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트위터·페이스북, 홍콩시위 관련 허위정보 대거 삭제..왜 결단 내렸나

ZHOU XIAOHUI
2019년 8월 23일 업데이트: 2019년 8월 23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 계정을 일제히 삭제했다. 이번 조치는 허위 정보를 진원지로 지목된 베이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중국이 홍콩 정치 운동의 합리성을 해치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트리는 데 사용한 계정 936개를 찾아내 삭제했다”라고 밝혔다.

또 이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20만개 이상의 계정을 찾아내 정지시켰다. 트위터는 936개의 핵심 계정을 중국에서 움직인 것으로 판단했고, 약 20만개의 자동화된 가짜 계정은 핵심 계정들의 메시지를 퍼트리는 역할을 했다고 트위터는 전했다.

트위터는 이들 계정에 게시된 내용이 주로 홍콩 시민들의 시위와 정치적 변화 요구에 대한 관점을 조작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트위터 측은 “이런 방법으로는 트위터를 찾아오는 사람이 정보를 얻지 못한다”며 해당 계정이 이용 약관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또 “국가가 후원한 조직적인 작전임을 뒷받침할, 믿을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이 계정들은 홍콩 시위의 합법성과 정치적 입지를 약화하는 것을 포함해 홍콩을 정치적으로 어지럽히는 시도를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페이스북도 7개 페이지와 3개 그룹, 5개 계정을 삭제했다. 이들 계정 역시 홍콩을 겨냥해 조직화된 허위 비난 활동을 벌였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약 1만 5500개 계정이 현재 정지된 해당 페이지 중 최소 1개를 팔로워하고 있다. 약 2200개의 계정은 삭제된 3개 그룹 중 최소 1개 그룹에 가입해 있었다.

다니엘 글리처 페이스북 사이버보안 정책 책임자는 “그들이 올린 내용이 아니라 그들의 활동 방식을 기준으로 페이지나 그룹, 계정을 폐쇄하고 있다”면서, “이 활동 배후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협력해 조직화된 활동을 하며, 그들 자신의 신원을 속이려고 가짜 계정을 썼다”라고 밝혔다.

트위터는 앞으로 중국 관영 매체의 광고를 받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인민일보, 신화사,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CGTN,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관영 중국어와 영자지 트위터에 올리는 광고에도 홍콩 시위대가 서양과 결탁했다는 내용 등 허위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신화사 페이스북은 18일 하루 만에 홍콩 시위 비방 광고 5개를 실었다. 트위터 광고에서는 홍콩 사태에 따른 폭력과 사회질서 위협 등을 언급하며 홍콩 시민들의 시위 활동을 비방, 왜곡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한 홍콩 시민은 “매일 트위터에 내가 직접 보고 들은 것을 올리는데, 광고는 내가 본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대외 선전에 매년 12조 투입

해당 계정들의 공통점은 홍콩 시민들의 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해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점이다. 그리고 중국공산당 정부 기관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데 있다. 이는 중국공산당의 정보전과 대외선전 업무 체제를 수립하는 주요 시스템이다.

중국공산당은 실추된 국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전 세계에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방 언론들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는 기회로 삼았다.

남방주말(南方週末)의 뉴스부 창핑(長平) 전 주임은 2009년부터 중국공산당은 ‘이미지 홍보 대외선전 국가전략’ 프로젝트에 450억 위안(7조6878억 원)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은 이와 관련해 공개된 450억 위안은 전체 금액의 일부일 뿐, 중국 공산당이 해마다 대외 선전에 100억 달러(12조1270억 원)를 투입하는 것으로 추산해 보도한 바 있다.

더구나 중국공산당은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정치적 선동 목적으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가짜 계정을 급조해 오용한다.

이번에 삭제된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도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선전물로 간주해 변칙 운영함으로써 빚어진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모두 중국 본토에서는 접속할 수 없도록 중국공산당이 방화벽을 설치해 놨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 공들이던 트위터·페이스북…배경은?

사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최근까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문제의 계정을 적발해 중지시키고 삭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내린 결정에는, 현재 중국 공산당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그리고 미국 주류사회의 대중 강경 노선과 SNS 미디어에 대한 미국 의회의 감시 강화와도 관련된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중 외교정책은 이전 행정부와는 달리 단호했다. 트럼프 정부는 정치, 경제, 군사, 과학 기술, 인터넷, 인권 문제 등 전방위적으로 대중 외교 정책을 조정해왔다. 현재 그의 대중 강경 노선은 초당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로써 이익을 따르는 미국의 글로벌 공룡기업들마저 중국 공산당의 부조한 행태에 대해 모종의 선택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련의 상황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이번 계정 삭제 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 공간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페이스북 2인자인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잭 도시 트위터 CEO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석에 앉으며 재확인됐다.

앞서 4월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미 의회 상·하원 청문회에 연달아 불려 나가 집중 질타를 받은 지 5개월 만에 열린 청문회였던 만큼, SNS의 정치적 영향력은 관련자들의 지대한 관심사로 부각됐다.

당시 청문회에서 마크 월넛 하원의원은 외국 해커들이 미 선거 운동에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등, SNS가 부당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지 못하도록 ‘감시 감독 대응책’을 제안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직원들의 리버럴(liberal, 자유주의)한 성향이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보수주의 정치 언론에 대해 편향돼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고, 이들은 소셜미디어의 객관적인 중립성을 양대 소셜미디어 책임자들에게 엄격히 요구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내린 이번 삭제 조치는, 중국공산당이 가짜 계정을 이용해 허위 정보를 유포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대외 선전의 주 통로를 공개적으로 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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