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현직 CIA 요원들, 돈 받고 ‘코로나 中기원론’ 철회해”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3년 09월 14일 오후 2:35 업데이트: 2023년 09월 14일 오후 6:10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 조사하던 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돈을 받고 ‘코로나19 중국 기원론’ 주장을 철회했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미 하원 코로나19 소위원회 위원장인 브래드 웬스트럽 의원(공화당·오하이오주)과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터너 의원(공화당·오하이오주)은 현직 CIA 고위 간부로 알려진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공개했다.

내부고발자는 “코로나19 소위원회에서 7명으로 구성된 CIA 팀이 코로나19의 기원을 분석하는 데 투입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CIA 요원 6명은 최초의 코로나19 의심 사례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에서 발견됐다는 점 등을 토대로 코로나19 중국 기원론에 무게를 뒀다”며 “그들 중 직위가 가장 높은 요원(1명)만 코로나19가 박쥐를 매개로 시작됐다는 자연 전파설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CIA 팀은 ‘코로나19의 정확한 기원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중국 기원론을 주장하던 6명의 요원들이 금전적인 대가를 받고 자신들의 입장을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미국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보고서를 통해 “미 정보기관들은 코로나19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유래했다고 볼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CIA는 코로나19의 정확한 기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웬스트럽 의원과 터너 의원은 윌리엄 번스 CIA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부고발자의 주장은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CIA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내부 조사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추가 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코로나19 기원을 분석한 CIA 팀의 모든 문서, 급여 내역 등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번 폭로에 대해 CIA 대변인은 “CIA는 최고 수준의 엄격성, 무결성,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특정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이어 “CIA는 이런 의혹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즉시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며 “의원들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서한

웬스트럽 의원과 터너 의원은 2022년까지 CIA 최고 운영 책임자였던 앤드류 마크리디스에게도 서한을 보냈다.

마크리디스는 CIA가 주도한 코로나19 기원 조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당신(마크리디스)은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는 CIA 팀의 멤버를 구성하는 과정에 관여했으며, 최종 결론을 내리는 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어 “9월 26일 위원회에 출석해 내부고발자의 폭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마크리디스가 이를 거부할 시 소환장이 발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WIV) | 연합뉴스

정보기관의 보고서

미국 에너지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코로나19가 중국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증거가 있다”며 “이 실험실은 수년간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IA와 기타 정보기관은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중국 실험실 유출설, 자연 전파설은 모두 직접적인 증거 없이 추측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가 중국 실험실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바이러스의 정확한 기원도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장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CIA의 공식 입장은 정당화될 수 없다. CIA는 직접적인 증거 부족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게 아니라, 그럴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갈했다.

새로운 법안

지난 11일 로저 마샬 상원의원(공화당·캔자스주)은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조사 기록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마샬 의원은 성명을 통해 “모든 미국인은 코로나19의 기원, 중국의 개입, 현재 진행 중인 은폐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우리는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에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미국인은 ‘왜 그런가’라고 질문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답을 내놓을 때”라고 강조했다.

부당한 영향력

하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코로나19 중국 기원’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데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랜시스 콜린스 전 NIH 원장,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의 중국 기원 가능성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초안을 작성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이 논문이 발표된 후, 코로나19 자연 전파설에 무게가 실렸다. 동시에 중국 실험실 유출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음모론자’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자연 전파설이 정설로 굳어지지 못하자 콜린스 박사는 실망감을 표했고, 이후 파우치 박사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바로 다음 날, 파우치 박사는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자연 전파설을 재차 언급하고 강조했다”고 폭로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