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팩터’로 본 러·우 전쟁㊥] 스스로 자기 목 묶은 올가미 ‘그린 에너지’

청샤오눙
2022년 03월 17일 오후 3:44 업데이트: 2022년 03월 17일 오후 4:35

우크라이나 전쟁과 독일의 에너지 정책이 관련이 있다고 하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깊이 따지고 보면 관련이 있다.

독일은 수년간 기존의 ‘그린에너지’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에 의존하는 에너지 전략을 수립했다. 이는 자신의 목에 ‘올가미’를 씌워 푸틴에게 넘긴 셈이다.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다. 푸틴은 독일이 원전을 폐쇄하고 러시아 천연가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기까지 기다렸고, 또 에너지 소비가 심한 겨울철을 노려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필자는 상편에서 우크라이나가 2018년 헌법을 개정해 NATO와 EU 가입을 최우선 국가 전략으로 정했지만 당시 푸틴은 행동을 취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물고기(독일)가 낚싯바늘을 물기를 기다렸다고 소개했다.

독일은 올해 원전을 완전히 폐기할 계획이어서 에너지 공급을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독일은 EU와 NATO 회원국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게 됐고, 이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자가 푸틴이었다. 그래서 푸틴은 침공 시점을 올해로 정했고 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가 극심한 겨울을 택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EU가 똘똘 뭉쳐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데도 EU의 지도국인 독일의 태도가 미온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일이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반대한 것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데 반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황당한 지구대기감시 관측소 분포

독일의 그린에너지 정책은 지구온난화 이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좌파의 글로벌 기후정책의 유래를 알지 못하면 독일의 그린에너지 정책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글로벌 기후정책은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가설 위에 세워졌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구대기감시(GAW)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는 중대한 결함이 있다.

우선 GAW 프로그램은 지구상에 총 30개의 관측소를 두고 있는데, 이 중 12개가 인간의 활동이 없는 곳에 설치돼 있어 관측 결과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인간의 활동 관계를 직접 반영하지 못한다.

이 12개 관측소는 남극에 3곳, 북극권에 4곳, 태평양에 3곳, 인도양에 2곳이 설치돼 있다. 이들 관측소 주변은 사람이 거의 활동하지 않고 있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는 주로 계절풍이나 화산에서 비롯된다.

또 하나의 결함은 인간의 활동이 있는 대륙에 설치된 18개 관측소마저도 관측 데이터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대국인 중국과 미국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 실례다.

이들 18개 관측소의 분포를 살펴보자. 미주 대륙에는 남아메리카 최남단 남극 쪽에만 1개의 관측소가 있고 북아메리카에는 관측소를 두지 않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에는 고작 1개뿐인 데다 그마저 중국 북서부 간수(甘肅)성 시닝(西寧)시에서 남서쪽으로 90㎞ 떨어진 외진 곳에 설치돼 있다. 그 외 인도에 1개, 동남아에 2개, 오세아니아에 2개, 아프리카 대륙에 5개, 서유럽에 6개 설치돼 있다.

이들 18개 관측소의 분포는 하나의 특징을 나타낸다. 전 세계 각지의 인간 활동에 따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함이 아니라 서구권의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관측소를 배치했다는 점이다.

이런 관측망의 관측 결과를 통해 각국의 실제 이산화탄소 농도를 분석한 데이터는 실제 상황을 반영할 수 없다. WMO는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유럽, 중앙유럽, 중동, 북미, 남미 등 인구 밀집 지역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승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 2개 관측소의 데이터로 기후정책 결정

WMO는 30개 관측소의 데이터, 경우에 따라서는 그중 일부 표본 관측소의 데이터에 의존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다. 결국 그들은 이런 허술한 데이터에 기반해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했다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고 지구온난화 이론과 기후정책을 도출해낸 것이다.

2020년 9월 9일 WMO가 발표한 ‘과학으로 단결해(United in Science) 보고서: 기후변화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라는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WMO의 GAW 관측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이산화탄소 농도는 100만분의 410(410ppm)이 넘는다. 2020년 7월 마우나로아(Mauna Lua, 하와이)와 케이프 그림(Cape Grim, 태즈메이니아)은 각각 414.38ppm과 410.04ppm으로 2019년 7월의 411.74ppm, 407.83ppm보다 높다. … 기후변화를 안정시키려면 제로(0)가 될 때까지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야 한다.”

