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민주” 있다는 中…공산당 전인대 대표가 하는 일은

청샤오눙
2021년 12월 9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9일

중국 공산당(중공)의 ‘여시구진(與時俱進·시대와 더불어 발전한다)’ 정신이 최근 몇 년 새 새로운 속임수를 찾아냈다. 중공은 ‘민주’라는 깃발을 이어받아 ‘자신을 감싸고’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하의 전(全)과정 인민민주’를 발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중공의 인민대표대회(人大·인민대회)는 민주주의 제도하의 의회와 같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아니오’다.

필자는 중공 ‘국가 최고 권력기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대표 선출과 투표, ‘정치 참여’ 과정을 해부해 ‘중공식 민주’가 도대체 어떤 것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중공이 ‘민주’를 좋아한다?

지난 4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중국의 민주’ 백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에서 영국 로이터 통신 기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

“중국의 인민대회 대표는 당선되면 상급 지도자와 당의 마음에 들기만 하면 되고, 유권자는 그의 상급 지도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직접 몰아낼 수 없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톈페이옌(田培炎)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은 이렇게 대답했다.

“미국 민주 제도 아래서 정치인은 이익집단의 대리인으로 일단 당선되고 나면 유권자는 다음 선거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중국 인민은 이러한 민주를 좋아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 중국의 민주는 중국 공산당 영도하의 전 과정 인민민주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기율·법률을 위반하면 반드시 당의 기율과 국법의 엄정한 처벌을 받는다. 이런 민주는 미국의 민주에 비해 광범위하고 진실하고 유용하다.”

‘중공식 민주’는 도대체 어떤 것인가? 톈페이옌의 위와 같은 답변은 전형적인 ‘어목혼주(魚目混珠)’ 수법이다. 중국에 진짜 유권자가 있을까? 유권자가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후보자가 있을 것이다.

길거리에서 임의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자신이 어느 선거구에 속하는지, 그 선거구에서 당선된 지방 인민대회 대표와 전인대 대표가 누구인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전인대 대표가 전인대 회의 기간 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 투표는 어떻게 하는지는 더더욱 모를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전인대 대표의 선거 행위는 국가 기밀로,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전인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인대, 성급 인민대회, 시급 인민대회는 모두 간접선거이며 이들은 한 단계 아래 인민대회 대표들이 선출한다. 즉 전인대 대표 선출은 최소 2개 등급 이상의 인민대회 대표들이 간접적으로 선출한다.

지방 인민대회 대표들이 상급 인민대회 대표를 선출할 때 ‘선거구’ 유권자의 의견을 구할 필요가 없으며, 전적으로 상급 정부의 의도에 따라 선출한다. 그래서 ‘중공식 민주’인 전인대 대표 선출은 유권자와 무관하다.

전인대 대표의 파면은 유권자와 더더욱 무관하다. 톈페이옌의 대답은 형사 범죄로 상급 기관에 의해 파면된 것을 ‘유권자’ 행위라고 사칭한 것이다. ‘유권자’는 이 선거구의 전인대 대표의 일상적인 정치 활동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고, 전인대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며,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전인대 대표를 파면한다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공은 놀랍게도 유권자와 후보자를 전 과정 격리하는 이 같은 인민대회 제도를 ‘전과정 인민민주’라고 표현한다. ‘중공식 민주’는 지방정부가 선출한 전인대 대표를 국민이 선출한 민의의 대표로 사칭한 것이다.

인민대회 대표에 대한 전인대의 철저한 감시

‘중공식 민주’ 아래에서 전인대 대표는 모두 지방정부가 선출했지만, 중공은 이 대표들의 언행에 대해 마음을 놓은 적이 없다. 그래서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감시 제도를 도입했다.

전인대 기간마다 참석한 대표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철저히 감시된다. 이런 감시는 공개 감시와 비밀 감시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회의 기간 중 전인대 대표에 대한 공개 감시부터 소개하겠다.

이런 공개 감시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인민대회 개최에 앞서 전인대 대표들의 공산당원 회의를 먼저 열어 ‘어떻게 이번 회의를 잘 열지’를, 즉 말을 잘 듣고 복종하고 서로 감시해야 한다는 것을 이들에게 전달한다.

