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아이템 확률 조작’ 넥슨, 과징금 116억 철퇴

황효정
2024년 01월 3일 오후 7:32 업데이트: 2024년 01월 3일 오후 8:12

넥슨코리아가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장비 옵션을 재설정·업그레이드하는 유료 판매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 몰래 내린 행위와 관련,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등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과징금 116억4200만 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10년 5월 게임 내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의 옵션을 랜덤으로 재설정하는 아이템 ‘큐브’를 메이플스토리에 처음 도입했다.

원하는 옵션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추첨 기회를 얻는 슬롯머신 또는 복권과 같은 유료 아이템, ‘큐브’는 개당 1200원(레드큐브) 또는 2200원(블랙큐브)에 판매됐다.

애초 큐브 상품 도입 당시 옵션별 출현 확률을 동일하게 설정했던 넥슨은 2010년 9월부터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을 바꿨다. 나아가 2011년 8월부터는 선호도가 특히 높은 특성 옵션이 아예 나오지 않도록 확률을 변경했다. 다시 말해 당첨 확률을 아예 ‘0’으로 설정한 것이다.

넥슨은 이러한 옵션 변경 사실을 유저들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2011년 8월 “큐브의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거짓 공지를 발표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또한 넥슨은 장비 등급 상승(등업) 확률도 임의로 낮췄다. 2013년 7월 장비의 최상급 등급인 ‘레전드리’ 등급을 만든 넥슨은 등급 상승 확률이 높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싼 ‘블랙큐브’ 아이템을 함께 출시했다.

출시 당시만 해도 레전드리 등업 확률은 1.8%였으나 2013년 12월에는 1.4%, 2016년 1월에는 1%까지 낮아졌다. 이때에도 넥슨은 이러한 사실을 공지하지 않고 숨겼다.

공정위는 “큐브 확률이 처음 변경된 2010년 9월부터 확률이 외부에 공개된 2021년 3월까지 넥슨이 큐브를 통해 550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소비자 선택 결정에 중요한 정보인 확률 관련 사항들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림으로써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넥슨에 향후 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4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로 부과된 과징금 역사상 가장 높은 액수다.

넥슨은 “이용자들께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2010~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메이플스토리는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누적 회원 수 1억9000만 명이 즐기는 대표적인 K-게임으로, 공정위의 소급 처분으로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 회사가 입을 피해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에 넥슨은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