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 정찰풍선 또 발견”…총통선거 앞두고 中 무력시위 늘어

도로시 리(Dorothy Li)
2023년 12월 20일 오후 5:23 업데이트: 2023년 12월 20일 오후 6:30

대만 총통 선거를 불과 2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중국 무력시위의 수위와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압박함으로써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대만 국방부는 성명을 내어 “중국발 풍선 2개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계기로 이듬해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성명에 따르면 중국발 풍선 2개는 이날 오전 9시 3분과 오후 2시 43분경 대만 국방부에 탐지됐다. 이 풍선들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뒤 동쪽으로 이동해 같은 날 오전 9시 36분, 오후 4시 35분에 각각 사라졌다.

대만 국방부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에 적절하고 신속히 대응하도록 임무를 부여했다”며 “우리는 중국발 풍선을 오래전부터 목격했다”고 밝혔다.

중국발 풍선이 대만 상공에 나타난 것은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8일 대만 국방부는 “중국 정찰풍선이 전날인 7일 오전 11시 52분경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것을 탐지했다. 그러고는 약 1시간 뒤인 오후 12시 55분경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선거 개입

대만은 내년 1월 13일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공산당의 선거 개입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중국 정권은 군사적 수단을 쓰거나 대만 정치인들을 포섭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함으로써 자국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려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만을 ‘흡수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18일에도 “대만 인근에서 중국 군용기 6대와 군함 2척이 발견됐다”고 알렸다.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만 중국 군용기 1737대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1년 972대보다 79% 늘어난 규모다.

영향력 작전

소셜미디어 분석 전문업체 ‘그래피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5월부터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가짜 계정들이 대만 정치와 관련된 게시물을 생성하고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그래피카는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대만의 민진당 소속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중국이 주도하는 ‘영향력 작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8일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대만 정부의 한 관계자는 “틱톡은 대만 총통 선거 개입을 위한 중국의 ‘인지전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국은 대만 청년층의 여론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틱톡을 통해 청년층을 겨냥한 인지전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는 “그 누구도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해선 안 된다”며 “중국은 선거 간섭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