이 보고서로 볼 때, 지난해 11월에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참가국들이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한 ‘과학적’ 근거가 바로 이 두 관측소에서 나온 데이터다. 이 두 곳의 데이터만으로 전 세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현저히 높아졌다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을까? 더구나 이 두 곳의 데이터는 인간의 활동과는 무관하다.

태즈메이니아 관측소는 호주에서 자연생태가 가장 잘 보전된 곳에 위치하고 있다. 현지 자연보호구의 토양은 건조하면 불에 잘 타는 ‘갈탄’으로 변해 들불이 발생하기 쉬운데 들불로 인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인간의 활동과는 무관하다.

하와이 관측소는 미국 하와이주에서 가장 큰 섬에 있다. 이 섬은 활화산이 자주 분출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한다. 이 두 관측소의 데이터가 지구온난화를 증명하는 데 이용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WMO가 이 두 관측소의 데이터를 표본으로 삼은 것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화석연료’라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없음을 뜻한다.

지금은 ‘지구온난화’라는 표현 대신 ‘기후 변화(Climate Change)’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임 중 처음으로 ‘지구온난화’ 대신 ‘기후변화’를 사용했다. ‘지구온난화’ 이론과 모순되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구온난화 대응 정책’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태즈메이니아의 들불이나 하와이의 화산이 지구를 파괴할 정도도 아니고, 인류가 화산 폭발을 막겠다고 나설 만큼 어리석지도 않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이미 서구 좌파들의 ‘정치적 올바름’의 일부가 됐다.

‘정치적 올바름’을 주장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기 때문에 올바르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공산당이 마르크스주의 이론으로 그들의 제도적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독일의 그린에너지 정책은 ‘자살’ 행위

독일은 그린에너지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국가로, 서구 국가들을 이 ‘자살의 길’로 이끌고 있다. 서구의 좌파 정당들은 석탄과 석유 등 화석 연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원전은 방사능을 누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가장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는 재생 가능한 태양광, 수력, 풍력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곳은 한정돼 있다.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려면 태양광과 풍력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은 원가가 높고 전력 생산이 불안정한 데다 저장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천연가스다.

독일은 지세가 평탄해 수력발전 여건이 열악하다. 2000년 기준 수력 위주의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소비의 5%에 불과하다.

지난 20년간 독일의 에너지 정책은 매우 급진적이었다. 2010년 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19.2%로 끌어올렸고, 2030년에는 전체 발전량의 65%, 2050년에는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00년 원전이 전체 전기 공급량의 30%를 차지했던 독일은 그린에너지 정책을 강행하면서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독일은 2019년 원전 비중을 13.8%까지 줄였고 2022년 말까지 모든 원전의 폐쇄하기로 했다. 따라서 독일은 원전을 대체하기 위해 천연가스 수입을 대폭 늘려야 했다.

천연가스는 액체 형태인 액화천연가스(LNG)를 해운을 통해 운송하거나 천연가스 그대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다. 전자는 먼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들어와야 해서 원가가 높다. 후자는 러시아산으로, 원가가 낮다. 독일은 친환경 에너지 비용이 경제적 수용력을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입 천연가스의 55%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한다.

독일은 탈원전 정책의 대안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직접 끌어오는 ‘노드 스트림(Nord stream)2’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독일은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독일 2600만 가구에 50년간 천연가스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만약 이 계획이 달성되면 독일은 약 80%의 에너지를 러시아에 의존하게 된다.

독일은 이처럼 경제적으로 잠재적 적국에 대대적으로 의존함으로써 스스로 ‘올가미’를 쓴 꼴이 됐다. 독일 사회민주당은 원래부터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를 좋아했기 때문에 러시아의 붉은 권력층에 거부감이 없었고, 양국의 경제적 관계도 발전시켰다.

1998년 출범한 사회민주당 출신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퇴임 후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인 가스프롬의 노드 스트림 1 프로젝트 담당 자문위원장을 맡았고, 나중에는 이사직까지 맡았다. 톰 랜토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한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을 받고 있는 슈뢰더 전 총리를 정치적 ‘창녀’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다.

