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선포 125주년 기념 ‘황제 고종’ 특별전 열려

이연재
2022년 10월 25일 오후 4:14 업데이트: 2022년 10월 25일 오후 4:14

1897년 10월 12일.

125년 전 환구단에서 역사적인 의식이 거행됐다. 고종은 이날 황제 즉위식과 함께 대한제국 선포식을 진행했다. 고종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환구단에 나아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황제로 등극했으며 이와 동시에 조선 국호를 ‘대한’으로 고쳐 대한제국의 탄생을 국내외에 선포했다.

“우리나라는 곧 삼한(三韓)의 땅인데, 국초에 천명을 받고 하나의 나라로 통합되었다. 지금 국호를 대한(大韓)이라고 정한다고 해서 안 될 것이 없다. 또한 매번 각국의 문자를 보면 조선이라고 하지 않고 한(韓)이라고 하였다. 이는 아마 미리 징표를 보이고 오늘이 있기를 기다린 것이니, 세상에 공표하지 않아도 세상이 모두 다 대한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을 것이다.” – 고종실록, 1897년 10월 11일 –

환구대제는 임금이 환구단에서 하늘에 제를 올리는 의식이다. 중국 명나라 압력으로 폐지되기 전까지, 즉 세조 때까지 조선 임금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국가적 제천의례였다.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부활했다.

이는 청·러·일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세계 열강과 대등한 자주독립국가임을 세계에 알린 역사적 사건이다. 또한 고종이 ‘대한’이라고 정한 국호는 상해에서 설립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계승됐고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한제국 선포 125주년을 맞아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 역사관에서 황제 고종의 시대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렸다. 제국주의 열강의 다툼 속에 격변기를 살았던 고종을 다룬 첫 전시에는 고종의 사진과 기념우표, 국새, 칙령 문서 등 120여 점이 공개됐다.

고종에 대한 평가 6개 전시실 마련

첫 마당(프롤로그)인 ‘고종, 회상의 시작’은 고종의 치세와 사후 고종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담은 영상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1 전시실 ‘쇄국을 넘은 개화군주’에서는 18세기 서구 열강이 동아시아를 침략하던 국제 정세 속에서 개화를 선택한 고종의 현실 인식을 보여주고, 2 전시실 ‘조선의 왕에서 대한제국의 황제로’에서는 황룡포와 12 면류관 등의 의장을 비롯해 열강과의 외교에서 국격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왕과 황제로서의 고종의 노력을 보여준다.

이어 3 전시실 ‘자주독립의 근대국가를 꿈꾼 황제’에서는 서구 문명을 받아들여 부강한 국가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한편 전통의 가치와 군주상도 포기하지 않는 고종의 복합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4 전시실 ‘국권의 침탈과 저항’에서는 을사늑약으로 사실상 국권을 빼앗긴 상황을 되돌리기 위한 저항을, 5 전시실 ‘퇴위와 저항, 기억 속의 황제’에서는 강제 퇴위를 당한 후에도 저항을 멈추지 않는 고종과 그의 죽음이 낳은 반향을 만날 수 있다.

보물 ‘국새 대군주보’ 등 다양한 전시물 선보여..

1882년 만든 것으로 알려진 보물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는 대표적인 전시물이다.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까지 쓰였던 이 국새는 대외적으로 국가 간 비준이나 공식문서에 쓰기 위해 만들어졌다.

보물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는 1882년부터 1897년 대한제국 선포 전까지 사용했던 조선의 국새다. | 문화재청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는 과정을 정리한 ‘고종 대례의궤(大禮儀軌)’는 조선이 제국 체제로 나아간 이후에 만들어진 첫 의궤로서 가치가 높다.

고종이 1907년 7월 의병을 일으켜 저항하라는 명령을 내린 칙령서, 1914년 국권 피탈 후 고종의 밀명으로 조직된 독립의군부의 부참모관을 임명하는 칙명 등도 당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덕수궁관리소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고종과 대한제국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은 오늘날 그에 대한 평가를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11월 20일까지 진행되며 별도 사전 예매 없이 현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덕수궁 휴궁일(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