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군이 보여준 ‘미덕’…진정한 승리의 원천

폴 프레지아(Paul Prezzia)
2024년 03월 22일 오후 7:58 업데이트: 2024년 03월 22일 오후 10:31

미덕(美德)은 좋은 습관을 길러주고 가치 있는 결심을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성취 과정에 놓인 장애물을 극복할 때도 미덕은 큰 영향을 준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획이 필요하고, 이를 이루려면 신중함과 인내심 같은 덕목을 길러야 한다.

‘미덕(Virtue)’은 힘을 뜻하는 라틴어 ‘비르투스(Virtus)’에서 유래했다. 고대 로마인들은 미덕을 얻는 방법에서도 귀감이 되는 좋은 사례를 남겨 주었다. 로마군이 실천했던 규율과 계획, 좋은 습관들은 단순한 생활 방식의 차원을 넘어 미덕을 실천한 삶을 보여준다.

로마군의 신비

고대 로마군에 대한 역사를 더 잘 이해할수록 그들은 더욱 존경받아 마땅한 존재로 여겨진다. 로마군은 패배와 승리를 거듭하며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존재했다. 그들은 패배에 좌절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발전할 수 있는 사회 구조와 문화를 유지했다.

로마인들은 평소 농업에 종사했지만, 전시에는 군사 신분으로 전쟁에 참여했다. 전문 군사가 아니었기에 능력의 한계를 마주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전선(戰線)에 대해 다각도로 연구해 깊이와 공간, 지원군 활용 등의 방식으로 전문 군사와의 격차를 메꿨다.

고대 로마군은 이러한 배치의 대형을 사용해 많은 전투에서 승리했다. | 스플렛/CC BY-SA 2.0

로마군은 약 40명 단위로 전투와 기동 훈련을 진행했다. 그들은 세 열로 배열해 전투 대비 훈련을 했는데, 첫 번째 열은 군사 간에 간격을 두고 배치하고 두 번째 열은 첫 번째 열과 엇갈리게 배치했다. 마지막 열은 앞선 열과 간격을 두고 배치해 바둑판처럼 보였다.

전투가 시작되면 병사들이 교전 시 기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각 열 사이의 공간을 활용했다. 첫 번째 열이 후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두 번째 열이 전진해 시간을 확보했다. 이런 규칙을 바탕으로 전투를 벌인 로마군은 적군보다 효율적인 체력 안배를 거둬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다.

이 전술은 전투에서의 승리뿐만 아니라 좋은 습관의 중요함을 보여준다. 미덕이란 단순히 어려운 일을 시도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기술을 활용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즉, 그들이 추구한 미덕은 더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니라 ‘더 똑똑하게’ 일하는 것이다.

현명한 병력 운용

로마인들은 전투 중 병력을 현명하게 운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전투를 대비하는 과정에서도 승리를 위한 미덕을 발휘했다.

고대 로마군들이 구축한 전시 야영장 | 폴리오크레테스/CC BY-SA 3.0

그들의 훌륭한 병참 능력은 군사 진영을 구축할 때도 돋보였다. 대부분의 로마군은 전투에서도 출중한 능력을 발휘했지만, 준비 단계에서는 훌륭한 기술자였다. 각 병사는 행군 시 자신의 무기와 야영에 필요한 자재를 항상 지참했다. 야영을 준비할 때 모두가 각기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숙지하고 있었고, 신께 기도드릴 제단의 위치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이러한 준비로 전투에 현명하게 대비할 수 있었다. 적의 급습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었고 편안한 휴식과 양질의 식사를 얻었다.

고결한 사회

현대 역사가들이 고대 로마인의 세심한 기록을 바탕으로 로마군의 복장과 장비를 구현한 그림 | 공개 도메인

고대 로마인 하면 대부분 강력한 왕권으로 인해 고통받는 시민을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로마 사회는 주요 분야에서 신중함과 절제의 미덕을 발휘해 군사 강국이 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중부의 작은 국가에 불과했던 로마는 다른 민족을 흡수하며 점차 세계 지배력을 확장했다. 그들은 정복한 부족과 국가를 힘으로 굴복하게 하거나 학살하지 않고, 대신 그들을 동맹으로 삼아 함께 성장을 도모했다. 그들은 다른 국가를 포섭해 자신의 군대에 동참하도록 했고 새로 참전한 군사들은 로마에 대한 감사와 충성심을 갖고 전투에 임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로마군은 더욱 막강한 힘을 갖추게 됐다.

로마군의 미덕이 발휘된 전략은 역사상 다른 국가의 전술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고대 스파르타 군사들은 국가에 대한 애착이 깊었고 높은 충성심을 발휘했지만, 군사 수가 1만 명을 넘지 못했다. 그렇기에 개인의 전투력은 높았지만 수적으로 불리해 결국 패배했다.

반면 그리스를 침략했던 거대한 페르시아 군대는 여러 나라에서 온 병사들로 구성돼 수적으로는 엄청난 우세를 보였지만, 동맹국에서 파병된 군사가 아닌 페르시아 왕의 노예들이었기에 전투에 온 마음을 다하지 않았고 결국 패배하게 된다.

로마인들은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높은 이해와 연구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규율을 만들고 전투를 준비했다. 그 결과 성공적인 사회구조를 확립했다.

미덕의 교훈

로마인들은 신중함과 절제라는 미덕을 주요 화두로 삼고 이를 지키려 노력했다. 그들은 전선에 대한 연구, 효율적인 전시 준비, 학살이나 굴복이 아닌 동맹, 전략 군사 규모 확장 등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전쟁을 준비했고 결국 수많은 승리를 거뒀다. 오늘날 우리 또한 로마인들의 미덕을 본받아 악덕을 버리고 미덕을 키우며 삶에서 처한 수많은 작은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 큰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폴 프레지아는 2012년 노트르담 대학에서 역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조지 아카데미에서 비즈니스 관리자, 운동 코치, 라틴어 교사로 재직 중이며 아내 및 자녀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다.

*류시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