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MI5 국장 “中, 2만명 이상 영국인 표적으로 삼았다”

릴리 저우(Lily Zhou)
2023년 10월 20일 오후 10:33 업데이트: 2023년 10월 20일 오후 10:33

켄 매컬럼 영국 국내정보국(MI5) 국장이 “중국이 기밀정보를 얻기 위해 구인·구직 SNS인 링크드인 등을 통해 최소 2만 명 이상의 영국인을 표적으로 삼고 접근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기밀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즈’의 신흥기술·보안혁신 회의에서 영국 정보기관인 MI5의 매컬럼 국장은 “특히 엄청난 양의 중국의 비밀 활동을 감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매컬럼 국장은 “정부나 군사 기밀만을 겨냥한 활동이 아니다. (영국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겨냥한 활동도 점점 더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의 대학들, 학술적 연구기관들 등 국가안보가 자신들의 일과는 관련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컬럼 국장에 따르면, 현재 MI5는 2만 건 이상의 관련 사례를 파악한 상태다. 은밀한 중국의 활동에 대한 MI5의 조사가 2018년 이후 7배로 늘었다는 게 매컬럼 국장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영국 정부 또한 “중국이 영국 정부 관리와 군 관리 외에도 영국 산업계 및 사회 전반의 주요 직책에 있는 사람들을 스카우트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실제 MI5는 지난해 15년 이상 영국 정계에서 활동해 온 중국계 변호사 크리스틴 리가 중국 스파이였다는 사실을 밝혀내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당시 MI5는 “크리스틴 리는 해외 영향력 작전 수행을 담당하는 중국공산당의 핵심 국가기관인 통일전선공작부와 협력, 영국의 정치에 간섭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크리스틴 리는 중국과 홍콩에 있는 외국인들의 자금을 받아 영국 정치인들에게 거액을 기부해 왔다”며 “이를 통해 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기존 영국 법에 외국 세력의 비밀 요원(스파이) 활동을 한 사람을 기소 및 처벌할 규정이 마땅히 없었다는 것. 매컬럼 국장은 “이로 인해 많은 케이스에서 법적 조치를 취할 길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올해 3월 영국 경찰은 1911년 제정된 ‘공무상비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영국 의회 소속 연구원 1명 등 2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이들은 기소되지 않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에 영국 정부는 ‘2023년 국가안보법’을 제정, 시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외국대리인이 정부에 활동을 등록하고 관리감독을 받도록 하는 외국대리인등록 규정과 스파이범죄 처벌을 위한 법안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 18일 현지 경찰은 에포크타임스에 “당초 이달 초 종료될 예정이었던 위 두 용의자의 보석 기간이 내년 1월까지 연장됐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파이브 아이즈 5개국 정보기관장들은 중국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로봇공학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밀을 절도하고 있다며 중국의 위협을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이들은 각자 자국 내 정보 위협 동향을 설명하고 집단안보를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정부가 지적재산 및 기타 기밀을 훔치려는 시도와 관련된 사건은 약 1300% 급증했다”고 전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