다른 하나의 공개 감시는 회의 절차를 빈틈없이 통제하는 것이다. 매번 인민대회에 앞서 전체회의를 열어 회의 일정을 발표한다. 이런 일정은 전체회의를 몇 번 열고, 언제 소그룹 회의를 열며, 전체회의 때마다 어떤 문서(정부 업무보고, 재정부 장관 재정보고, 최고법원과 최고검찰청 업무보고 등)를 발표하고, 최종 전체회의는 이들 보고서를 심의하는 보고를 표결로 통과한 후 지명한 총리를 선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전체회의는 때로는 지정된 대표가 발언하도록 돼 있지만 대표들의 자유발언은 허용되지 않는다. 모든 대표는 시키는 대로 순순히 구역별로 앉고, 상급자의 요구대로 손을 들거나 버튼을 눌러 투표한다. 이것이 바로 전인대가 줄곧 ‘고무도장’이나 ‘거수기’로 불리는 이유다. 전인대 상무위 판공청의 임무 중 하나는 이런 ‘고무도장’이나 ‘거수기’를 좀 ‘보기 좋게’ 포장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별 대표가 반대표를 던지는 의외의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한다.

1980년대에 황순싱(黃順興)이라는 대만 출신 인민대표가 있었다. 그는 타이둥(臺東) 현장과 타이중(臺中) 지구의 입법위원을 지낸 적이 있다. 그는 1985년 미국 친척 방문을 계기로 중공으로 넘어가 베이징에 정착했다. 중공은 대만에 대한 통일전선을 실행하기 위해 그를 전인대 상무위원으로 추대했다. 황순싱은 중공 전인대에서 대만 입법원에서처럼 마음대로 발언하며 각종 안건에 반대했다. 그는 중공 인민대회의 통제모델을 깬 첫 번째 인물인 셈이다.

1992년 4월 전인대에서 대만 출신으로 중국에 정착한 인민대표 황순싱(오른쪽)이 “나는 반대한다”를 외치고 있다. | 자료사진

황순싱은 1992년 전인대에서 싼샤(三峽)공정에 반대했다. 결국 그는 인민대회 상무위원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었고, 그 후 베이징에서 사망했다. 황순싱은 중공의 지지자이자 대만사람이다. 중공이 그의 이런 행동을 허용한 것은 ‘거수기’를 좀 그럴듯하게 좋게 포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베이징에서 쓸쓸한 말년을 보내야 했다.

중공 관료나 인민대표, 각계에서 파견된 대표들은 황순싱처럼 행동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회의장에서 장식용 꽃병에 불과하고 또 고위층이 언제든지 꽃병을 부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매번 인민대회 기간 동안 최고 지도자는 참가 대표들의 태도와 성향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 안 좋은 낌새가 보이거나 어떤 사안에 큰 논란이 있을 경우 다수가 지지를 확보할 때까지 표결을 늦출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임기 교체 때 불만을 표출하거나 진실을 말하는 대표를 순순히 말을 잘 듣는 대표로 교체한다.

고위층이 대표들의 태도와 성향을 파악하는 것은 인민대회 기간의 비밀 감시제도에 의지한다.

지역별 소그룹 회의록도 고위층에 보고

전인대 기간 동안의 소그룹 회의의 임무는 심의한다는 명목으로 고위층이 전체 대회에서 발표할 각종 보고서를 ‘학습’하는 것이다. 이때는 소그룹 회의 참가자들이 발언할 수 있도록 하고, 전인대 판공청 직원을 파견해 발언 내용을 기록하도록 한다.

이들 소그룹은 모두 지역별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각 성·시 대표들은 한 호텔에 모여 함께 묵고 먹고 회의를 한다. 각 성·시 대표들은 다시 몇 개 그룹으로 나누어 토론을 진행한다.

같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특별히 한 그룹에 편성해 회의를 하게 하는 것은 같은 그룹의 사람들이 서로 잘 알고 있어 서로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시스템 참석자들은 별도 그룹으로 편성하는데 이 또한 서로 감시하게 하기 위해서다.

소그룹 회의에서의 발언은 사전 조율 없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전인대 판공청은 각 소그룹 회의장에 직원을 보내 대표들의 발언 내용을 기록하게 한다. 이 발언 기록들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회의 참석자들은 기록된 자신의 발언 내용이 발췌된 것인지, 말한 내용 그대로인지, 고의로 어떤 말을 빠뜨렸거나 더해졌는지 알 수 없다.