그 후 메르켈의 16년간 장기 집권 시대가 열렸다. 메르켈은 동독 공산당 정권하에서 자랐고, 공산당 통치에 호감을 가져왔다. 그는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슈뢰더의 정책을 자연스럽게 계승했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EU가 똘똘 뭉쳐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하지만 EU의 지도국인 독일의 태도는 뜨뜻미지근하다. 메르켈은 러시아와 손을 잡고 군비를 줄이는 길로 EU 회원국을 이끌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독일은 EU가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무기를 제공하는 데 반대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것도 꺼리고 있다. 따라서 EU는 러시아의 침략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없다.

독일은 왜 이처럼 러시아에 경도돼 있는가? 이는 서방 국가들이 잘 알면서도 분명히 밝히기를 꺼리는 문제다. 독일은 잘못된 기후정책을 밀어붙임으로써 푸틴에게 나토에 도전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했고, 그럼으로써 나토 회원국들의 집단 안보가 위협받게 됐다.

이 때문에 독일은 국제 이슈에서 늘 푸틴의 눈치를 봐야 했다. 푸틴이 반대하면 독일은 EU 내에서 반대했고, 국방 정책은 ‘약한 국방’을, 대러 외교 정책은 ‘친선 외교’의 길을 택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반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일은 EU가 새 회원국을 받아들일 때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승인해야 하는 규정을 이용해 ‘시간끌기’ 전략을 썼다.

독일의 이런 약점을 잘 알고 있는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도 EU의 강력한 대응에 부딪히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EU 좌파 정부들 

올라프 숄츠 현 독일 총리의 사회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러시아와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믿음이 확고했지만 푸틴의 침공으로 모스크바와의 대화는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됐다. 폴란드 총리는 “우리는 독일에서 이기적인 현상을 봤다. 이제 우리는 이기적일 시간이 없다. 이것이 바로 내가 올라프 숄츠를 찾아와 독일의 양심을 흔들어 놓는 이유다”라며 독일 총리를 비난했다.

국제 여론에 압력을 받은 숄츠 독일 총리는 2월 27일 독일 의회에서 군사력을 확충하고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에너지를 줄이겠다며 정부의 국제 전략 대전환을 선언했다. 독일이 수년간 고수해온 평화주의 정책과 에너지 의존 전략이 모두 틀렸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녹색당 출신인 로버트 하벡 경제부총리는 숄츠 총리의 이런 입장 변화에 곧바로 반대하고 나섰다. 하벡 부총리는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으면 독일의 사회적 결속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독일인의 다수가 그린에너지 정책을 끝까지 견지해야 하고,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으면 그린에너지 정책이 무산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좌파 이데올로기가 국가 정책을 납치한 단적인 예이다.

EU는 지난 8일 ‘몇 년 안에 EU를 러시아 천연가스로부터 독립시킬’ 계획을 내놓으면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했다. ‘유럽 그린 딜’은 EU의 가장 대표적인 환경 정책의 하나로, 오는 2050년까지 유럽의 탄소 순배출량 ‘제로(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EU는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의 45%인 1,550억㎥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가 공급량을 줄이자 천연가스 가격이 7개월 새 5배로 급등해 서유럽은 감당 능력의 한계에 다다랐다.

EU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하는 동시에 그린에너지 정책의 실패를 만회하려 하지만, 경제난과 ‘정치적 올바름’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이 됐다. 이 또한 독일 녹색당 당수의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인바, 바로 그린에너지 정책의 함정에 집단적으로 빠진 유럽 좌파 정당들이 앞으로 그들의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올바름’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EU의 리더인 독일은 에너지 가격 유지를 위해 석탄 사용 재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면 독일 좌파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스스로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말 열린 COP26도 다시 개최해 세계기후정책의 무효를 선언해야 하고, 바이든도 자신의 존 케리 기후특사를 해고해야 하지 않을까? 이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좌파 정부들이 안고 있는 공통의 난제다.

독일의 그린에너지 정책이 ‘자해’의 길을 걸으면서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의 길을 터준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과 상관없이 유럽 좌파 정당들의 악몽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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