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中, 韓 언론 위장 사이트 38개 개설…친중·반미 콘텐츠 유포”

김연진
2023년 11월 14일 오전 9:00 업데이트: 2024년 01월 6일 오후 8:15

중국 업체가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 38개를 개설해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국내에 무단으로 유포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13일 국가정보원은 이스트시큐리티, SK쉴더스, S2W, 윈스 등 합동분석 협의체 소속 보안업체와 함께 조사에 나선 결과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국내 여론 조성에 악용되기 전 이를 차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중국 언론홍보업체 ‘하이마이’와 ‘하이준’은 언론사명 및 도메인을 실제 지역 언론사와 유사하게 제작해 정상적인 국내 언론사 사이트로 위장했다.

중국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악용한 영향력 활동 보고서 | 국가사이버안보센터

이후 국내 언론사 기사를 무단으로 게재해 한국디지털뉴스협회 회원사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실제로 하이마이는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인 뉴스와이어와 자체 제작한 한국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 18개를 활용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콘텐츠를 정상적인 국내 언론 기사로 위장해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배후가 해당 사이트들과 뉴스와이어 플랫폼을 통해 ‘중국 정부의 코로나 공조 성과’, ‘한국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득보다 실이 많다’ 등 친중·반미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유포함으로써 국내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은 “이번 합동분석 결과 중국 언론홍보업체가 한국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개설해 정치적·사회적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게시하고 유포한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악용한 영향력 활동 보고서 | 국가사이버안보센터

이어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인 미국 맨디언트의 ‘중국의 영향력 활동’ 보고서에서도 이번 활동과 유사한 사례가 밝혀진 바 있다”며 “이는 대부분 미국 등 해외 서방국가를 대상으로 한 활동이었으며 국내에서 확인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에 확인된 국내 사례는 직접적인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들이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소셜 미디어에 유포하려 시도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은 “이런 점을 감안해 중국의 국내 사이버 영향력 확대 활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유관 부처와의 협조를 통해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들을 조속히 차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악용한 영향력 활동 보고서 | 국가사이버안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