모든 소그룹 회의의 발언기록은 이날 밤늦게까지 두 가지 회의 브리핑으로 정리된다. 한 가지는 다음 날 회의 참석자들에게는 전달되는데, 고위층의 의도에 따라 태도를 표명하고 발언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이다. 다른 한 가지는 대표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고위층 책상 위에 전달된다. 여기에는 주로 각 회의장의 동태와 ‘도를 넘는’ 발언들을 반영하고 빈말이나 상투적인 말은 포함되지 않는다.

고위층이 보는 회의 브리핑에는 통상적으로 일부 민감한 내용이 담긴다. 예를 들어, 누가 ‘도를 넘는’ 말을 했다면 고위층은 그의 태도를 파악한 후 사람을 파견해 그와 ‘담화’를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고위층에만 볼 수 있는 이런 브리핑은 다른 소그룹에서 볼 수 없기 때문에 누가 어떤 ‘도를 넘는’ 발언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대회기간 참석자들 언행, KGB식 감시로 성향 파악

전인대 판공청이 각 성·시 대표단에 파견한 직원은 회의 참석자들을 암암리에 감시하는 비밀 임무도 수행한다. 참석자들이 사적으로 교류하더라도 마찬가지로 감시를 받는다.

이 직원들은 회의 기간에 모 성·시의 대표단과 함께 묵고 먹고 활동한다. 함께 먹는다는 것은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어느 테이블이든 앉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함께 묵는다는 것은 같은 호텔에 묵으면서 종일 대표들과 함께 있는다는 것이다. 같이 활동한다는 것은 저녁에 연극을 보거나 영화를 볼 때도 같이 본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 직원들이 은밀히 대표들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들 직원들은 인민대회가 열리기 전 자신이 관할하는 대표단의 성명·성별·연령·직책을 모두 파악한다. 인민대회 상무위 판공청은 직원들에게 모든 대표들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을 것을 요구한다. 이렇게 되면 직원들은 수시로 내색하지 않고 참석자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사적인 대화를 기억할 수 있다. 이들 감시자들의 비밀 임무는 저녁마다 복도나 밥상머리에서 누가 어떤 푸념을 했는지를 기록해 밀보하는 것이다.

매일 한밤중에 인민대회 상무위 판공청은 각 성·시 대표단이 묵는 호텔에 전용차를 보내 대표단에 파견된 직원들로부터 밀보를 수집한다. 밀보 내용은 전화로 보고해서는 안 되고 문자로만 적어 전달한다.

밀보는 전인대 판공청의 회의 브리핑팀의 밤샘 정리를 거쳐 고위층만을 위한 회의 브리핑에 편성된다. 이처럼 회의 진행 과정 중 회의 참석자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도’를 넘기만 하면 고위층이 다 알 수 있다.

모든 성·시 대표단의 단장은 모두 성장, 성 위원회 서기다. 이러한 전인대에 참가하는 ‘노장’들은 감시자의 존재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성급 지도자들은 전인대 판공청 직원들의 면전에서는 예의를 차리지만 자신이나 본 성의 회의 참가자들이 밀보 대상이 될까 봐 두려워 방비하며 멀리한다.

새로 뽑힌 몇몇 말단 대표들만 멍청하게 감시자들을 찾아가 진실한 상황을 반영한다. ‘노장’들은 이들 풋내기들이 ‘상급자’에게 상황을 반영하는 것을 발견하면, 조용히 이들을 다른 데로 끌어내 ‘경을 치는 것’을 막는다.

전인대 회의 감시 임무를 맡은 전인대 판공청 직원들은 또 국가안전부가 광명일보(光明日報) 기자 자격으로 파견한 특무의 감시를 받는다.

중공의 정치 제도에서 선거와 회의 등 이 모든 것은 정치 의식(儀式)일 뿐이고, 그 기능은 전제정권을 위해 표면적으로 합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참가자들에게 이런 의식의 ‘쇼’에서 곳곳에 존재하는 당국의 감시와 압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런 대표들은 유권자를 대표하지도 않고, 정치에 참여할 엄두도 내지 못하며, 이견을 피력할 엄두는 더더욱 내지 못한다. 그들은 베이징에서 전인대에 참석하는 동안 전 과정을 감시당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공산당 영도하의 전 과정 인민민주”의 실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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