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열흘 앞…중국 전례 없는 사이버 공격”

베누스 우파다야야
2024년 01월 3일 오후 9:18 업데이트: 2024년 01월 5일 오후 11:18

대만 총통선거가 오는 13일로 예정된 가운데, 중국 공산당의 선거 개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 국방안보연구소의 우청한 부연구위원은 에포크타임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만 선거에 개입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시도로 인해, 현재 대만은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AI) 기술, 악성 소프트웨어 등이 사이버 공격에 동원됨에 따라 대만은 전례 없는 수준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 대만 기업은 2023년 상반기에만 매주 평균 3245건의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사이버 보안업체 포티넷에 따르면, 같은 기간 대만에서 사이버 위협이 ‘초당 1만 5000건’ 탐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수준이다.

허위정보 캠페인

우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대만 선거에 개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대만 내 분열과 혼란을 야기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공산당은 허위정보를 이용해 사람들의 인식,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며 “대만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때 중국어권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진 ‘대만 정부가 일본의 핵폐기물을 대만으로 수입하려 한다’는 주장을 언급했다. 이는 대만 정부를 비난하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시행된 허위정보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이와 관련해 대만 팩트체크 센터(TFC)는 “웨이보, 더우인, 페이스북, 라인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위정보가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핵폐수로 인해 일본의 한 정치인이 사망했다는 루머까지 확산했다. 이 루머는 수년 전부터 온라인에서 언급되며 공포를 조장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산티아고 페냐 팔라시오스 파라과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라과이를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파라과이는 남미에서 유일한 대만 수교국이다. 페냐 대통령은 지난 7월 대만을 방문해 “앞으로 5년 임기 동안 대만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우 부연구위원은 “당시 대만이 파라과이에 무료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가짜 뉴스가 퍼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는 대만 정부에 대한 여론, 대만과 파라과이 간의 관계를 악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런 허위정보는 그 출처를 찾기 어렵고, 출처를 확인했다 하더라도 그때는 이미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친 후라는 점에서 더욱 위험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인민해방군 311 기지

우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은 중국 인민해방군 전략지원부대(SSF)와 311 기지(Base 311)가 전담하고 있다.

특히 311 기지는 자체 미디어 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만의 미디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여론을 조작하려 시도하고 있다. 중국화이방송사(CHBC)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인 글로벌타이완연구소는 “중국 측 미디어들은 대만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방향으로 보도하며, 정치적 논쟁과 사회적 이슈를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우 부연구위원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작전은 ‘인민해방군(PLA) 침략’의 주요 전략 중 하나”라며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이버 작전과 함께 다른 물리적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