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공 단체들, 美 전역 대학서 ‘친팔레스타인 시위’ 선동

엔리코 토리고소
2024년 05월 2일 오후 5:43 업데이트: 2024년 05월 2일 오후 5:43

공산주의 계열 단체가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를 주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레브콤(Revcom)’으로 불리는 이 단체는 지난달 2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지지하는 전단을 배포했다.

이 전단에는 ‘팔레스타인에서 미국으로! 혁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 제국주의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 ‘이스라엘은 미국 제국주의를 지원하는 핵심 세력’ 등의 문구도 확인됐다.

캠퍼스 내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컬럼비아대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하는 유대인 학생인 조나단 레더러는 이날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지금 캠퍼스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며, 대학 측은 통제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레브콤 측은 “우리는 이 나라(미국)에서 ‘진정한 혁명’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밥 아바키안 대표는 가능한 한 빨리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밥 아바키안은 1975년 미국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공산주의·마오주의 정당인 ‘미국 혁명공산당’을 창립한 인물이다. 흔히 ‘레브콤’으로 불린다.

이 단체는 미국 곳곳에서 각종 사회운동, 시위를 주도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 정부를 비판하고 책임을 묻는 대규모 시위를 열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컬럼비아대 학생 아만다는 에포크타임스에 “캠퍼스 내에 설치된 시위대의 야영지는 매우 평화로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곳에는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유대인 학생들도 여럿 있었다”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들이 야영지에 모여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로 확인된 바는 이 주장과 완전히 달랐다. 이들은 2주 가까이 캠퍼스 내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며 건물 점거, 기물 파손, 출입구 봉쇄 등의 불법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뉴욕 경찰은 30일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해 시위에 가담한 100여 명을 체포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이번 시위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는 대학 캠퍼스는 최소 32곳으로 파악됐다.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진 것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인원만 무려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이런 시위를 주도하거나 지지하는 공산주의 단체에는 레브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동계급과 소외된 공동체를 위한 단체’라고 주장하는 ‘인민 포럼(The People’s Forum)’은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 단체는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마르크스주의, 급진주의, 페미니즘, 사회주의 성향의 서적을 홍보하며 판매하고 있다. “미국의 자본주의를 비난하면서도, 뒤에서는 이런 서적을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로부터 최소 1200만 달러의 자금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민 포럼은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인권 침해를 옹호하고, 중국 선전 활동과 관련이 있는 단체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미 하원 세입위원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다니엘 베르펠 국세청장에게 서한을 보내 “인민 포럼의 자금 출처, 중국공산당과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