 공산당의 ‘정치 운동’ 과정에서 죽거나 다친 사람은 보수적으로 집계해도 65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자국민 8000만 명 이상을 죽이거나 다치게 했다. 이는 항일전쟁 시기(1931~1945) 일본군이 살해·상해한 중국인 숫자의 4배 이상”이라며 “중국 공산당의 거짓 선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대만군, 전략적으로 9평 연구” 대만군 전 장성

대만 국방대 정치작전학원 원장으로 예편한 위쭝지 장군도 연단에 섰다. 그는 국공내전 패전 후, 대만으로 옮긴 국민당 정부의 심통한 반성에 대해 소개했다.

위쭝지에 따르면, 국민당 정부는 국공내전 패전의 원인을 자체 분석해 “중국 공산당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기만술에 속아 넘어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대만 국방부는 중국 공산당을 비판적 관점에서 연구·교육하기 위한 특수 사관학교를 설립했는데, 이것이 바로 국방대 산하 정치작전학원이다.

위쭝지 장군은 이어 지금까지 연구 경험을 뒤돌아볼 때, ‘9평’이 공산당의 본질을 가장 명확하고 상세하게 설명한 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책에서는 공산당의 속성을 ‘유전자’라고 부르며 사악, 기만, 깡패스러움, 선동 등 9개로 정리하고 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에 기반한 사악한 외래 종교”라며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기만당하는 것과 공산당에 현혹되는 것이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막다른 궁지에 몰려도 영웅적 행위를 한 것처럼 대중을 선동해 구성원들을 끝까지 통제한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마오쩌둥의 이른바 ‘대장정’이다. 위쭝지 장군은 “국공내전을 돌이켜보면 공산당은 각종 기만술로 힘을 키웠다”며 “공산당이 ‘대장정’, ‘북상항일(北上抗日)’이라고 포장한 행위는 사실 5차에 걸친 국민당의 공산당 토벌작전 끝에 패한 수천 명의 기나긴 도주 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위쭝지 장군은 “시대는 진보했지만 공산주의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며 중국 공산당이 팽창 야욕을 감추지 않는 오늘날 한국, 대만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도 ‘9평’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통일전선공작에 관해 “‘9평’은 이를 (침략)전쟁을 위한 전초전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9평에서 상세하게 밝힌 공산당의 책략을 잘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강호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이 12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 출간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이강호 위원 “한국 운동권의 투쟁, 마오쩌둥 이론에 영향”

한국국가전략포럼의 이강호 연구위원은 ‘한국인’ 시각에서 공산주의와 대한민국의 올바른 선택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1980년대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서 이른바 ‘운동권’의 핵심 인물이었던 이 연구위원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 “대한민국 건국 자체가 자유민주혁명이다”라고 정의했다.

이 연구위원은 “그 이전 한반도에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대한민국의 건국으로 한반도의 남쪽 절반이나마 처음으로 자유민주 체제 속에서 살게 됐다”며 “한국 자유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 자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를 이어갔다. 설명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민주’만이 아니라 자유와 함께하는 자유민주주의이어야 하며 자유가 없는 민주는 결국 압제 체제를 포장하는 기만적 장식물로 전락한다.

이 연구위원은 또한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자유민주주의 체제 선택과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923년 ‘태평양잡지(The Korean Pacific Magazine)’에 “공산당당부당(共産黨當不當)”으로 공산주의의 문제점을 칼날같이 지적한 사람이 있었다. 이승만이었다. 러시아혁명(1917년) 이후 불과 6년, 레닌(Vladimir Lenin)도 생존해 있던 때였다. 공산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본격적 비판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때였다.”

“그런 만큼 이승만의 지적은 시대를 앞서간 예언적 통찰이었다. 바로 그 이승만이 자유민주체제 대한민국의 건국을 이끌었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이후의 번영을 위한 운명적 예약이 되었다.”

이 연구위원은 대한민국이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사이에서 후자를 선택함으로써 하나의 숙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 그것은 “그때의 선택을 부정하는 쪽의 위협과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들어 1970~80년대 한국 학생·노동 운동의 ‘좌경화’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정희-전두환 권위주의 체제로 이어지는, 이른바 ‘민주주의 암흑기’에 학생, 노동자들은 대항 수단으로 주체사상, 마오쩌둥 이론 등을 차용했다는 것이다.

“당시 운동권의 투쟁은 결코 단순한 ‘민주화 운동’이 아니었다”고 평가한 이 연구위원은 “운동권 계파별 노선 차이는 존재했지만 분명한 좌익혁명운동 세력이었다”며 그 본질은 반체제 운동이었으나 민주화 운동이라는 점만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가 시발점이 된 동유럽 민주화, 1991년 원조 공산주의 국가 소련 해체 등 현실 사회주의 몰락 후 북한 김일성을 추종하는 주체사상파는 ‘민족’ 이념을 일종의 ‘이념적·심리적 탈출구’로 삼았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이 12일 ‘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 출간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축사 겸 연설하고 있다.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이 연구위원은 한국 사회에서는 이념 논쟁이 철 지난 것처럼 평가되고 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중국의 패권 확대 등 사회주의 진영의 위협은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말을 인용했다.

후쿠야마는 1989년 냉전은 끝나고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가 승리했다며 ‘역사의 종언’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소련과 사회주의 진영이 무너지면서 잠깐은 진영 간 대결이 ‘역사의 종언’을 고하고 자유민주주의적 평화의 시대가 오는 듯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역사의 종언’에 종언을 고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시진핑의 중국몽은 히틀러의 나치즘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몽이 일종의 새로운 냉전을 몰고 왔다는 것이다.

오늘날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단순 강대국 간의 헤게모니 갈등이 아닌 문명적·이념적 가치의 충돌이 자리하며 이념과 가치를 달리하는 전체주의 문명과 자유민주 문명 간의 충돌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의 운명과 세계의 운명이 다시 겹쳐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자유민주 진영과 함께하면서 내적으로도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를 굳건히 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이 참석해 강연 겸 축사하기도 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가 오래전부터 나를 지지해 주고, 영화 ‘건국전쟁’ 홍보를 돕기도 했다”며 축사자로 초청받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