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韓, 션윈 공연 허용해 자유 수호해야…中에 굴복해선 안 돼”

미셸 박 스틸(Michelle Park Steel)
2023년 11월 21일 오후 4:35 업데이트: 2023년 11월 25일 오후 10:15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는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세계적 이목이 집중됐지만, 그에 못지않게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 간의 관계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한국은 여러 전선에서 중국공산당으로부터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우리 동맹국인 한국이 이에 맞서 굳건히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미국의 의무다. 이와 동시에 윤 대통령은 중국공산당이 한국 예술계를 좌지우지하도록 놔둘 것인지, 아니면 중국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킬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중국공산당이 경제적·외교적 압력을 강화함에 따라 한국의 주요 공연장들은 션윈 공연을 일제히 거부하고 있다. 션윈예술단은 ‘5000년에 걸친 중국 문화유산을 재현한다’는 사명으로 2006년 미국 뉴욕에서 창단된 비영리 예술단체다. 션윈 공연은 불교, 도교, 유교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영성(靈性)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션윈예술단은 매년 전 세계를 순회공연하며 미국 뉴욕의 링컨 센터,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 오페라 하우스, 프랑스 파리의 팔레 데 콩그레 등 세계 최고의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션윈 공연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공연에서 표현된 중국 전통문화와 미덕에 큰 감동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션윈 공연은 수년간 이어져 왔고, 특히 올해 초 서울 국립극장에서의 공연은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런데 2024년 공연을 위한 대관에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2006년 초부터 중국 외교관들은 비자 발급 거부, 중국인 유학생 규모 감축, 중국 내 한국 드라마 판매 제한 등 경제적·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한국 정부와 주요 극장에 션윈과의 대관 계약을 취소하거나 거부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왔다. 중국의 이런 위협에도 션윈예술단은 2007년 이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150회 이상의 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6년 중국의 압력으로 인해 공연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공연이 취소되기까지 했다.

중국공산당은 한국이 ‘협력’에 대한 중국의 갈증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미국 및 아시아의 민주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시점에 맞춰 (한국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9월 이후 한국에서는 션윈예술단의 대관 신청이 13차례나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션윈예술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한국이 굳건히 서야 할 중요한 시기에 중국공산당에 굴복하는 것은 향후 정책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우려스러운 선례가 될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은 타국을 장악하려는 야욕이 커짐에 따라 더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압박에 맞서 자유를 수호하는 것은 민주 정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에서 내가 윤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는 한국이 중국에 맞서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한국인들이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션윈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중국공산당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의 결정에 절대 관여해선 안 된다. 션윈 공연은 중국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가치인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상징한다. 우리는 션윈 탄압을 포함해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맞서 싸워야 한다.

미셸 박 스틸 미 연방 하원의원(공화당·캘리포니아주)은 2020년 한국계 여성 최초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 스틸 의원은 미 하원 세입위원회,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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