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환율 비상에 사상 첫 ‘공동 구두개입’…“외환시장 변동성 대응”

황효정
2024년 04월 17일 오후 2:02 업데이트: 2024년 04월 17일 오후 2:10

원화와 엔화 통화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 양국 재무장관이 면담을 가지고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밝혔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세계은행(WB)에서 만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이같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으로 인한 중동발 위기가 고조되고 미국 금리 인하 시점도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를 점하면서 한일 양국 통화의 약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0원까지 올랐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역사상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기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마찬가지로 엔·달러 환율도 지난 15일 기준 1990년 6월 이래 약 34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달러당 154엔대로 하락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세계은행(WB)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이에 양국 재무장관은 이번 면담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공동으로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종의 공동 구두개입성 발언인 셈으로, 한일 재무장관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최초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실상 ‘양국의 공동 구두개입’이라는 맥락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날 최 부총리와 스즈키 장관은 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최근 세계 경제 동향과 양국 협력 방안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특히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서 양국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또한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서 열릴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 일정 등도 조율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오는 17일 스즈키 장관과 함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사상 처음 열리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