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돈 어디로 갔나?”…중국 인터넷 게시물 화제

정향매
2024년 01월 15일 오후 3:12 업데이트: 2024년 01월 15일 오후 9:38

세계 2위 경제 규모에도 6억명이 월소득 18만원
관리 부정부패, 정권 안정유지, 퍼주기 외교, 군비로

“중국 인민이 누려야 할 부(富)가 어디로 사라졌는가?” 한 익명의 네티즌이 이 같은 화두를 던지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완웨이두저왕(萬維讀者網)’ ‘리우웬왕(留園網)’ 등 다수 해외 중화권 커뮤니티가 지난 13~14일 해당 네티즌의  분석을 소개하며 그의 견해에 공감을 표했다.

중국 정부 2013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일본을 초월했고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체로 등극했다. 2012년 세계은행 데이터에 의하면 중국인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5680달러(750만 원)로 집계됐다. 당시 중진국 국민 소득 수준이었다. 이후 중국의 GDP는 매년 성장했고 2022년에는 18조 달러(2경3731조 원)에 달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1만2700달러(1674만 원)로 집계됐다. 그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약 4249만 원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심각한 빈부 격차 문제를 안고 있다. “2%의 국민이 나라 전체 80%의 부(富)를 점유하고 있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2020년 5월 28일, 제13회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중저소득층 인구는 6억 명에 달하며 이들의 월 평균 소득은 1000위안(18만 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갔는가?”라는 질문을 한 익명의 네티즌은 “관리의 부정부패, 중국 공산당 당국의 정권 유지 노력, 금전 외교, 군비 확충 등 네 가지 이유로 국가 자금이 소실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관리를 가장 많이 두고 있는 정부다. 중국 관리는 생산직에 종사하지 않기 때문에 부를 창출하지 않는다. 사회 상류층에 자리 잡고 있는 이들은 국민들이 먹여 살린다”며 중국 관료 체계의 폐해를 지적했다. “경제학자 왕샤오루(王曉魯)의 10년 전 연구에 따르면 중국 관리의 ‘부패 소득’ 규모는 국가 GDP 규모의 3분의 1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네티즌에 의하면 부패 관리에 의한 탈취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의 각종 정책도 국민을 가난하게 만들었다.

그는 중국 당국의 ‘웨이원(維穩·정권 안정 유지)’ 비용을 언급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999년 파룬궁을 박해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웨이원’이라는 단어를 지어냈다. 이후 공산당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웨이원’을 내세워 억울함을 호소하는 국민을 억압해 왔다. 중국 학자 쿵상신(孔祥新)에 의하면 2012년 기준 중국 당국은 매년 최소 2조 위안(367조6000억 원)을 정권 안정 유지 비용으로 지출했다.

네티즌은 “몇 년 전 산둥성 당국은 시작 장애를 앓고 있는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을 통제하기 위해 웨이원 인력 100명 이상 동원했다. 전국 지방정부는 다수 공무원은 투입해 현지인이 수도 베이징 소재 중앙정부를 찾아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중국 공산당 정권수립기념일(10월 1일)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날 지방정부는 10만 명 이상의 공무원을 웨이원 인력으로 투입한다. 게다가 인터넷 감시, 지하철·기차역 보안 등에도 대규모 인력을 배치한다.

“그 결과 중국 당국의 웨이원 지출은 군사비 지출보다도 많다. 매년 1조 위안(183조8600억 원) 넘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를 통해 아프리카 각국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다수 국가의 채무를 면제했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아프리카 학생들의 중국 유학을 유도하는 동시에 국제 시합이나 콘퍼런스도 주최한다. 네티즌은 “금전 외교에 사용된 지출도 몇조 위안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군비 경쟁에 뛰어든 것도 국비 낭비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해외에서 영토가 없고 자체 해역만 보유하고 있다. 중거리 미사일로 충분히 자국 영토·영해를 보호할 수 있다. 반드시 항공모함을 건조할 필요는 없다. 한 번에 한 척도 아니고 여러 척을 건조했다”고 했다.

네티즌은 “정권 안정 유지, 금전 외교, 군비 경쟁에 지출한 자금은 대부분 부패한 관리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간다. 다수 정책의 최종 수혜자는 정책 제정자와 실행을 맡은 각급 관리다. 정책을 열심히 시행하는 것 같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미국 소재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은 “네티즌의 분석은 중국 공산당 통치의 정곡을 찔렀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