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공천’ 두고 한바탕 설전…총선 한달 앞두고 공세 수위 높여

황효정
2024년 03월 11일 오후 9:25 업데이트: 2024년 04월 6일 오후 11:02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의도 당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공천한 것이야말로 패륜 공천이라고 국민들께서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 공천을 가리켜 ‘패륜 공천’이라고 표현해 국민의힘의 반발을 샀다.

이날 한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들은 그 얘기 듣고 딱 한 사람을 떠올렸을 것 같다. 바로 이재명 대표”라며 “거기 해당하는 사람, 대한민국에 이재명 한 사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형수 패륜 욕설, 배우와의 의혹 문제”를 열거하며 “역시 (이 대표가) 다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극우 공천? 일베 출신 누구 있나. 이 대표 스스로 일베 출신이라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며 “부패 공천? 대장동·백현동,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안으로 한 번에 기소된 정치인이 대한민국에 존재하나. 음주운전이나 검사 사칭은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친일 공천이라고까지 했던데, (이 대표는) 법인카드로 일제 샴푸 사 쓰신 분”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걸 한 명이 다 했다는 게 다시 생각해도 놀랍다. 또 본인이 그런 사람임에도 이런 용어들을 쏟아내 놓는 뻔뻔함이 놀랍다”면서 “패륜 공천, 음란 공천, 극우 공천, 부패 공천, 이거 다 이 대표가 이 대표 스스로 공천한 것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반미 활동가 출신인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이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의 기호 1번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 “비례 1번은 그 정치세력의 방향성, 그리고 정책과 공약을 보여주는 상징과 같은 존재”라며 민주당을 향해 “이번 총선 공약은 한미연합훈련 반대와 주한미군 철수인가. 반미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인사가 비례 1번으로 선정되는 걸 설명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한 위원장의 비판에 힘을 보탰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한 친북 인사들의 국회 입성을 비난하며 “기형적 선거제도가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반미·종북세력에 국회 문을 열어주는 ‘종북횡재’가 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다수 의석을 통해 준연동형을 강행해 국회를 반(反)대한민국 세력과 파렴치 범죄 혐의자들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는 민주당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주장한 윤 원내대표는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선거연대를 구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해 달라는 구호)’는 한마디로 소망적 사고이며, 국민을 우습게 보는 오만한 발상”이라면서 “그 어떤 미사여구로 합리화한다 해도 지민비조는 결국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려는 방탄동맹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양승조 홍성·예산 국회의원 후보가 11일 충남 홍성군 홍성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충남 홍성시장 연설 및 충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이번 선거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라 국민과 국민의힘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알기를 뭐로 알고 있지 않느냐”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국민 무서운 줄을 모르면 회초리로 치고 회초리로도 안 되면 몽둥이로 때려서라도 정신 차리게 해야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의 출국에 대해서도한마디로 국민을 깔보는 막장 행태다. 패륜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천에 대해선 “국민과 당원이 적극 참여한 혁신 공천으로 사상 최대 폭의 세대 교체, 인물 교체를 끌어냈다”며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춘 혁신 공천”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총선 목표 의석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숫자를 말하는 것은 평가받는 사람 입장에서 건방지다. 낮은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제 입에서 몇 석 목표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날 이재명 대표는 이번 총선 목표 의석수를 151석이라고 밝힌 바 있다.